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김혜천 목사
미국 도덕성의 현주소는 어디에 와 있는가? 미국인의 양심의 예민함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은 그래도 기독교인들이 많은 나라인데 미국사람들이 죄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질까? 이번에 보고된 갤럽조사는 미국인들의 정치적인 이슈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 주었다. 이 조사를 통해서 도덕적인 현주소를 어느 정도 알 수가 있다.
The Athlantic의 몰리 볼은 이번 달 갤럽조사를 인용해서 미국인들이 가진 도덕적 태도와 성향을 정리 보도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조사는 미국인들이 산아제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포르노, 복제, 부정에 대하여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들은 산아제한과 노름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짐승을 죽여서 만든 털옷을 입는 것이나 사형제도나 유산에 대해서는 음란 포르노보다 더 수용적이다. 미국인들은 자살, 일부다처제, 인간복제는 배우자에게 부정을 행하는 것보다 더 도덕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최근에 정치적으로 일어나는 산아제한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산아제한은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모든 이슈들보다 높았다. 수용과 거부의 차이가 81점이나 더 많았다(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89%.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 8%). 산아제한을 반대하는 가톨릭의 교인들마저도 도덕적으로 수용한다는 사람이 82%가 되었다. 민주당이 이 정치적인 쟁점에 자신이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비록 정치적 논쟁의 핵심은 보다 더 큰 이슈인 종교적 자유와 정부의 규제에 대한 것이지만 산아제한에 대한 사람들의 도덕적인 이유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흥미로운 것은 다른 여러 가지 죄에 대한 미국인들이 가진 다양한 태도이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노름(수용 64% 반대 31%)과 이혼(수용 67% 반대 25%)는 종교적으로 금하고 있음에도 폭넓게 수용되고 있다.
반면에 성적인 부정에 대한 판단은 단호하다. 89%의 사람들이 배우자를 속이고 혼외관계를 맺는 것은 부도덕적이라 했다. 이런 결과는 왜 미국사람들이 성추문을 낸 빌 클린턴이나 대선주자이었다고 탈락한 존 에드워드 등에 대한 냉담한 태도가 유럽과 한국의 사람들과 다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것은 인간복제(86%)나 일부다처(86%) 혹은 자살(80%)보다 더 높은 거부이다.
또한 털옷을 입는 것이나 줄기세포 연구는 폭넓게 수용되고 있다(60%). 노름이나 동성애, 혼외자녀 등도 약간의 차이로 더 수용적이다(54%). 또한 유산은 51%의 사람이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결과를 보면 왜 이런 내용들이 뜨거운 정치적인 이슈가 되는 지를 보여준다.
성도들만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 의하면 일반 대중과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의 차이의 정도를 보여준다. 복음주의자들의 도덕적인 이슈들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복음주의자들은 간음은 100%, 험담하는 것은 98%, 맹세하는 것은 97%, 인종차별은 96%, 세금보고 하지 않는 것은 94%, 많은 잔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은 94%가 죄라고 생각했다. 유산은 94%, 음란물은 93%, 동성애는 93%, 혼전동거는 92%, 마약은 91%, 술취함은 90%가 죄라고 생각한다. 배우자 외에 음란한 생각하는 것은 84%, 동성애적 생각은 76%,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음은 69%,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하얀 거짓말은 66%, 노름은 65%가 죄라고 생각한다. 담배는 47%, 십일조하지 않는 것은 42%가 죄로 생각했다.
