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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에서 달려오는 기관차 둘

이동진 목사 (성화장로교회)
이동진 목사

(성화장로교회)

탄핵(彈劾)이란 단어의 일반적 사전의 정의는 ‘죄상(罪狀)을 들어서 책망함’이라는 뜻이고, 법적설명은 ‘대통령과 국무위원, 법관 등 공직자들의 위법에 대하여 국회의 소추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심판으로 해임하거나 처벌하는 일’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계엄(戒嚴)이란, 군사적인 필요나 사회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 일정한 지역의 행정권과 사법권의 일부나 전부를 군이 맡아 다스리는 일이라는 설명을 요즘 언론을 통해 듣고 있다. 

최근 한국 국회에서 탄핵이 너무나 남발되어 사용되어왔기 때문에 그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상당히 떨어져있다고 하지만, 공중파 매체와 수많은 SNS를 통해 들려오는 한국사회의 현실은 극도로 양분화되어 마치 서로를 향해 전속력으로 앞으로 달려가는 두 열차의 충돌 직전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경을 뛰어넘은 미디어와 SNS의 활발한 활동은 어느 쪽이라 할 것 없이 난지도에 쏟아져 부어지던 쓰레기처럼 끊임없이 파고들어온다. 눈앞의 문제인 탄핵과 계엄이라는 이슈가 서로를 향해 사탄이라는 호칭도 거침없이 사용하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몰려와 쌓이고 있다.

뉴스를 들으면, 한국 사회에는 온통 끌어내려야될 사람과 쫓아내버릴 사람, 집어넣어버릴 사람 심지어 죽여버려야 할 사람이라는 소리만 들려오는 것 같다. 교계에서도 때론, 기도하자는 권면도 비웃음거리가 되고, 말씀 앞으로 돌아가자는 부탁도 비겁한 신앙으로 치부되어버리는 시대이다. 결국 작금의 한국사회의 현실은 로마서의 말씀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롬 3:10-12)’ 

모든 비난의 손가락 다섯 개는 전부 남을 향하고 있는 시대, 비난받을만한 곳을 가리키는 검지손가락이 펴질 때 나머지 손가락은 반드시 자기에게로 꺾여지게 만드신 하나님의 뜻이 있을텐데...   

40년을 살았던 한국 땅에서 한창 젊을 때 오늘날과 유사한 시간을 경험해보았다. 유신시대를 어렴풋이 경험했고, 군인으로서 12.12와 5.18이라는 특별했던 날들을 경험했다. 4.19는 어려서 몰랐고 6.29(6월항쟁으로 인한 특별선언)는 기쁨을 공유할 수 있었지만, 3.10(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은 미국에 사느라 체감온도가 낮았다. 그런데, 엊그제였던 12.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발달한 SNS덕분에 실시간으로 황당함을 느껴보면서 양쪽에서 달려와 충돌해버릴 것 같은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미국동포로 서있다. 

마땅히 비난받아야할 사람이 있다. 그러나, 사회는 좀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다. 목적과 방법들이. 미국의 넓은 길들을 보며 멀리 앞을 내다보았던 100여년 전 마차 타고 출근하던 당시 도로담당 관계자들의 안목을 생각해보자.  적어도 ‘영원’이라는 무한대의 시간을 이미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100년 전 미국 도로개발 관계자들의 안목 정도라도 갖추고 세상을 바라보아야하지 않겠는가? 

성경을 통해 잘 분별하자. 양쪽 모든 분들은 다 불만이겠지만 이 말씀으로 시론을 맺어야할 것 같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djlee7777@gmail.com

 

12.14.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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