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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챌린지와 잘못된 챌린지를 하는 사람들

한일철 목사 (그린스보로한인장로교회 담임/NC)
한일철 목사

(그린스보로한인장로교회, NC)

개인적으로 저는 비행기를 자주 그리고 많이 탑승하는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저는 비행기 안에서 나름대로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면 자리에 앉아 제일 먼저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하면서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비행기 좌석이 매우 드럽다는 말을 들었기에 좌석 벨트와 앞에 있는 것들을 준비해 간 것으로 깨끗이 딱아냅니다. 

말씀을 전하러 가는 곳이라면 아이패드를 꺼내 준비한 설교 원고를 계속 보며 수정할 것이 있으면 비행기 안에서 합니다. 또한 구상된 설교들이 있다면 어느 정도 윤곽을 마련해 미리 준비해 둡니다. 남은 시간은 셀폰으로 성경을 읽고, 장거리 여행 때는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영화도 봅니다. 

기내 음식을 주면 거의 빼놓지 않고 먹습니다. 좁은 공간과 긴 시간에서 먹는 즐거움은 참으로 큽니다. 밤 비행기를 탄 적도 많은데, 요즈음은 비행기 안에서 어느정도 잠을 청하지만 예전에는 단 5분도 잘 수 없었습니다. 기내에서 잠을 잘수 있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습니다. 

저는 복도에 있는 좌석을 좋아하는데 자주 일어나 통로를 걷고 화장실도 감으로 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몸이 불편하지 않도록 변화를 주려고 애씁니다. 매번 하지는 못하지만 옆에 사람에게 말을 걸고 복음을 잠시 전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가려고 하는 목적지에 착륙합니다. 착륙하기전 하나님께 좋은 여행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무엇보다도 잘 착륙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이유는 이착륙 하려고 할때가 비행기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장거리 비행기에서 ‘로도깅(raw-dogging)’을 실천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 “로도깅 10시간 성공. 개인 신기록 달성. 내 정신력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같은 글이 인증샷과 함께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로도깅(raw-dogging)이란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지 않아야 하고 항공 지도를 보는 것을 빼면 어떠한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기내식은커녕 물도 마시지 않습니다.  눈을 감거나 잠을 자도 안 되고 심지어 화장실 사용도 하면 안됩니다. 로도깅은 비행기에 탑승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오로지 허공만 응시하는 것을 일컫는데, 최근 유행하는 ‘멍 때리기’의 새로운 버전으로 ‘비행멍’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제가 비행기 안에서 행하는 그 모든 것에 반대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힘든 일을 저처해서 비행기 안에서 도전하는 것일까요? ‘로도깅’은 올해 여름부터 유럽·미국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2023년 6월에 공개된 애플TV+ 드라마 ‘하이재킹’에서 주인공 샘 넬슨(이드리스 엘바)이 두바이에서 런던으로 비행하는 내내 조용히 정면을 응시하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고, 이를 따라 하는 영상과 성공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면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특히 MZ 세대 남성을 중심으로 유행 중인데 호주의 온라인 문화 전문가 조시 스튜어트는 “강해 보이고 싶은 남성들에게 새로운 테스트(챌린지)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양의 한 심리학자는 “미디어가 주는 자극에서 벗어나 긴 시간을 보내면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며 “기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처음엔 힘들 수 있지만, 차츰 편안해질 것”이라고 권하지만 로도깅(raw-dogging)은 아주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일단 기내식을 먹지 않으면 마약 밀수범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세관 당국은 마약 밀수범을 색출하기 위해 기내에서 식사를 하지 않는 승객 명단을 항공사로부터 받아 특별 조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밀수범들이 마약 운반에 걸리지 않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어 콘돔에 마약을 넣고 삼키는 수법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기내에서 식사를 하면 콘돔이 터져 죽을 가능성이 있어서 밀수범들은 기내식을 먹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조한 기내에서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 위험이 크고 비행 중 수면과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시차 적응이 어렵고 신체 리듬이 깨질 수 있습니다. 제가 장거리 비행 중 자꾸 일어서고 하는 이유는 만약 몸을 움직이지 않고 앉아만 있으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심부정맥 혈전증)’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다리가 붓고 아프거나 저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방치할 경우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가슴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합니다. 

오늘날 미디어를 통해 본 것을 무작정 따라하며 챌린지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잘못된 챌린지는 너무나 많고 위험합니다. 그리고 그 끝이 항상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크리스찬들은 어떤 일에 챌린지 해야 할까요? 성경 말씀에 따라 신앙적 챌린지를 해야 할 것입니다. 도전 정신은 매우 중요하나 인생에서 어디에 도전하는가는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라”(롬 14:8)

우리는 세상 미디어를 따르는 자들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자들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새롭게 시작된 2025년 한 해에 도전정신을 갖되 하나님 안에서 주님이 기뻐하시고 생산적인 도전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도 한국에서 목적지인 집을 향해 오는 비행기 안에서 쓰고 있습니다.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므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맛있는 냄새가 풍깁니다. 그리고 제 옆에서 스튜어디스가 저에게 반갑게 묻고 있습니다.  “Chicken or Beef?”

hanusa1962@gmail.com

 

01.01.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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