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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그 날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유명 연예인이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에 영화나 드라마에 함께 했던 동료, 후배 연예인들이 많이 참석했다. 고인을 그리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참석했는데 젊은 연예인들도 많이 참석했다. 고인과 비슷한 연배의 한 연예인이 참석한 젊은 연예인을 보며 감사한 마음도 들어 “고맙네. 선배 장례식에 이렇게 참석해주니.. 자네는 내가 죽었을 때도 꼭 와주시게.”했더니 그의 말이다 “언젠데요?”

사실인지 조크인지? 젊은 연예인의 질문이 우스우면서도 섬뜩하다. 아무도 모르는 그 날. 나의 장례 일자는 언제일지? 저 분의 장례 일자는 언제일지. 나의 날임에도 그 날을 모르고 산다. 이 땅에 사는 동안 자신의 일정은 자신이 알아서 짠다. 친구와 만남도 결혼식 날도 회식 일자도 내 스케줄에 맞추어 짠다. 그런데 그 날은 아무도 모르고 내 마음대로 짤 수도 없는 것이 바로 그 날인 것이다.

숙연해진다. 준비된 심정으로 살아야 한다. 아니다. 필요 이상의 책임감으로 살아야 한다. 한국의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다. 한 군졸이 사랑하는 궁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말한다. “번듯하게는 못 살아도 반듯하게는 살 걸세.” 멋진 대사다. 남들처럼 풍요하게 살지는 못해도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을 반듯한 삶을 살겠다는 고백. 우리가 주님께 드려야 할 고백이 아닐까? 그 날까지 반듯하게. 

revpeterk@hotmail.com

12.1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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