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지난 수개월 동안 한국과 세계를 경악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호화 도피 중이었던 소위 구원파 교주 유병언이 사체로 발견되었다. 참사 이후의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서 다시 한번 영적학대(Spiritual Abuse)의 참상을 보게 된다.
‘영적학대’라는 말은 먼저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IV)에 의하면 학대나 방치와 연관되는 문제로 임상적 관심의 초점에 따라, 육체적 학대, 감정적 학대, 정신적 학대, 성적학대, 아동학대, 또는 노인학대로 구분하고 있다. 그 중 영적학대는 영적 지도자가 영적 권위와 그 직책을 사용해서 신뢰와 존경을 가지고 따르는 사람을 억압하고, 지배하고, 조정하고, 착취하여 실제로는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을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따르게 하여 영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가 있다. Jeff VanVonderen은 그의 공동저서 The Subtle Power of Spiritual Abuse에서 영적학대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더 자유롭게 해야 할 영적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그 영적 권위를 남용하여 사람들을 통제하고 조작하여 겉으로는 거룩하게 보이지만 사실 자기 자신들을 위한 목적을 이루는데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물론 영적학대와 거짓을 말하는 거짓 선지자와는 다른 면이 있다. 하지만 둘 다 성도들을 상하게 하고 사람들을 영적으로 육적으로 죽게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증상과 처방은 중복이 된다.
영적학대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Ron Enroth은 “육체적인 학대가 육체에 상처를 남기는 것과는 달리 영적학대는 영혼과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라고 했다. 영적학대를 받은 사람은 고통과 죄책감과 증오와 하나님의 치유로부터의 단절로 인해 무기력하게 되고, 좌절과 실망에 빠지게 된다. 심리적으로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며, 육체적으로는 혈압상승, 피로함과 식욕부진, 수면장애 등 몸의 불균형을 초래함으로 많은 질병과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물론 영혼을 상하게 하여 미치는 영원한 영적인 문제는 말 할 것도 없다. C. S. 루이스는 “모든 악한 사람들 중에 영적 학대자는 종교적으로 가장 악한 사람들이다” 라고 했다. 영적학대는 내적 생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적핵심을 파괴함으로서 성령의 역사를 방해하는 매우 악한 행위이다. 영적학대는 사이비종교의 특징이지만 우리도 주의해야 하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건강한 영적인 지도자들도 교만할 때에 부분적이지만 범할 수 있는 죄이기 때문이다. 영적학대의 증상에 대해서는 Mary DeMuth은 Ten Signs 라는 기고에서 1)사람들로 존경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존경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학대자들은 존경이 정직한 생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품처럼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영적 학대자는 추종자들에게 영적 학대자 자신에 대한 충성이 주님께 대한 충성이라고 세뇌한다. 영적 학대자가 주장하는 그 길이 아니면 안된다라고 믿게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예수를 따르지 않은 것으로 죄책감을 갖게 하고 괴롭힌다. 3)영적 학대자는 배타적인 언어를 쓴다. 자기들만이 예수를 따르는 유일한 사람들이고, 자기들은 모든 바른 신학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도에 지나친 독선적인 생각에 지배를 받는다. 자기들 외에는 모두 잘못되고 오도되고 어리석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미혹된 사람들은 자신들인데 매우 교만하고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 4)영적 학대자는 두려움과 수치의 문화를 만든다. 그리고 추종자를 거기에 몰아넣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자신들만의 말도 되지 않은 규칙을 벗어나면 수치를 주면서 굴종하게 만든다. 실패가 용납되지 않으며 실패하면 재제를 가함으로 두려움을 준다. 두려움과 수치는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는 방법이다.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의 죄와 잘못을 지적함으로 잠잠케 한다. 그 외에도 거만함, 보호정책, 그리고 교만들 속에서 통제하려 한다. VanVonderen 은 영적 학대의 증상들에 1)구원의 정의를 왜곡시킨다. 구원 받는 길을 어렵게 높이 올려놓아서 추종자들이 학대자에게 중보와 지혜와 힘을 의존적으로 만든다. 2)영적 학대자인 지도자를 신격화 한다. 마치 자신을 신적인 존재로 부각시킨다. 자신이 신의 대변자이고 신은 자신과 자신의 그룹을 통해서만 일하고, 추종자들은 자신을 따름으로 신을 기쁘게 한다고 세뇌시킨다. 하지만 참다운 지도자는 자신을 결단코 하나님의 자리에 올려놓지 않는다.
