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29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이 신청한 예수출생지로 알려진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를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승인하였다. 더 나아가서 유네스코는 예수탄생교회를 조속한 보전대책이 필요한 위기유산으로 등록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일부 국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가입하였다.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가 세계문화유산에 들어간 것이 잘된 것이지 않는가 하는 반응이 있다. 그렇다. 교회의 보존과 성지순례의 자유스러움을 위해서 잘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불안한 지역사정에 의하여 성지 순례객들의 마음을 조이게 하고, 또한 위험하기도 했었다. 이번 결정으로 성지 순례가 촉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하지만 이번의 일들은 기독교 신앙의 유산을 보존하려는 생각이나, 성경적인 혹은 신앙적인 동기에서 진행된 일이 아니다. 매우 정치적인 동기들이 이 일에 바탕을 이루고 있다. 여러 번 주인이 바뀌었던 베들레헴은 1995년도 이후부터 팔레스타인이 지배하고 있다. 이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유네스코의 결정을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그들은 “(교회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으로 파손 위협을 받고 있다”고 국제적 보호의 필요성을 호소해왔다. 유네스코의 결정이 있자마자 팔레스타인 정부의 칼키는 성명을 내고 “국제적인 기관에서 팔레스타인의 승리는 이스라엘의 점령의 끝을 맺는 시작이다”라고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팔레스타인 문화정보부의 하난 아쉬라위는 “정치적으로 중요하다. 그 이유는 우리의 땅, 우리의 삶, 우리의 문화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제의 약화의 시작을 의미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은 크게 반발을 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예수탄생교회의 유산 등재에는 찬성하지만,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를 이스라엘에 대항할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엔의 신뢰와 이미지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 역시 유네스코 대표부에 성명을 내고 “이를 긴급 사안으로 처리한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반대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을 제외한 팔레스타인의 단독 신청에 따른 결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유네스코가 교회를 세계위험유산으로 동시에 인정한 데 대해 크게 반발했다. 팔레스타인의 주장은 이곳이 이스라엘 치하에서 파괴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서방의 전문가들과 크리스처니티 투데이의 웨버(Jeremy Webber)는 베들레헴교회를 관리하고 있는 3개의 기독교 교단들의 입장을 보도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주장에 대하여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를 이스라엘을 반대하는 정치적인 도구화 하는 것을 반대한다. 이런 팔레스타인의 시도가 이스라엘과의 평화회담을 방해하는 요소로 주장해왔다. 이스라엘은 “온 세계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성지인 이 교회에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 의하여 더렵혀졌음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팔레스타인의 테러분자들이 2002년도의 총기를 들고 교회에 난입한 사건을 지적했다. 그런 그들이 교회의 보호를 주장하는 것은 순전한 정치적인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사실 예수탄생교회는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로 2010년에만 관광객 150만 명이 다녀갔다. 이 예수탄생교회는 약 1700년 전에 세워졌고, 기독교인들에게는 예루살렘 옛 시가지에 있는 성묘교회에 버금가는 성지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약 1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이다. 베들레헴이라는 이름의 뜻은 떡집이라는 뜻이다. 다윗의 고향이고, 다윗의 후손인 메시야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셨다. 바로 이 떡집에서 생명의 떡이 되시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것이다. 베들레헴은 해발 777미터의 산지에 위치해 있다. 또한 베들레헴 북쪽 입구 쪽으로 유대인의 성지인 라헬의 무덤이 있다.
지금 베들레헴에는 무슬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그리스도인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팔레스타인의 무슬림들과 유대인들 사이에서 이중의 핍박과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지역을 떠나 외국으로 나가서 이제는 기독교인들이 소수가 되었다.
현대의 베들레헴의 모습을 보면서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사람들의 죄악된 마음은 변함이 없음을 느낀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당시의 베들레헴은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다. 그냥 조그만 마을이었을 뿐이다. 온 세상은 만왕의 왕이시며, 만군의 주가 되시는 예수님이 베들레헴에 태어나셨을 때에도 전혀 반기지 않았다. 들에서 밤에 양을 치던 힘없고 가난한 목자들만이 예수님의 탄생의 현장에 와서 경배했을 뿐이다.
예루살렘의 헤롯의 궁전에서와 성전의 종교지도자들에는 소동이 일어났었다. 멀리 동방에서 박사들이 찾아와서 유대에 태어나신 왕을 찾았기 때문이다. 헤롯은 공포에 떨었다. 그렇지 않아도 헤롯은 자기의 왕권을 빼앗길까봐 자기의 아내도 삼촌도 무자비하게 죽였던 악명 높은 피의 군주이었다. 그는 자기의 암살의 위험을 두려워해서 아무도 믿지 않았다. 처처에 도피처를 지었다. 유대인의 왕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해하려고 베들레헴 유아학살 음모를 세우고 진행한다. 그리고 헤롯은 수많은 어린이들을 학살함으로 예수님을 맞았다. 베들레헴은 피로 물들여졌다. 이것이 메시야를 맞는 정치세력의 반응이었다. 종교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종교적인 기득권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했다. 그들은 베들레헴에 메시야가 탄생하실 것을 알면서 그 누구도 경배하러 떠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오시는 왕이신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주님의 길을 예비하려고 헌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의 주관자이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구원의 계획을 하나하나 이루어가셨다. 그래서 구약에 예언된 모든 예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통해서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이루어지도록 섭리하시고 역사하셨다.
세월이 흘러도 사람의 이기적인 시도는 변하지 않았다. 베들레헴의 세계문화 유산등록을 단독 추진하던 사람들도 단독 등록을 반대하던 사람들도 결단코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팔레스타인은 예수탄생교회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것을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인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님을 빙자하여 어떻게 하면 이스라엘의 압제를 세계에 알리고 그 위상을 국제적으로 손상시킬까 궁리한다. 극히 소수의 그리스도인들을 제외한 모든 팔레스타인들은 무슬림들이다. 무슬림들이 예수탄생교회의 세계문화유산등록을 기뻐할 이유가 없다.
이스라엘은 예수탄생교회가 세계문화 유산등록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기분이 나쁜 팔레스타인에 의하여 결정된 것이 싫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이 이런 일들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정치적으로 국제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싫다. 예수님을 위하여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다.
이렇듯이 베들레헴 세계문화유산등록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미국을 위시한 주변의 나라들에게 묘한 기류를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비슷한 소리를 낸다고 하지만 그 속 입장과 생각이 전혀 다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이스라엘과 중동은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주변의 나라들은 자기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온 세계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를 통해서 역사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나갈 것이다.
이번의 유네스코의 결정을 통해서 팔레스타인과 베들레헴의 고통 받는 기독교인들에게 유익한 일들을 일어나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한 구원의 길이 열리며, 지역의 평안을 통해서 상한 심령들에게 복음의 씨앗들이 풍성하게 뿌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이 모든 논쟁 속에서 역사의 주인공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앙망한다. ▲이메일: revdavidkim@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