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지금 미국은 극심한 문화전쟁 속에 있다.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형성된 미국사회에 기독교적 가치관을 무너뜨리려는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전투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텍사스의 휴스턴 애니스 파커 시장은 소위 ‘화장실법bathroom law’을 제정하려고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직 시장시절에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혀 물의를 일으켰다. 그녀가 제안한 법안은 남녀의 화장실 차별을 없애는 것이다. 즉 성별에 따라서 남녀의 구분을 한 현재의 문화와 사회적 구조를 무너뜨리려는 시도이다. 남자라도 여자 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고, 여자라도 남자 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다. 즉 자신이 성별이 남자라도 “내가 여자라고 느껴진다” 하면 여자화장실을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교회 내의 화장실도 바꾸어야 한다. 휴스턴의 목사님들 중에서 5여명이 반대를 표명하고 나셨다. 그랬더니 이제는 목사님들의 설교, 원고준비, 대화, 카톡 메시지 등 모든 것들 다 소환했다. 그래서 그들의 발언 가운데서 동성애에 관계된 것 찾겠다고 위협했다. 그리고 동성애 관계발언이 발견되면 그 교회의 세금면제 특권을 취소하겠다고 압박을 넣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equal right이 아니라 gay right으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캐톨릭에서도 동성애와 이혼에 대하여 태도를 바꿀 것으로 우려되었었다. 지난 주 캐톨릭을 대표하는 세계의 추기경 200여명이 모여서 열띤 토론을 했었다. 교황의 동성애 우호적 태도에 대하여 보수적인 40여명의 추기경들이 동성애와 이혼에 대한 캐톨릭의 입장이 변화되어서는 안된다 라고 강력한 반대를 했다. 17일 투표 결과 ‘동성애자들을 수용하는 열린 태도’에 대한 추기경들의 투표결과는 과반수이상의 지지를 얻었지만 2/3이상의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을 하지 못하던 동성애 지지자들의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캐톨릭이 세상문화를 따라가고 있다.
얼마전 미국의 PCUSA교단이 동성애 문제로 교단을 떠나는 교회들이 생기는 등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캐톨릭도 역시 동성애 문제로 매우 복잡하다. 사제 중에 얼마나 동성애자들인가에 대한 통계는 다양하다. 10여년전 이야기이지만 한겨레 신문에 의하면 12,500 여명의 캐톨릭 사제 중에서 동성애자들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Wikipedia에서 제공하는 미국 내의 통계는 15-58%로 추정된다. 미국의 범죄 통계를 제공하는 The John Jay Report는 정부의 요청을 받고 1950년부터 2002년까지의 고소된 캐톨릭 사제들의 성범죄 케이스들을 조사했는데 피해자들의 81%가 남자들이었다. 많은 케이스들이 문제된 사제가 죽은 다음이라서 조사를 계속하지 못한 경우들이 상당수였다. 하지만 문제는 분명했다. 동성애였다. 피해자의 연령은 22%는 10살 미만이고, 51%가 11-14세이고, 27%가 15-17세였다. 캐톨릭의 진통을 볼 수 있다. 만약에 캐톨릭에서 동성애가 수용이 된다면 그 파장은 어떠할까 짐작이 되지 않는다.
지금 가장 뜨거운 이슈 중에 하나가 동성애에 대한 것이지만 우리는 동성애에 대한 문화전쟁에서 이미 패배하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동성애의 이슈를 인권문제와 같은 맥락으로 연결하려고 애를 써왔다. 그 노력은 성공적이었다. 2003년 대법원은 텍사스주의 동성애 금지법 Sodomy law를 위헌 판정했다. 2013년 6월 동성부부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규정한 연방보호법(DOMA)을 위헌판정 내렸다. 동성애부부들에게 세금혜택이 제공되었다. 2014년 10월에는 대법원은 5개주에서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이 위헌이라는 판정이 내렸다. 그 외에 다른 6개의 주가 대법원 판정을 기다리는 것을 합하면 이제는 전체 미국이 동성애를 허락하는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드디어 봇물이 터진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문화전쟁에도 그들은 승리를 했다. 미국의 ABC뉴스의 2014년 10월 17일 보도는 최근 조사는 이번 달 동성애를 금지하는 주법들에 대한 대법원의 위헌 결정에 대하여 56%가 찬성을 하고, 38%가 반대를 했다. 그것은 지난 6월의 같은 ABC/Post의 동성애 결혼이 법적으로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통계와 일치하는 결과였다. 시민들은 가진 지난 10년간 동성애에 대한 태도는 급변한 것이다. 교회는 문화명령의 사명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문화와 세상에 관심도 없을 때에 동성애 지지 세력은 끈질긴 설득과 노력으로 이제는 법적인 싸움에서 이미 진 전쟁이 되어버렸다.
