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우리의 세대는 전세계적으로 부패한 시대이다. 한국이 또 다시 부패에 대한 검찰의 조사로 시끄럽다. 현직 대통령의 형을 포함한 측근들의 부패로 현직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여당은 공천에 대한 금품수수로, 야당의 원내대표도 뇌물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의 부패에 대한 폭로와 구속으로 온 나라가 소용돌이친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임기후 현대판 유배를 가기도 하고, 또한 부패혐의 때문에 자살까지 한 기상천외한 일도 있었다. 물론 부정부패는 우리의 문제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부정부패로 인하여 정권이 바뀌고 나라가 뒤흔들리고 시민혁명이 일어난다. 부정부패는 권력을 설명하는 세계 공용어라고 할 수 있다. 부패하지 않은 정권이 없고, 부패하지 않은 권력이 없다. 사람들은 권력을 잡고 있는 동안에 부정부패를 통해서라도 원하는 것들을 얻으려한다. 비록 그것이 불나방이 불을 향하여 달려드는 것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그래서 새로운 용어도 나왔다.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이다. CPI 는 부패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인식정도를 뜻한다. 전세계의 기업인,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의 견해를 반영 조사하여 국가별 순위를 매긴다. (TI)는 매년 국가별 청렴도 순위를 발표한다. 국제투명성기구는 1994년에 조사를 시작했고 1995년부터 CPI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TI의 Cobus de Swardt는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민들의 부패인식지수에 대한 각성은 부패한 나라와 지도자들을 경고하며 이것이 성공할 경우에 자국민들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부패인식지수 CPI는 숫자가 높을수록 부패하지 않은 것이다. 가장 깨끗한 상태를 의미하는 10에서 가장 부패한 것을 나타내는 0의 범위에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나라들, 즉 70%의 나라의 CPI지수가 5.0미만이며, 개발도상국들은 90% 이상이 5.0미만이다. 온통 부패했다는 말이다. CPI숫자를 노란색과 빨간색 사이의 코드로 변환시켜 보았더니 아시아도, 중앙아시아도, 동구권도, 남아메리카 대륙도, 아프리카도 온통 새빨갛다. 온통 부패했다는 말이다. 크게 말하면 그나마 기독교국가들, 혹은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던 나라들의 부패도는 많이 낮은 편이다.
한국의 시사과 한국반부패정책학회가 공동으로 2011대한민국 부패지수를 측정해 보았다. 국내의 87.5%가 “한국사회가 부패하다”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과연 국제사회에서 보고 있는 한국의 부패정도는 어느 수준일까? 국제투명성기구가 2011년 부패인식지수를 발표했다. 한국은 183개국 중 43위로 지난해보다 4단계 아래로 떨어졌다. OECD국가 중에서는 34개국 중 27위로 최하위권이다. OECD회원국의 평균 CPI 6.97에 비교해도 한국은 5.4로 더 많이 부패해 있다고 말한다. 가장 부패인식지수가 높은 청렴한 나라의 1위는 뉴질랜드(9.5)이다. 그 다음이 덴마크, 핀란드(9.4), 스웨덴(9.3), 싱가포르(9.2), 노르웨이(9.0), 네델란드(8.9), 오스트레일리아, 스위스(8.8), 10위는 캐나다(8.7) 순서이다. 반면에 가장 부패한 나라는 소말리아와 북한(1.0)이 불명예스러운 부패국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24위로 7.1이고, 일본은 8.0으로 14위이다. 한국은 주변 나라들과 비교해도 부패의 정도가 더 심하다. CPI는 한국의 부패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는 유일한 지표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먼저 큰 그림을 보기위해서 대륙별로 살펴보자. 대부분의 아랍국가들은 CPI가 4.0이하로 부패가 매우 심했다. TI에서는 아랍국가들에서 일어나는 시민혁명인 ‘아랍의 봄’이 있기 전에 이미 해당국가들의 부패의 정도가 심각함을 지적한 바가 있었다. 세계 사람들에게 이집트는 물론이고, 리비아와 예멘은 가장 부패한 나라 중에 하나라고 인식되어진다. 국가들이 부패방지법을 만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레바논은 법이 있음에도 CPI가 2.5이고, 요즈음에 문제가 되는 시리아는 2.9로 순위가 129위로 부패한 나라들이다. 이라크는 CPI가 1.8로서 극도의 부패함이 사회적인 모든 영역에 만연되어져 있다. 