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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위기, 위기 중의 리더십 부재

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현대는 누가 보기에도 재난의 시대이다. 세계적인 재난과 수많은 위기가 오고 있다. 대한민국 세월호 참사 이후 수습이 되기도 전에 연달아 일어난 다른 사고들로 인하여 위기의 쑤나미들이 오고 있다. 위기를 맞이할 때 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에서 뼈아프게 다시 확인한 것은 위기 중에서 참다운 위기관리 능력을 가진 리더십의 부재이다. 세월호에서는 리더가 존재하지 않았다. 책임져야할 선장은 스스로 리더 되기를 포기했다. 세월호의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진정한 리더가 보이지 않았다. 한국정치의 실종은 리더의 실종이다. 세계적인 경제적 위기의 문제는 이것을 극복할 리더가 없음에 있다. 지금까지의 경제이론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세계적으로 국제적인 긴장과 위기들이 일어나지만 이것을 해결할 세계의 리더도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는 교회의 위기 상황에도 성경적인 가르침을 따라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리더가 없다. 사실 우리가 누리는 삶의 질은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질에 달려있다.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결정의 시기를 놓친 우유부단한 결정은 우리에게 좌절을 가져오고 풍성한 삶을 누리지 못하게 만든다. 세월호 참사도 초기대응의 황금시간을 놓쳐버리니까 대형 참사로 확대된 인재였다.

Theodore Rubin 박사는 사람들이 흔히 선택하는 전형적인 잘못된 결정을 pseudo decision이라고 부른다. 이런 사이비 결정, 유사결정들은 사람들이 마음을 정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들이다. 1)결정을 연기하는 것이다. 결정을 연기하면 일을 성취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2)주저함이다.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항목이 모두 똑 같은 가치를 갖고 있거나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다고 느낄 때 주저하게 된다.

3)충동이다. 충동적인 결정은 공포, 걱정, 죄의식, 또는 지루함을 덜어보기 위해 무엇인가 하지 않을 수 없어서 결정하는 절망적인 시도인데 언제나 재앙을 부른다. 4)일방적 의존이다. 일방적 의존은 너무나도 귀중한 선택의 자유를 포기하고 그 대가로 가짜 안정감을 얻고자하는 어리석인 행동이다.

5)반항이다. 다른 사람들과 정반대 결정을 내림으로써 자신이 겪고 있는 불안정한 현실을 숨기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먼저 남들이 뭘 하는지 지켜보고 난 다음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다. 6)기회주의이다. 이런 사람들은 동시에 동쪽과 서쪽으로 가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형세를 관망하는 미숙함의 표현이다. 7)과거에 대한 향수이다. 과거에 ‘~했더라면’ 하는 생각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오늘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어려운 결정을 회피한다. 세월호 참사와 그 대처에서 나타난 특징들과 너무도 정확하게 연결된다. 세월호 참사와 수습 과정에서 온 국민의 분노를 산 ‘위기 중의 리더십의 부재’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2년 하버드대학의 케네디스쿨에서 실시한 ‘미국인의 리더십에 대한 조사’에서 나타난 미국인들의 리더에 대한 인식조사를 보면 미국인의 69%가 미국은 리더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의 70%는 더 좋은 리더가 나타나지 않으면 미국은 내리막길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미국인들의 68%가 현재 미국을 이끄는 각계 각층의 리더들이 효과적이지 않는다고 인식했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는 더 심각하다. 미국의 성도들은 교회도 심각한 리더십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느낀다. 2013년에 바나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미국의 성인 성도들 중에서 82%가 미국이 지도자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일반인들의 위기의식보다 더 심각하다.

리더의 자질에 대하여 물었다. Catalyst Conference의 대표인 Brad Lomenick와 함께한 조사에 의하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통전성integrity(64%)을 들었다. 그 다음은 진정성(40%), 훈련(38%) 등이었다. 주목할 것은 이런 세 가지 자질을 하나님을 향한 열정(31%)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중요한 리더의 자질은 겸손(7%) 과 목적의식(5%)이었다. 이번 조사 중에서 독특한 것은 다른 그룹과 달리 복음주의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님께 대한 열정으로(83%) 인식했다.

