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퍼의 신학적 저서들

카이퍼의 신학적 저서들

정 성 구 박사 | 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 총신대명예교수

카이퍼는 개혁주의 신학자이다. 그러므로 카이퍼는 칼빈을 모델로 해서 학문의 발전을 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른바 신학의 대중화를 꾀하였다. 즉 신학은 목회자들이나 신학생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평신도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써갔다. 카이퍼의 개혁주의에 대한 신학 작품도 책을 쓰기 위한 것도 있지만 강연을 위해서 또는 De Heraut지에서 연속시리즈로 게제 되었던 것을 모아서 책으로 낸 경우도 많다.

1) 영역주권사상(Souvereiniteit in eigen Kring)은 1880년 뿌라야 대학교 설립 겸 총장 취임예배 때 행한 강연집이다. 카이퍼는 이 책에서 하나님의 주권은 삶의 전 영역에 미치지 아니한 곳이 없다고 선언했다. 이 연설문 곧 이 소책자는 카이퍼의 신학 특히 칼빈주의 사상을 이해하는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이 강연은 카이퍼가 1880년 10월 20일 카이퍼가 시무하는 암스테르담 새 교회(실은 중앙교회란 말이 더 좋을 듯하다)에서 내외 귀빈, 교육학자 정치가들 앞에서 행한 강연이다. 학문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하나님 중심한 학문 곧 중생자의 학문이 있고, 다른 하나는 중생하지 못한 자가 하는 학문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나 교회가 학문을 간섭해서는 안 되고 참된 학문은 늘 하나님과 성경 말씀에 따라서 자유롭게 연구해야 할 것을 천명했다.

2) 성령의 사역(Het Werk van den Heiligen Geest 1888) 이 책은 성령의 신학자 칼빈의 성령론 이후에 나온 가장 큰 대작이다. 물론 17세기의 영국의 존 오웬(John Owen)이 성령론을 쓰기는 했지만 19세기 자유주의자들이 신학을 좌지우지 하고 있을 때 카이퍼는 창조, 구속, 성화의 전 과정에서 성령의 사역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밝혀주고 있다. 그는 성령의 사역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밝혔다. 이 책은 900여 페이지의 대작이었다. 물론 1883년 9월2일에서 1886년 7월4일까지 De Herart지에 논설로 연재되었던 것을 취합해서 출판하기는 했어도 성경 구절을 해설 또는 묵상하는 형식으로 쉽게 글을 써가고 있다. 카이퍼의 가장 값진 이 저서는 개혁교회에 이루어진 성령의 사역을 다루었다. 프린스턴 신학교의 월필드(B. B. Warfield)박사는 주장하기를 16세기 칼빈이 성령론을 쓴 후 화란 신학자로서 성령의 사역을 통일되고 체계적으로 해명해서 제시한 최초의 역작으로서 독자들에게 전체 주제에 대한 포괄적인 관점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 책은 영어로도 번역되었고 수십 년 전에 한국어로도 번역된바 있다. 카이퍼는 칼빈의 입장을 따르면서 개혁주의 성령론을 세웠다. 카이퍼는 일반은총의 신학자라는 말로 쓸 수가 있으나 차라리 ‘성령의 신학자’라고 평가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3) 칼빈의 기독교강요에 대한 해설 서문 이 책은 칼빈의 기독교강요가 1650년에 화란어로 번역되었고, 1889년에 이를 다시 재번역하면서 카이퍼 박사가 칼빈의 기독교강요에 대한 해설을 길게 썼다. 이는 카이퍼 자신의 책은 아니지만 당대에 화란 최고의 칼빈학자가 카이퍼라는 의미이다. 이 서문에는 칼빈의 기독교강요의 의미와 기독교강요 출판을 역사적으로 정리해서 기록했다.

4)신학백과 사전학(Encyclopaedie der Heilige Godgeleerdheid, 1894)은 카이퍼 저작 가운데 가장 학문적인 대작이다. 이 책은 1893-1894년 사이에 전 3권으로 출판되었다. 카이퍼는 신학서설과 신학원리(De principium Theologiae)를 제시하고 신학 각 과목의 연계와 조화를 다루고 있다. 카이퍼는 개혁주의신학의 근거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생각했다. 신학백과사전학 즉 신학의 조직, 범위, 분석을 통해서 학문으로서의 신학의 의미를 정확히 알도록 했다. 이러한 접근은 아브라함 카이퍼의 아주 독특한 신학전개로 본다. 신학백과는 신학의 본질을 규명하고, 전체 학문의 체계 속에서 그 학문의 위치를 설정한다. 따라서 여러분야로 구성된 신학을 유기적인 전체를 설명하려고 했다. 카이퍼는 신학을 학문적으로 평가한 후에 재구성했다. 1권은 서론이고, 2권은 원론이며, 3권은 각론이다.

