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미국의 대선이 끝났고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다. 미국의 정국은 특별한 정치적 변화가 없이 진행될 것 같다. 승리를 축하하는 사람이나 아쉬워하는 사람이나 모두 앞으로 미국이 어떤 길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염려가 동시에 교차한다. 이번 선거의 중요한 쟁점은 경제문제였음에도 공화당의 후보 롬니는 국민들에게 자기와 공화당이 실패를 많이 한 오바마 정부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고 설득하기를 실패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신앙을 중심으로 한 이슈들도 노출되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롬니가 버지니아 유세에서 우리가 많이 들었던 질문, “In God We Trust”라는 표현을 동전에서 제거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의 대답을 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하나님 의 이름을 the Pledge of Allegiance에서 빼지 않고, 공화당의 강령에서도 빼지 않고, 동전에서도 빼지 않고, 하나님을 내 마음에서도 빼지 않겠다”라고 연설했다. 그의 연설은 의도적이고 정치적이었다.
롬니는 오바마에 대해 직접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사실은 오바마의 종교적인 성향에 대한 공격이었다. 2010년 11월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이었던 오바마는 “미국의 모토는 E Pluribus Unum(의미는 다수에서 하나로)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에서 하나로’ 라는 표현은 국가의 인장에는 들어가 있지만 국가적인 모토는 아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오바마 대통령의 신앙과 속마음을 훔쳐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롬니의 의도는 또한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하나님 이름을 제외하려고 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물론 나중에 민주당은 결정을 번복하여 정강에 ‘under God, 하나님’을 다시 포함시켰다. 롬니는 더 나아가서 하나님 없는 동전, 하나님의 이름이 빠진 동전을 발행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의 연설 며칠 전에 전국적으로 이메일이 돌았는데 소리지르는 대문자로 “IN GOD WE TRUST IS GONE!!!”라고 쓰여 있었다. 많은 미국인들이 동전에 있는 “In God We Trust”를 미국의 자랑스러운 모토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돈에 하나님이 이름이 들어가게 되었을까?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표현은 1812년에 지은 가장 많이 불리어지는 국가 중에 하나인 The Star Spangled Banner라는 노래에도 들어가 있다. 남북전쟁의 정치적 감정적 정서를 듬뿍 담고 있다. Brian Burrell에 따르면 이것은 남북전쟁시의 연합군의 모토가 되었다. 1861년 M. R. Watkinson 목사는 이 모토를 동전에 넣기를 청원했다. 1864년에 의회의 승인에 걸쳐서 재무성에서 1센트와 2센트 동전에 이 문구를 넣기를 시작했다. 다음해에는 IN GOD WE TRUST 라는 표현이 금화에 은화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이 모토는 도중에 사라지기도 했다. 1883년에는 5센트 동전에서 사라지고, 1938년도에 다시 기록되었다. 1908년에 의회는 의무적으로 이 표현을 넣도록 했고, 1938년도에는 미국의 모든 동전에 모토를 새겨 넣었다. 이 모토는 1956년 냉전시대의 어려운 때에 의회의 승인을 거쳐서 종이화폐에도 들어가게 되고, 또한 국가적인 모토가 되었다. 50년이 지난 2006년에는 상원에서 이 모토를 미국의 공식적인 모토로 결정을 했다. 2011년 하원은 다시 모토를 재확인해서 결정했다. 2003년도의, USA투데이, CNN과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90%가 모토를 동전에 사용하는 것을 찬성을 했다.