이런 인식의 차이는 의미심장하다. 믿지 않는 사람들과 성도들과 차이, 그리고 다른 성도들과 복음주의자들의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리더에 대한 기대와 추구하는 지도자 유형의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성도들도 하나님께 대한 열정보다도 통전성을 더 중시하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지도자는 가르침과 생활이 같은 투명한 리더십이었다. 그것은 그런 지도자들이 많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어떻게 보면, 지도자들을 향한 성도들과 세상의 지적인 것을 느끼면서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 위기시대에 사는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위기 중의 리더는 누구인가? 성경은 위기 중의 리더십에 대한 수많은 예들을 제시하고 있다. 성경 중의 리더들은 모두 위기 중의 리더들이다. 아브라함은 롯이 그돌라오멜 동맹군에 잡혀갔을 때에 뛰어난 리더십으로 기습작전을 통해서 승리한다. 모세는 애굽의 극한 압제 아래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을 위기 속에서 구원하여 출애굽 시킨 위기 중의 리더였다. 여호수아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제시하신 비전을 자신의 비전으로 민족의 비전으로 만들어서 가나안 정복을 감당한 리더였다. 신정시대 사사기의 사사들은 모두 위기 중의 리더들이었다. 외부적인 위기도 있었지만 엘리 시대는 내적인 부패의 위기도 왔다. 하나님은 사무엘을 세우셔서 사사시대에서 왕정시대로 잇는 과도기의 어려운 사명을 감당하는 지도자로 사용하셨다. 다니엘과 요셉은 위기를 통해서 세워진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는 리더십이다. 위기 중의 리더십의 대표는 느헤미야의 리더십으로 볼 수 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의 어려운 소식을 듣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하여 예루살렘 성벽을 건축하기 위하여 고국에 돌아왔다. 느헤미야는 극한 반대와 공격 속에서도 성벽건축의 사명을 효과적으로 잘 감당했다.

무엇보다도 위기 중의 리더십은 예수 그리스도의 리더십에서 배울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리더십의 원형이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 삶과 행위에 있어서 믿고 본받아야 할 참 지도자이시다. 예수님의 리더십은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지만, 첫째는 예수님의 리더십은 희생적인 리더십이다. 목자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다. 그리고 자신의 희생으로 자기 양들을 구원한다. 예수님의 낮아지심, 비하는 모두 희생의 여정이다. 그 절정이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이다. 예수님은 고난을 결코 회피하지 않고 담대하게 감당하셨다.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십자가를 지시는 예수님의 리더십은 사도들이 교회의 지도자로 세워진 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보여주신 생생한 교훈과 모범이셨다. 그래서 스데반과 야고보와 요한을 제외한 모든 사도들이 그 길을 갔다.

하지만 예수님의 희생적인 리더십은 오늘날 목회자들인 우리도 매우 힘들어하는 취약점이다. 우리가 성공지상주의에 빠져 편안과 안일을 선호하면서 고난과 역경은 할 수만 있으면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아닌가? 희생적인 리더십은 자기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 자신의 명예와 지위와 권세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자기를 희생하여 다른 사람과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다.

둘째로, 예수님의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이다. 예수님은 섬기는 자로 사시고 심지어는 생명을 주시면서까지 섬겨주셨다. 자격 없는 인생들인 제자들을 친구라고 부르시면서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다. 이것이 진정한 생명을 얻는 길이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방법으로 제시해주셨다. 우리의 왕이시고 주인이시고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말씀을 가르치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모든 질병과 약한 것을 고치시고, 하나님 나라를 전파함으로 섬기셨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 낮춤으로 섬겨야 할 것인가?

오늘의 진정한 위기는 위기 중에서 이끌 리더의 부재로 오는 위기이다. 성경에서 보여주시는 환난 중의 리더십, 위기 중의 리더십이 더 목마른 것은 과연 나 혼자만 느끼는 지극히 개인적인 목마름인가? 여호와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긍휼히 여기심으로 느헤미야처럼 예루살렘을 위해서 울고, 예루살렘을 향해서 달려가고, 마침내 예루살렘의 성벽을 성공적으로 세우는 ‘위기 중에서 진정한 성경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게 하시기를 간구한다. ▲이메일:revdavid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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