한편 미국인들의 음란물에 대한 태도는 의외이다. 미국인 중에서 2배가 가까운 64%가 음란물은 부도덕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세계의 포르노 마켓은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런 차이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사실은 죄라고 생각하는 것과 죄를 짓는 것과는 항상 일치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가책을 무릅쓰고 죄를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갤럽의 이번 조사는 성도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도덕관이라서 더 흥미롭다. 통계는 어느 정점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포착하는 스냅샷(snapshot)이다. 정치인들은 통계숫자에 민감하고 숫자를 높이고 낮추기 위하여 전략을 세우고 행하지만 성도들은 통계숫자를 따라갈 수는 없다. 진리는 투표로 결정될 수 없다. 빌라도의 재판이 불의였던 것은 빌라도나 유대의 종교지도자들이 모두 다수결, 큰 목소리, 많은 소리, 자기들의 정치적인 유익을 선택하고 따랐기 때문이다. 사람의 소리로 하나님의 뜻을 덮으려 한 것이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지는 않다. 죄를 죄로 규정하는 것은 인기투표나 지지도에 의하여 결정할 수는 없다. 우리가 죄에 대하여 가진 기준은 성경말씀이다. 성경이 죄라고 말씀하시면 죄이다. 성경이 죄라고 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죄가 아니라고 해도 죄이고, 성경이 죄라고 말씀하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이 다 싫어해도 죄가 아니다.
또한 사람들은 자기가 어떤 죄를 지으면 그 죄에 대하여 관대해진다. 그 죄를 합리화를 시킨다. 그 죄를 미화시키고 그 죄를 지은 사람들에 대하여 더 수용적이게 된다. 그리고 그 죄에 대하여 큰 소리를 내지 못한다. 양심의 가책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적인 이슈에 대한 숫자를 그대로 믿을 수만은 없다.
또한 사람은 때로는 자신의 생각과 반대를 표현하기도 한다. 같은 죄를 지은 사람이 같은 죄를 지은 다른 사람을 심하게 공격할 수도 있다. 다윗이 나단 선지자가 이야기하는 못된 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크게 흥분한 것과 같다. TV전도자 짐 베이커 스캔들이 표면화되어서 시끄러울 때 지미 스와가트가 자기도 같은 죄를 짓고 있으면서 공공방송에서 인터뷰를 하던 스와가트는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짐 베이커는 하나님나라에서 암과 같은 존재이니 제거되어야 한다”라고 했었다. 죄성이 드러나는 심리현상이다. 사람들의 양심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의 형상의 또 다른 증거이다. 인간의 타락으로 깨어졌지만 그래도 산산조각난 유리조각에 부분적이지만 우리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기능이 살아있다. 이것은 일반 은총이다.
또한 양심은 모두가 다 같은 양심이 아니다. 악한 양심이 있고 더러운 양심도 있고 화인 맞은 양심도 있다. 다 선한 양심이거나 깨끗한 양심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양심은 더 예민하고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또 사람들은 어느 죄는 다른 죄보다 더 크게 여기고 혹은 가볍게 여기기도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의 양심은 화인을 맞아서 감각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악의 화신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미국인들이 도덕적인 이슈들에 대한 태도는 현재의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현재의 미국인들의 도덕적 태도의 변화를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교회는 이러한 이슈들에 대하여 대답할 말을 준비해야 한다(벧전3:15). 우리는 먼저 성경이 이러한 이슈들에 대하여 어떤 가르침을 주시는지 배워야 한다.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고, 또한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교회의 강단에서나 성경공부를 통해서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직접 간접으로 전해주어야 한다.
특별히 자녀들에게도 이러한 도덕적 이슈들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하다. 자녀들은 학교에서 특별한 도덕교육을 받지 않는다. 그냥 놓아둔다면 도덕성의 퇴락과 함께 점점 세속화되어 갈 것이다. 갤럽이 신앙적인 이슈들에 대하여 조사했다면 성도들과의 더욱 더 큰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을 것이다.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미국의 도덕성의 현주소는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성경에서 금하는 것에 대한 수용성이 더 높아지고 관용성이 더 증가하였다. 앞으로 더욱 더 세속화의 방향으로 갈 것이다. 이런 세속화의 세대에서의 성도들의 정결한 생활, 빛과 소금의 사명은 더욱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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