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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눈으로 본 세상

연방결혼보호법에 대한 대법원 위헌판결

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미국 가정의 지축을 흔드는 대법원 판결이 지난 6월 26일 내려졌다. 두 가지 판결이 내렸다. 첫 번째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이성간 결합으로 규정한 연방결혼보호법(DOMA, Defense of Marriage Act)에 대해 대법원 판사 9명중 5대4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둘째로는 동성결혼을 금지한 캘리포니아주 ‘개정법 8조’(Proposition8)에 대해서도 위헌판결을 내렸다. 캘리포니아주에선 다시 동성결혼이 허용되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모든 주가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하는지는 결론을 유보했다.

미국은 현재 뉴욕주, 워싱턴주, 뉴햄프셔주, 아이오와주, 델라웨어주, 미네소타주, 메릴랜드주, 코네티컷주, 버몬트주, 메인주, 매사추세츠주, 로드아일랜드주 등 12개 주와 워싱턴DC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것처럼 “캘리포니아가 사실상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주가 된다면 미국 인구의 30%정도가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지역에 사는 셈이 되었다.

DOMA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앞으로 미국의 향방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선거 때마다 선출될 대통령이 임기 중에 몇 명의 대법원 판사를 임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어왔다. 대통령의 임기는 제한되어져 있지만 대법원판사는 종신직이고 이들은 미국의 흐름을 바꾸는 중대한 결정들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이 일으킨 또 다른 논쟁은 ‘의회가 절대다수로 결정한 법률을 대법원에서 위헌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논란이다. DOMA연방법은 클린턴정부 때인 1996년 초당적으로 합의해 처리했다. 따라서 그 자체가 헌법에 부합하는 것이고, 위헌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연방결혼보호법은 당시 상하원의 절대적인 찬성으로(하원: 찬성342 반대67, 상원: 찬성85, 반대14) 통과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됐다. 그것을 몇 명의 대법관들이 뒤집은 결과가 되었다.

DOMA를 합헌으로 주장한 스캘리아 대법관 주장처럼 “다수의견은 민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복잡한 문제인데 판결로 단순하게 처리한 것”이 되었다. 그런 면에서 동성애인권단체들의 전략은 성공하고 있다. 그들은 동성결혼에 대한 유리한 사법적인 판례를 만드는 작업을 주도면밀하게 시도를 해왔다. 과거의 흑인인권이나 여성인권과 같이 사법부를 통한 전체 흐름을 바꾸려는 작전의 열매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동성결혼은 우리에게는 신앙원리의 문제지만 정치인들에게는 매우 정치적인 문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마자 “역사적 진전을 이룬 판결”이라고 했으며 2016년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전 국무장관도 동성결혼을 공개지지 선언했다. 정치인들의 이러한 행보는 인기를 얻기 위한 표퓰리즘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가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의 72%가 동성결혼 합법화가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지난 2004년의 같은 조사에서 나온 59%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심지어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절반이 넘는 59%도 “합법화가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이제는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추세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조만간 공화당소속 대선주자도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날이 불가피하게 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물론 보수 혹은 기독교계 등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측도 여전히 많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5%는 동성애는 죄악으로 보고 있고, 56%는 동성결혼이 종교적 신념에 반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사회적인 변화에 따라 동성애나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세력의 약화가 초래되고 있다.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변화시키기 위한 ‘엑스-게이’ 운동을 1976년부터 주도해왔던 엑소더스 인터내셔널(EI)이 37년 만에 해산을 결정했다.

이번에 물론 9명의 대법관들이 5대4로 나뉘어 결론을 내린 점을 보고 밝은 전망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언제든지 구체적 상황에 따라 판결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미국의 결정이 미치는 세계적인 영향은 매우 크다. 금년 초 필자가 본지에 실은 ‘세계적인 동성애 논쟁’처럼 동성애 합법화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2월 영국 하원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가결된데 이어 프랑스 하원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통과됐다. 왜 동성결혼 합법화 바람이 거세게 일어나는가?