5)칼빈주의(Calvinisme, 1899) 이 책은 화란어와 영어로 동시에 출판되었다. 1898년 프린스턴신학교의 월필드(B. B. Warfield) 박사의 초청으로 스톤강좌를 했다. 이 강연에서 칼빈주의란 무엇이며 칼빈주의와 종교, 정치, 과학, 예술 등을 논하고 세계관으로 서의 칼빈주의를 힘 있게 외쳤다. 이는 카이퍼의 이른바 신칼빈주의(Neo-Calvinism)를 제창한 책이다. 카이퍼는 일찍이 칼빈이 말했던 일반은총론을 보다 자세하게 확대해서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 하려고 했다. 이 책은 전 세계에 가장 잘 알려진 카이퍼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6)일반은총론(De Gemeene Gratie,Ⅰ-Ⅲ,1902-1904) 카이퍼가 신학계에 가장 주목받은 책이다. 그의 일반은총론은 De Heraut지에 연속 기획으로 기고했던 것인데, 전 3권의 방대한 저서가 되었다. 여기서 카이퍼 자신이 화란어의 은혜(Genade) 대신에 일반은혜를 Gratie로 사용한 점이다. 이 두말의 구분은 카이퍼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공로로 믿음으로 구원하는 것이 특별은총(Paticular Genade)이라면 일반은총은 이 세상의 피조물 속에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일반적인 은총 곧 호의(Favour)라고 볼 수 있다. 카이퍼는 특별은총을 강조했으나, 다른 방면으로 일반은총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책으로 말미암은 논쟁도 적지 않았다. 카이퍼는 말하기를 일반은총은 그의 구원의 은총과는 분명히 구분됨으로 본질상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그것은 구원하며 영생에 이를 수가 없다. 하나님은 모든 개인, 인류와 우주에 창조주로서 일반은총을 주신다. 일반은총으로서 하나님께서는 타락한 인간의 죄악을 억제하신다고 했다.

7)교의학 강의 모음(Dictaten Dogmatiek, Collegedictaten door Studenten Saamgesteld 1910) 카이퍼는 교의학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의 교의학 강의를 필기한 학생들의 원고와 카이퍼 자신의 강의록을 모아서 전 5권의 방대한 책을 출판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카이퍼는 교의학을 역사적이고 해석학적으로 다루어 개혁주의적인 교의학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의 교의학의 완성품이 되지 못하고 미완성품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동역자 헬만 바빙크 박사에 의해서 개혁주의교의학(Gereformeerde Dogmatiek)의 완성을 본 셈이다.

8)그리스도의 왕권을 위해서(Pro Rege of het Konirgschap van Christus, 1911-1912) 이 책은 전 3권으로 된 카이퍼의 대표적 저서다. 일반은총과 더불어 카이퍼의 신칼빈주의 사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도 De Heraut지에 1907년 1월6일에서 1911년 1월8일까지 연재 되었던 글을 모은 것이다. 그리스도의 왕권이 온 우주, 온 세상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전 영역에 그리스도의 왕권을 높이고 그에게 순종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왕권은 교회만이 아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예술 등 모든 영역을 주장하신다는 것이다. 카이퍼의 거의 모든 책들은 신문의 글을 통해서 일반 대중들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한 후에 다시 책으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카이퍼는 대중적 신학자라고 해도 좋을듯하다. 카이퍼는 이 책에서, 세속주의가 예수의 왕권을 말살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작용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신비주의적으로 가거나 고립주의를 택하게 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왕권은 영적인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의 삶의 전 영역에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9)우리들의 예배(Onze Eeredienst, 1911) 이 책은 De Heraut에서 1897년에서 1901년 사이에 썼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카이퍼는 목사로서 또는 설교자로서 교회의 개혁은 예배의 개혁에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개혁주의 적인 관점에서 예배 전반에 걸친 이론과 실제를 제시하고 있다. 오늘로 말하자면 실천신학 원강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특히 설교와 예배전반에 걸친 것과 목회전반에 대해서 개혁주의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카이퍼는 뿌라야 대학에서 여러 과목을 가르쳤지만 설교학 및 실천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10)돌트의 신앙,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해설(E. Voto Dordraceno, Toelichting op Den Heidelbergschen Catechismus 4 Deels, 1892-1895) 이 책은 카이퍼가 쓴 대작 가운데 하나이다. 1886년 9월26일부터 De Heraut지에 ‘우리들의 교리문답’이란 주제로 연재한 것이다. 화란개혁교회는 벨직신앙고백서(1561)와 하이델베르크교리문답(1563) 그리고 돌트 신경(1619)을 채용하고 그것을 교회에서 철저히 교육훈련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카이퍼가 개혁주의신학을 수립함에 있어서 이런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을 다시 해설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보였다. 이 책은 우리말로 직역하면, “돌트총회의 소원을 따라”이다. 카이퍼는 그 스스로는 하이델베르크신조의 해설서라고 했으나 실제로 이 책은 카이퍼의 탁월한 걸작이어서 개혁교회 목사가 신조 설교를 할 때는 반드시 이 책을 사용했다. 결국 카이퍼신학의 핵심은 돌트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