문화에 대한 성경의 명령은 무엇인가? 교회는 하나님이 교회와 성도들에게 주신 가장 중요한 명령 중에 하나인 문화명령을 잊고 포기하고 있었다. 문화명령Cultural Mandate은 창1:28에 기록된 것으로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심히 좋았더라’의 기쁨을 가지고 주신 최초의 명령이다. 최근에 문화명령이 명령이 아니라 언약이라는 주장들이 나오지만 그래도 그 말씀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문화culture라는 말은 라틴어 클레레Clere에서 온 말 인데 그 의미는 경작한다는 뜻이다. 농업이라는 agriculture 역시 농경문화라는 뜻이다. 문화는 성경에 나오는 단어는 아니지만 성경에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강조하는 중요한 명령 중에 하나이다. 동양인들은 문화를 정신적 의미로, 서양인들은 물질적 의미로 파악한다.
우리의 생각에는 문화를 말하면 세속적이라는 비성경적인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는 세상과 떨어져서 우리의 신앙만을 지키면 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도 문화를 떠날 수 는 없다. 우리의 삶의 모든 것이 다 문화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성경적 가르침은 우리가 문화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문화를 새롭게 하여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사람은 문화적인 존재이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또한 우리는 창조자의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졌다. 물론 창조는 하나님의 비공유적 속성이지만 우리에게 창조의 능력을 주셨다. 하나님의 창조는 ‘무에서 유’의 창조이지만 우리에게도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과 힘과 지혜를 주셨다. 하나님이 아담에게 허락하신 첫 번째 사명은 동식물의 이름을 짓는 창조적 사명이었다. 창조 후에 주신 최초의 복이 문화명령이다. 이것이 성경적이고 개혁주의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문화명령을 현대적인 신앙생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첫째로, 우리로 환경의 청지기 역할을 하라는 명령이다. 정복하라 충만하라는 말씀은 전쟁이나 파괴하라는 말씀이 아니다. 도리어 돌보라, 관리하라는 말씀이다. 창2:15절 역시 우리로 ‘경작하며 지키게’ 하심을 분명하게 가르치신다. 문화적 사명은 하나님의 자연 환경에 대한 청지기 사명이다. 환경에 대한 청지기 사명을 감당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 생태계의 파괴이다. 욕심과 죄의 결과이다. 세계를 뒤흔드는 지구의 온난화도 그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 환경을 돌봄이 성도의 사명이다.
둘째로, 우리로 문화의 창조자로 살라는 명령이다. 이것은 사회적 환경을 잘 조성해야 함을 보여 주신다. 우리가 사는 모든 현장들에서 우리는 하나님 문화, 성경적인 가치관이 드러나도록 생활해야 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이기도 한다. 세상은 웰빙을 향해서 달려간다. 하지만 돈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서로 함께 하고 사랑하고 섬기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문화의 창조자가 되는 것이 주님이 주신 사명이다.
셋째로, 하나님의 문화명령은 우리가 가치를 변화시키는 변혁자가 되라는 것이다. 우리는 영적 환경을 거룩하게 만들어야 한다. 문화에는 가치가 있다. 옳고 그름이 있다. 문화적인 표현과 내용은 사회마다 다르다. 하지만 그 가운데 흐르는 영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성도의 사명이다. 성도가 세상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성도는 가치관을 주도하는 성경적 가치관이 세계에 가득하게 하는 사명이 있다. 성경적인 가치관이 세상에 가득하게 될 때에 복되고 아름다운 정의사회가 이루어진다. 성도가 무관심하고 문화사명을 저버리게 될 때에 세상은 소돔과 고모라 같고, 우상과 죄악이 가득한 멸망해야만 하는 문화와 땅이 되는 것이다. 그 책임이 성도에게 있다.
문화명령(창1:28)은 지상최대 명령(마28장)의 명령과 함께 우리가 감당할 사명이고 비전이다. 문화전쟁에 참패를 당하는 미국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청교도적인 가치관으로 회복하는 일을 위한 우리의 혼신의 헌신이 있어야 하겠다. ▲이메일:revdavidkim@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