첫째로, 동성결혼 옹호자들의 세계적인 연대와 조직적인 준비이다. 그들은 긴 싸움을 각오하고 이를 위해서 체계적이고 세계적인 연대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어가려 한다. 둘째로, 동성애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미디어의 지속적인 영향 때문이다. 1980년대로부터 동성애 관계를 정상으로 보이게 하고 미화하는 수많은 TV 영화 동영상 등이 생겨났다. 이제는 동성애가 더 이상 화제꺼리도 아니다. 진보 혹은 자유주의자들의 동성애를 동조 혹은 미화하는 견해가 신문 잡지나 책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셋째로, 클린턴 때부터 시작되어 오바마의 두 번 선거에서 두드러졌던 소위 게이(Gay)그룹의 정치자금이나 정치영향력의 확대도 한몫 했을 듯하다. 넷째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신앙의 쇠퇴이다. 미국 애머스트대 바제트 교수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 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나라에서 동성결혼이 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가 아닌가?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의 갈 길은 무엇인가?

기억할 것은 연방헌법 수정제10조에는 헌법에 의해 연방정부에 위임되지 않은 권한은 주정부에 속한다고 나와 있다. 영어로 Police Power라고 되어있어서 경찰의 권한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법에 보장되는 모든 권리를 계속 향유할 수 있도록 공공질서와 치안을 유지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편리, 안전, 도덕, 건강 및 번영추구를 가능케 하는 정부의 광범위한 권한은 주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혼이나 이혼법은 연방법이 아니라 주법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수많은 주들에서 외로운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도 두 손을 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런 이슈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의사표현에 참여를 해야 한다.

무엇이 성경적인 결혼인가 하는 것은 분명하다. 성경은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말씀하신다(창2:18-25, 마19:3-6, 롬1:26-27, 엡5:22-33). 결혼은 성경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인 복음의 내용과 그리스도와 신부인 교회와의 영적인 연합을 설명한다. 그래서 공격받는 것은 아닐까. 성경은 또한 동성애에 대해서도 죄라고 증거한다(레18:22, 20:13; 딤전1:9-10; 고전6:9-10; 롬1:26-27).

우리의 시대는 정부나 사법부의 결정이 비성경적일 때 개인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이런 종류의 이슈는 이것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오직 시작일 뿐이다. 주님이 오시는 날이 가까울수록 더 많은 타락과 배교와 불의를 보게 될 것이다. 동성결혼은 우리와는 직접 관계없다고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성경말씀과 반대되는 법률들이 제정되고 나에게 복종을 강요할 때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가? 첫째로, 지도자들과 이웃들을 위해서 기도하자. 외로운 싸움이다. 지속적인 힘을 주시기를 구해야 한다. 둘째로, 우리는 성경적인 결혼과 성경이 말하는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하여 용기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모든 생활의 현장에서 즉 개인적인 생활에서는 물론이고, 교회에서도, 그리고 사회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성경적인 결혼의 모습을 설명하고, 증거해야 한다. 셋째로,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인 가정과 결혼생활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날 수 있도록 잘 감당해야 한다. 성경적인 가정의 행복함을 보여야 한다.

법정의 판결은 결코 하나님의 말씀의 법을 능가할 수 없다. 비록 결혼보호법이 위헌으로 판결됐지만 결코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동성결혼의 문제가 평등권의 문제가 된 이상 목회자가 동성결혼을 죄라고 설교하거나 동성결혼 주례를 거부할 경우 명백한 차별로 규정된다. 신앙을 잃어가는 사회가 갈 길은 너무도 분명하다.

이런 소용돌이를 보면서 미국의 조셉 마테라 목사가 쓴 글 “과잉은혜에 사로잡힌 교회들의 8가지 특징”이 문득 생각난다. 그는 그동안 은혜에만 치중한 나머지 성경의 본질을 증거하지 않았던 설교자의 잘못을 강력하게 지적했다. 오늘 이런 결과는 강단에서 죄, 심판, 지옥, 십일조, 구약이 사라져 버린 소위 평안을 외치는 거짓 평안의 메시지의 결과는 아닌가? 온전한 복음이 아니라 반쪽 복음만을 증거한 죄의 열매는 아닌가?

▲이메일:revdavid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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