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크리스천의 눈으로 본 세상

핍박 받는 이집트 교회를 위한 긴급 기도

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이집트의 봄 바람은 어디로 갈 것인가? 지금 온 세계는 소용돌이 속에 있던 이집트의 정국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주간에 이집트 군부는 자신들의 쿠데타 성공을 화려하게 자축했다. 무슬림형제단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무르시 지지 데모대와의 유혈충돌로 수많은 사상자를 냈지만 군부는 강력한 힘으로 밀어부쳤다. 그동안 중동에 대한 외교정책이 전무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의 변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간다. 미국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이집트의 독재정권을 붕괴시키는 것을 지원한지 2년 후에 명색만 민주적인 이집트 정부를 받아들일 태세이다. 미국은 새로운 선거로 포괄적인 정부가 구성되면 군부가 권력을 이양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고민은 미국의 우방인 이집트가 설령 독재정권이라 해도 이를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데 있다. 이번에는 주변국인 이스라엘과 서방 언론과 일부 아랍왕정들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다.

이집트 사태로 이슬람세계가 양분되었다. 터키, 이란, 카타르는 무함마드 무르시 진영에 섰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쿠웨이트 등은 쿠데타 세력 편에 섰다. 이미 지난 2년간 전세계의 헤드라인을 이끌었던 아랍의 봄의 예찬은 사라졌다. SNS와 인터넷 시대의 강력한 힘도 더 이상 발휘할 수 없었다. 현 이집트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을 배제한 새로운 정치지형으로 새 판을 짜려고 한다. 이집트내의 무슬림형제단의 과격한 정치적 입지는 현저히 줄어들 것이고, 만약에 그들이 결사항전을 시작하면 이집트는 내전상태로 돌입하게 된다. 지금은 시리아 문제로 정신이 없지만 미국과 이스라엘과 서방세계가 개입할 수 있는 또 다른 상황도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중동에서 일어나는 아랍의 봄의 계절 속에서 우리가 염려하던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그것은 아랍계 속에 있는 소수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이다. 미국 오픈도어스는 16일 “이집트가 용광로의 불로 휩싸이고, 기독교인들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이집트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성난 사탄의 공격과 다름없다. 이들은 기독교인들에게 테러를 가해, 결국 사랑과 평화와 희망을 잃게 하고 신앙을 흐린다”고 말했다. 한 콥틱복음교회 지도자는 “우리 기독교인들은 로마시대 이후 목격한 적이 없는 심각한 핍박과 고통의 시기를 겪고 있다”라고 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지난 20일까지 이집트 내에 적어도 58개 이상의 교회가 공격을 받아서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교회들은 물론 기독교 단체들, 선교기관들 역시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왜 이집트 교회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 일어나고 있는가?

물론 이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CNN 방송은 무슬림들이 콥틱 기독교인들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면서 이집트가 이슬람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을 보도했다. 전세계적으로 기독교 박해를 모니터하는 The Global Assault on Christians의 대표 Nina Shea는 무슬림형제단들은 자신들이 기독교인들을 공격하는 이유는 “교회가 이슬람과 무슬림을 대항하여 전쟁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오픈도어선교회 Jerry Dykstra 대변인은 “현재 이집트는 계속적으로 불타는 용광로와 같다. 기독교인들은 무슬림 지지자들 눈에 띄기만 해도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교회, 가정, 상점, 서점, 학교, 약국 등 모두가 약탈되고 불에 타고 파괴됐으며, 기독교인들이 거리에서 살해당하고 있다. 이집트를 위해 기도해달라. 이들이 더욱 담대함을 갖고 인내하면서 갈 수 있도록, 평화를 위한 과정에서 보호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2012년에 즉위한 콥트교회 교황 타와드로스 2세는 이집트 고유 기독교 분파인 콥트교회와 현지 기독교인들이 최악의 유혈사태 속에서 공격을 당하는 가운데 세계교회를 향해 기도를 부탁했다. 현지교회들에게는 결속과 이웃 사랑을 강조했다. 현지신문인 마스리 알욤은 “콥트교인들은 예배당들이 파괴되는 것을 이집트 회복을 위한 희생으로 간주한다”고 고백했다. 현재 이집트 인구는 8300만명 정도인데 콥트교회 등 기독교인 인구는 10-12% 정도라고 추산된다. 이집트 교회는 긴 핍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독교는 1세기 중엽인 주후 60년경 마가의 선교에서 시작됐다. 로마시대의 핍박을 거치면서 수많은 콥트교도들이 순교했다. 혹독한 로마의 박해를 거치면서도 사막의 수도원 유산과 콥트어 신약성경 등을 남겼다. 이후 사막의 수도사들에 의해 수도원운동이 확산되었다. 이집트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중심으로 오리겐과 아우구스티누스 등 신학자들을 배출했다. 또 아타나시우스와 키릴로스 같은 지도자들이 활동하기도 했다.