In God We Trust 라는 표현은 다른 종교계에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슬림들도 코란의 표현과 유사하다고 해서 찬성하고, 심지어는 힌두교에서도 범신론을 믿기 때문에 그들의 정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신론자들이나 일부 반기독교적인 단체들은 이 표현을 헌법과 종이화폐와 동전에서 빼기 위해서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동전은 2007년부터 발행되는 미 역대 대통령 동전이다. 법은 대통령의 화상은 전면에, 자유의 상은 뒷면에, 그리고 동전의 테두리의 얇은 옆면에는 발행연도, 그리고 “E Pluribus Unum”과 “In God We Trust”라는 표현을 함께 새기도록 되었다. 그러나 발행한 동전 중에서 수를 발표하지 않은 숫자의 동전에서 옆면에 새겨야 할 미국의 모토인 “In God We Trust”가 빠졌다. 큰 항의를 가지고 왔다. 동전 보이코트 운동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미국의 모토를 옆면에 새기는 것은 바로 문제가 되었다. 2007년에 하원에 통과된 법은 이 모토를 반드시 ‘앞면에 새길 것’을 결정했다. 인디아나 하원의원 Dan Burton은 “한번 선하신 주님께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 회오리바람을 거두게 된다. 지금 이 나라는 그럴 여유가 없다”라고 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하나님의 이름을 옆면이 아니라 정면에 새기도록 하는 법에 사인을 했다.
처음에 미국의 모토가 동전에서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올 일이 벌써 왔는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을 보면서 약간의 오해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을 제외하는 일은 세상 시스템의 목표이다. 앞으로 언젠가 이 모토가 빠지게 될 날이 오더라도 놀랄 것이 없다. 궁극적으로 세계의 재정시스템이 가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토가 신앙적인 모토이기는 하지만 왜 미국인들이 동전에 새긴 모토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까?
고대시대부터 동전의 화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로마시대에도 황제들은 자기의 얼굴을 동전에 새겼다. 예수님도 동전의 화상을 통해서 영적인 교훈의 적용을 가르쳐주셨다.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문제를 놓고 예수님을 시험할 때에, 예수님은 그 화상과 글이 누구의 얼굴인가 물으셨다(막12:16). 그리고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께 드리는 성전의 동전은 하나님께 라고 분명한 교훈을 주셨다. 우리에게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화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글이 어떤 글인가가 중요하다. 모토의 내용은 누구에게 속한 것인가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In God We Trust라는 표현의 중요성은 그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도 된다. 하지만 국가적인 모토가 동전이나 화폐에서 들어가거나 빠진다는 것은 중요성이 바뀌는 것이니 주의를 기우림이 마땅하다. 미국의 모토는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심리적인 효과가 있다. 하나님의 이름을 동전에 새긴다는 것은 중요하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귀한 일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화폐나 동전에 새긴 모토보다도 우리의 마음에 새긴 모토다. 모토가 새겨진 동전이나 화폐를 쓴다고 해도 정말로 하나님을 믿고 신뢰함이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모토가 새긴 돈을 바닥에 깔아 놓는다고 해도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 돈을 내 마음대로 사용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십자가를 목에 걸어도 주님의 십자가를 지지 않는 생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콘스탄틴은 십자가를 보고 승리한 후에 십자가를 새겨 넣었다고 했다. 그 후에 십자가는 전쟁의 수호신이 되었다. 중세의 십자군전쟁 때에 십자군들은 십자가를 새겨 넣으면서 자신의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심지어는 히틀러군대의 허리띠에는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한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었다고 한다. 미국의 모토도 그런 수준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또한 신앙적인 모토가 새겨진 동전이나 화폐가 돈의 사용을 정당화시켜주지는 못한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하면서 바로 그 돈을 사람을 죽이거나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악을 행하는데 사용한다면 그 무슨 의미가 있을까? 도리어 하나님께 대한 모독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모독은 지금도 알게 모르게 행해지고 있지 않는가?
세상은 돈을 신으로 섬긴다. 모든 우상숭배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동전에 쓰여진 미국의 모토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In God We Trust라는 표현 속에서 신앙적 가치관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쓰여지는 물질이 귀한 것임을 보여준다.
In Money We Trust의 세계관 속에서 In God We Trust의 신앙적 세계관의 순종이 있기를 갈망한다. ▲이메일:revdavidkim@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