이런 만연된 부정부패는 이라크 문제가 미국이 군수물자나 방위능력을 증진시킴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의 나라들도 부패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오직 보츠와나를 포함한 3-4개의 나라들만이 부패인식지수가 5.0이상일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부패의 온상이다. 아메리카대륙도 마찬가지이다. 183개국 중에서 32개국이 아메리카 대륙에 있다. 그중에 2/3 이상의 나라들이 세계순위에서 중간이상의 부패도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부패의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TI에서는 세계적 회사별로도 부패인식지수를 조사했다. 2011년 통계에 의하면 가장 부패한 회사는 Bank of China(1.1)이고, 그다음은 부패한 회사들은 Honda Motor와 China Construction Bank가 1.9로, 그리고 Amazon.com과 Toyota Motor는 지수가 2.8이다. 물론, 세계적인 회사들이 부도덕한 재정관리와 부패로 세계경제에 큰 위기를 몰고 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알만한 세계적인 회사들이 이정도로 부패가 심하다는 사실은 또 다른 충격이다.
성경은 부패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가? 세계적인 부패인식지수의 조사는 하나님의 말씀이 전적으로 맞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성경은 모든 사람들이 죄를 범했고(롬3:20),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롬1:20)라고 했다. 성경은 인간의 죄악과 부패를 결단코 미화하지도 당연시하지도 않는다. 범죄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린 인간은 전적으로 부패했다. 인간의 역사는 부패의 역사이다. 반면에 하나님의 역사는 죄로 부패하여 타락한 인생을 구원하시는 구속의 역사이다.
성경은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하다”(창6:5) 하셨다. 어려서부터 마음의 계획이 악하다(창8:21). 그래서 노아의 홍수가 왔고, 바벨탑의 혼돈이 생겼고, 소돔과 고모라가 망했다(창13:13).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가나안 족속들의 죄악이 관영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광야에서 이미 부패했다(출32:7). 이 세상 만물 가운데서 가장 부패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렘17:7). 성경은 단 한마디도 틀림이 없다.
왜 부패한가? 성경은 하나님을 믿지 않을 때에 인생은 필연적으로 부패한다고 말한다.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소행이 가증하며 악을 행한다(시14:1, 53:1). 부패는 하나님을 부인함으로 시작해서 개인과 가정과 사회와 문명의 멸망으로, 영원한 멸망으로 몰고 간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버림으로 하나님 외에 모든 것들을 숭배하는 우상숭배와 탐심과 부패의 노예가 된다. 마치 썩은 것에 파리가 꼬이듯이 하나님을 버릴 때에 부패는 자동적으로 찾아온다.
하지만 믿는 우리도 교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하나님의 백성들도 부패할 수 있다(사1:4). 선지자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의 부정부패와 죄악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회개를 촉구했다. 또한 권력이 있어서만 부패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계층의 부패는 전세계의 절망적인 현주소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성전 안에서도 부패했다. 예수님 당시의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편의주의와 물질주의에 빠졌다. 이권이 관심거리였다. 부패는 자생능력이 없다. 부패는 스스로 회복할 수 없다. 부패는 척결되어져야 하며, 씻겨져야 하며, 회개함으로 용서함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하박국은 부흥을 간구했다. 주님의 일으키시는 회개의 운동이, 주님의 보혈로 씻음만이 개인도 가정도 나라와 민족들도 부패를 버리게 하고 살게 한다.
나는 부패에 대하여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가? 나의 영적 부패인식지수가 어디를 가리키고 있는가? 또한 하나님께서 나와 교회와 나라와 민족의 부패에 대하여 점수를 매기실 때 그 점수는 과연 어떻게 될까? 두렵고 떨림으로 설 수밖에 없다. 주님의 긍휼에 의지하여 회개함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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