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빛과 소금으로...

아름다운 문화

엄규서 목사 (월셔크리스천교회)

‘해장버스’(hangover bus) 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네바다 주 라스베거스에 가면 술 취한 사람들의 해장을 돕는 이색 버스가 있다는 뉴스가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듀크 의대에서 교육받고 14년간 의료계에 종사해온 마취과 의사 제이슨 버크가 2명의 EMT(emergency medical technicians)와 함께 이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토요일과 일요일 라스베가스 유명 호텔 앞에서 영업을 한다고 쓰여있습니다. 이 버스를 운영하려면 130달러의 비용이 들며 숙취 해소를 위한 정맥주사가 제공된다고 합니다. 추가로 구토 예방과 비타민 치료를 위해 150달러의 비용을 더 지급해야 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과음을 강조하기보다는 주량에 맞게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리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이해하고 바른 술 문화를 갖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오래 전 성지순례 후 로마유적지를 돌아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식당으로 보이던 장소 옆에 수세식 화장실이 있고, 둥그런 통이 있었는데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그 통에 구토를 한 후 다시 가서 음식을 먹었다는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이 같은 향락문화로 인해 강대했던 로마는 멸망으로 치닫는 원인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향락문화는 목욕탕 문화입니다. 단순한 목욕이 아닌 매춘까지 이루어지는 향락의 공간으로 이용되게 되는 문화는 로마를 더욱 병들게 한 원인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에 하나로 들고 있는 것은 ‘납중독설’입니다. 납중독이 얼마나 무서운 영향을 인체에 미치는가 하는 것은 요즘에도 왕왕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로마사람들은 목욕탕에서 쓰는 납 성분의 파이프를 통해 납 성분이 섞인 물을 흡입했고, 또 납으로 만든 컵, 납으로 만든 요리냄비, 여자들이 얼굴화장에 썼던 납으로 만든 분 등이 납중독을 초래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로마사람들은 포도주를 매우 즐겼는데, 로마시대에는 포도주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납을 입힌 냄비에 끓인 포도시럽을 첨가하였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량의 납이 포도주 속에 스며들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로, 로마남성들의 인체에 퍼진 납성분은 불임증을 유발시켰고, 따라서 로마 인구는 말기로 갈수록 격감되었다고 합니다. 술을 즐겨하던 로마인들의 건강은 물론 나라까지 망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방탕한 문화는 그들을 병들게 하고 멸망으로 치닫게 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들의 문화, 경제, 정치, 군사는 철통같아서 결코 무너지지 않을 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로마도 결국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미국의 경제위기를 유발한 원인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원인으로 들고 있는 경제학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집을 사서 그곳에서 재융자, 2차 융자를 얻어서 흥청망청 써버린데 원인이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게 부채가 늘어나고 종국에는 나라가 어려워졌습니다.

주변에 어느 분은 집을 몇 채씩 사서 그곳에서 2차 융자를 얻어 세계의 각 도시를 방문하고, 고급 승용차에 돈을 물 쓰듯이 쓰고 다녔습니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택한 것은 파산신청입니다. 그가 빌렸던 많은 은행돈들은 고스란히 국가의 빚이 되어버리고 만 셈입니다. 그런가하면 생각만 해도 존경스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교회일이나, 사회봉사의 일은 앞장서서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으면서도 자신의 옷과 자신을 위한 용품은 절약하며 살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개인 가정이나 단체, 사회, 나아가서 국가가 잘못된 문화에 젖어버리면 그것은 멸망을 자처하는 일일 것입니다. 바로 문화가 뿌리 내릴 때 그 사회는 아름다워지며 주변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입니다. 라스베가스의 문화 자체가 향락을 산업으로 하는 도시이지만 모든 것이 힘들어 사회적인 불안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신앙으로 뿌리내린 이 나라가 모범이 되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소망합니다. 부모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을 간직하는 그런 믿음의 나라 말입니다. 대통령이 동성애를 찬성한다는 개인의견을 듣는 지금의 미국 우리 신앙인들의 마음을 한없이 쓸쓸하게 합니다.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