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배 목사 | (임마누엘장로교회)
작년에 한국 일산에서 ‘상식이 통하는 교회’라는 표어를 내걸어 많은 사람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교회가 있습니다. 그 반응을 볼 때,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교회에서 비상식적이고 몰상식한 처사에 상처를 입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교회는 상식이 통해야 합니다. 평상시 교회의 결정과정과 결정사항에는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보편성과 타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의 리더와 평신도 사이에, 그리고 장년과 청년 사이에 서로 존중하는 건강한 대화가 오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교회는 상식을 넘어설 때가 있어야 합니다. 평상시 교회에는 상식이 통용되어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에 순종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한계로 인하여 지금은 다 이해할 수 없어도 그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식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여인이 엄청나게 비싼 향유를 깨서 예수님께 부어드린 사건은 제자들에게 상식 밖에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허비하지 말고 팔아서 가난한 자들을 도와주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을 칭찬하셨습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것을 준비하는 행동이었으며, 마음과 성품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의 의미를 알고 실천한 사람입니다(막14:3-9). 마찬가지로 교회에는 인정과 의리가 넘쳐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가 모든 결정을 인정과 의리 차원에서 내린다면, 그 교회는 인간 수준에 머무르게 되며, 그 교회는 사람들이 모이는 좋은 단체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교회는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의 뜻보다 우리의 상식을 더 편안하게 느끼며,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것보다 우리의 인정, 동정심, 의리로 교회 일들을 결정하는 것에 더 큰 호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는 노력으로 인정과 의리를 내려놓는 사람들은 자주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인정도 없고 의리도 없는 사람으로 취급을 당합니다.
인정과 의리가 메말라가는 이 시대에 인정과 의리는 참으로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는 인정과 의리가 풍부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인정과 의리가 하나님의 뜻을 막아설 때, 우리는 비난을 무릅쓰고 단호하게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마16:21-23).
비상식이 판을 치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교회가 됩시다. 메말라가는 이 땅에서 우리는 인정과 의리가 넘치는 교회가 됩시다. 동시에 하나님의 뜻이 서는 경우, 언제든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우리의 상식과 인정, 의리를 서슴없이 내려놓는 우리가 됩시다. 교회가 교회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