이 땅의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목마르게 갈구합니다. 성공에 무관심하다면, 좌절하고 절망한 사람을 제외하면 없을 것입니다. 성공에 대한 기대와 소망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돈을 얼마를 모으겠다는 작은 소망에서부터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원대한 소망까지. 이렇게 성공을 목마르게 원하지만, 막상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는 오히려 성공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혀를 차게 되는 예도 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프랑스의 사실주의 작가 모파상(Guy de MauPassant1850-1893)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파상은 프랑스의 노르망디에서 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와 어머니는 매일 같이 서로 다투었습니다. 그러다가 12살이 되던 해에, 이혼으로 어머니의 돌봄을 받고 자라야 했습니다.
그는 법과 대학에 들어갔으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그 후 어머니의 어릴 때 친구, 보바리 부인을 쓴 작가 플로베르에게 문학 수업을 받도록 했습니다.
문학에 흥미를 느낀 그는 “여자의 일생”을 발표하여 대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려 300 여편의 단편 소설을 통해 오 헨리, 안톤 체흡, 에드가 알렌포와 더불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공하게 되자 그는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기와 명예가 따라오고 돈이 쫓아오자, 욕망이 요구하는 대로 탐닉에 몸을 던졌습니다. 지중해에는 사람들이 그토록 갖기를 소망하는 요트가 있었고, 노르망디에는 거대한 저택, 파리에도 화려한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은행 계좌에는 많은 돈이 예치되어 있었고요. 그는 유럽 부자들의 로망인 요트를 타고 평소 가고 싶었던 지역을 마음껏 휘젓고 다녔습니다. 영국과 알제리, 이탈리아, 심지어 시칠리아, 그리고 오베르뉴에도 갔습니다. 이 시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요트인데, 백몇십 년 전에는 어땠을까요?
그는 가는 곳마다 인기인으로서 아름다운 미녀들을 요트에 태우고 정욕을 불태웠습니다. 그런 행동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삼았습니다. 놀랍게도 그가 쓰는 글을 대중들은 좋아했고 그의 책들을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그는 동료들이 시샘할 정도로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그토록 쾌락에 빠져 살던 그에게 어느 순간 매독이 찾아왔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놀랍게도 당시만 해도 매독은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던 때이었습니다. 고로 매독균의 공격으로 그는 반미치광이가 되어갔습니다. 매독균이 뇌로 침투하였기 때문입니다. 고통이 너무 심하게 되자 결국 종이 자르는 칼로 스스로 목을 그었습니다. 구사일생으로 생명은 구했으나 그 여파로 정신병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일 년 동안을 알 수 없는 말을 혼자서 지껄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겨우 43살의 한창 젊은 나이에 말입니다.
그의 묘지에는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 하였으나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았던 화가 반고흐(Vincent van Gogh1853-1890)는 성공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스스로 좌절하여 자살했는데, 모파상은 너무 성공하여 맘껏 누리다가 몹쓸 병에 걸려 미쳐서 죽었습니다. 두 사람이 생전에 교제하였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싶습니다. 고흐는 자살했다고 교회에서 장례식도 거절하여 겨우 몇 지인들의 주선으로 공동묘지로 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묘지에는 “반 고흐”라는 이름 만 겨우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공이나 실패도 어떤 사람에게는 별것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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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5.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