3)추종자들은 소진되고 고갈된다. 영적 학대자에게 고도의 충성과 끊임없는 요구를 받는 추종자들은 지칠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건강한 지도자는 휴식의 필요와 개인적인 시간의 필요를 안다. 하나님도 7일째에 우리에게 모범을 보이시려고 쉬셨다. Mike Fehlauer은 Warning Signs of Spiritual Abuse에서 영적학대 시스템의 특징은 두려움을 중심한 시스템이고 또한 거기서 나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했다. 두려움과 협박과 회유로 그 집단을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영적 학대자들은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들이다. 자신만이 엘리트라고 생각하고, 특별하고, 다르게, 뛰어난 존재라는 착각을 가진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지 간에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느낌이, 자신의 관점만이 유일한 현실이 된다. 그들은 매우 이분적 생각의 패턴을 가진다. 흑백논리, 이것 아니면 저것, 우리 아니면 그들, 선한 것 아니면 악한 것 등으로 대립을 이룬다. 그들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하나님께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 판단은 성경이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판단이 하나님의 뜻으로 주장하고 믿는다. 모든 대답을 다 가졌다고 주장한다. 이것들은 이단들의 전형적인 특징들이다.
성경은 자기의 배를 채우는 이단적인 영적 학대자들에게 대하여 매우 단오하게 정죄하고 지적하신다. 최고의 영적 학대자는 사단이다. 사단은 영적 대학살 살인자이다. 그를 따르는 거짓 그리스도, 거짓 선지자는 말할 것도 없다. ‘자기의 배’만을 위하는 영적 학대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미혹하고 굴복시킨다. 예레미야는 다른 사람의 상처를 겉으로 치료하는 척 하는 거짓 선지자들을 책망하고 질타한다. 하나님께로부터 나오지 않는 자신들의 달콤한 말로는 죄 문제와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하지 못한다. 주님은 양의 가죽을 쓴 이리를 조심하라고 경고하셨다(마7:15).
왜 이렇게 이단이 활개를 치는가? 어떻게 한국에 이런 이단이 이렇게 힘을 키우고 활개를 펴고 활동할 수 있는가? 부패한 사회에 악은 잘 자랄 수밖에 없다. 잭 볼스윅은 “허용적이거나 방임적이거나 권위주의적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이 이단에 미혹된다”고 했다. 교회나 가족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은 1)쉽게 미혹이 되고 2)교회의 문제점을 부각하며 이단이 접근하고 3)따뜻한 인간적 환대에 마음이 끌려 이단에 빠진다고 했다. 이단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아픔에 얼룩진 개인사라고 했다. 결국은 우리 사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 된다. 한국사회는 물질적인 성공만을 바라보고 달려오다가 악을 키우고 결국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이번 유병언의 몰락이 갈려져 나온 또 다른 이단들의 시작이 아니라 국가적인 회개와 회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밝혀진 것에 의하면 유병언은 돈과 사치와 여자와 권력과 호위무사로 휩싸여서 명품 속에서 살았다. 그가 결국은 매실나무 밭에서 홀로 반백골의 상태로 발견되었다. 그가 남긴 것이 무엇인가? 이단 연구가인 김성한 목사는 유병언이 주변에 마지막 유품으로 남긴 것들이 그의 인생을 설명하는 것들이라고 했다. ‘꿈같은 사랑’이란 구원파 교리를 시로 쓴 책, 후반부에는 건강식품에 주력한 인생을 보여주는 스쿠알렌 약병, 그리고 몇 개의 술병들은 허무한 인생을 살고 비참하게 마친 한 죄인의 안타까운 마지막 모습이다.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에서 떠난 이단의 잘못된 영향은 잘못된 교리를 믿고 따른 수많은 영적 사람들에겐 영적학대(Spiritual Abuse)의 정도가 아니라 잘못된 교리로 수많은 사람들을 지옥가게 하는 영적 대학살(Spiritual Massacre)이다. ▲이메일:revdavidkim@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