7세기에 이집트가 이슬람화 되면서 약화됐지만 신앙을 지켰고, 12세기 말까지 이집트가 완전히 이슬람화 되면서 14세기에 또 다시 콥트교회에 대한 박해가 시작됐다. 이들은 긴 역사의 격변기 속에서 핍박을 견디며 1900년 기독교 역사를 지켜왔다. 총신대 라은성 교수는 “콥트교회 역사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교회가 시작된 때부터 이집트 문화 속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4-5세기에는 유대파와 이교도 등과 싸웠다”고 말했다. 콥트교회는 칼케돈공의회 이후부터 이집트의 민족종교로 나타났고 다른 교회들과 예전과 의식에서 구별된다.

이집트 교회는 콥트정교회에 이어서 17세기부터 시작된 가톨릭의 노력으로 1899년 콥트 가톨릭교회가 생긴다. 당시 교인은 10만명 정도였다. 19세기 이후엔 교회교육에 힘썼다. 교회학교와 신학교를 세워 훈련시켰고 많은 젊은이들이 개혁성향을 가지게 된다. 1926년에는 미국선교부가 콥트복음교회를 세우면서 침체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세계기도정보의 편집자 제이슨 맨드릭은 “이집트교회는 1900년간 차별 속에서 신앙을 유지했다. 고난의 역사는 순교자의 교회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평했다. 이집트교회가 경험하는 핍박은 기독교 역사 가운데서 교회가 당한 핍박을 상징한다. 더 구체적으로 중동과 세계의 이슬람권 아래 있는 모든 교회와 성도들이 당하는 핍박을 상징한다. 아랍의 봄이 시작될 때 우리가 우려했던 것처럼 아랍권의 독재자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그냥 기뻐할 것만은 아니다. 역설적인 것은 독재자들이 있을 때에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이 억제되기도 한다. 하지만 권력의 공백이 생기면 과격한 이슬람주의자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나마 숨쉬기 어려운 아랍권의 성도들은 더 심한 핍박을 직면하게 된다. 반면에 이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세속주의자들이 통치하게 되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아랍권에 있는 성도들을 위한 기도는 이러한 흐름과 힘의 역학관계를 주시하면서 기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민주화도 중요하지만 누구에 의한 민주화인가를 무시할 수 없다. 감사하게도 이집트는 일단 유혈충돌사태가 진정되는 것처럼 보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유혈대치 속에서 죽임을 당했다. 너무도 안타깝다. 또한 그 소용돌이 속에서 교회가 생존에 대한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정국이 안정되면서 교회와 성도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도 줄어들게 되기를 소원한다.

하나님은 열국을 향하신 위대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 주님이 재림하시는 날 이 땅의 모든 나라와 족속과 방언들 속에서 성도들이 일어나 함께 주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주님의 지상명령처럼 땅끝까지 나가야한다. 또한 내 주변에 있는 다른 민족들에게 복음으로 나가는 수고가 필요하다. 우리가 소원하는 이집트의 봄은 꽁꽁 얼어붙은 이집트인들의 마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으로 녹아지는 것이다. 위기 속에 있는 이집트와 특별히 이집트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집중적인 중보기도가 필요하다.

이집트교회와 성도들이 핍박을 당해 피를 흘렸다. 이 희생 후에 하나님이 이집트에 주시는 부흥이 오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이집트가 전 아랍권을 향하여 복음을 전파하는 전진기지로 일어나게 되기를 간구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했듯이 성도들의 당하는 핍박 속에서 함께하시고 항상 공급하시는 하나님의 강력한 은혜와 긍휼히 여기심이 넘칠 것을 믿는다. ▲이메일:revdavidkim@yahoo.com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