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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눈으로 본 세상

세계의 나라별 종교성 성적표

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김혜천 목사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무서워하는 것은 성적표이다. 나이와 인종과 학위와 관계없이 스트레스를 준다. 만약에 각 나라별 종교성에 대한 성적표를 준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부터 약 반세기 전에 세계가 뒤집히는 논란에 휩싸였다. 타임 매거진은 1966년 4월 8일자에서 “Is God Dead? 신은 죽었는가?”라는 특집을 냈다. 타임 매거진은 3년후 1969년 12월 26일자에 새로운 질문을 한다. “Is God Coming Back to Life? 신이 다시 살아나는가?”라는 특집을 냈다. 이런 질문은 그 후에 오랜 세월을 두고 수많은 종교학자 사회학자들의 연구를 불러 일으켰다.

지금까지 세계의 종교성의 변화에 대한 견해는 매우 다양했다. Kay(1997)이나 Voas(2009) 등이 대표하는 일반적인 세속화 견해는 교육과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서 종교성이 약해진다고 주장했다. Norris와 Inglehart 이것을 약간 변형시켜서 발전은 ‘실존적인 불안정 existential insecurity’를 감소시키기에 종교의 필요나 요구가 감소된다고 했다. Smith(2009)는 종교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데 “구조화된 종교는 감소하나 영성은 증가한다”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다양하다.

바로 지난 4월 16일 시카고 대학에서 아주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세계의 종교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미국이 세계에서 5번째로 종교적인 나라로 발표를 했다. 이 조사는 시카고 대학의 NORC(North Opinion Research Center)가 실시한 “Beliefs About God Across Time And Countries” 여론조사 프로젝트이었다. 이 보고서를 낸 Tom Smith은 이 보고서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시간과 나라와 연령층에 걸쳐서 신앙을 조사한 것이라 했다. 조사에 참여한 나라의 숫자는 30여개가 된다.

그들이 사용한 질문은 8개로, 1)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2)나는 신이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신을 찾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도 믿지 않는다. 3)나는 개인적인 신은 믿지 않지만, 초월적인 능력의 존재가 있음을 믿는다. 4)나는 때때로 하나님이 있다고 믿지만 안 믿을 때도 있다. 5)나는 의심을 가지고 있지만 신을 믿는다고 느낀다. 6)나는 신이 정말로 존재함을 알고 또한 아무런 의심도 가지고 있지 않는다. 7)선택할 수 없다. 8)무응답으로 구분을 했다.

조사의 결과를 보면 신앙심이 나라별로 어떻게 변화되었는가?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무신론은 독일 특별히 동독지역에서는 52%나 증가했는데, 필리핀에서는 무신론이 1% 감소했다. 필리핀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하여 가장 강한 신앙을 가지고 있고(84%), 일본 사람들은 하나님을 가장 믿지 않고(4%), 동독은 2등으로 8%이었다. 강한 믿음 미국(60%)은 5번째이다. 상위권의 나라들은 이스라엘(65%), 폴란드(62%), 칠레(79%), 필리핀(83%) 등이었다. 또한 가장 무신론을 따르는 나라 사람들은 동독 52%, 체코 39%, 프랑스 23%, 스웨덴 19%, 덴마크 17%, 노르웨이 17%. 이들 나라 사람들 중에서 신을 믿고 의심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동독 7%, 스웨덴 10%, 체코 11%, 덴마크 13%, 노르웨이 17%, 영국 17% 역시 낮았다. 동독에 비해서 서독은 무신론은 10% 강한 신앙은 26%를 성적했다.

주로 이전의 무신론이 높은 나라는 공산주의 혹은 사회주의 국가들이고, 신에 대한 강한 신앙을 가진 나라들은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였다. 특별히 폴란드의 가톨릭은 세속화를 이기고 가장 신앙적인 나라 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필자의 해석에 의하면 그 이유는 폴란드 출신의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가 살아있을 때 행했던 열정적인 포교활동 때문일 것이다.

신앙심이 세월의 흐름 즉 시간에 따라서 얼마나 변화했는가?

시카고 대학 NORC팀은 각나라를 시간에 따른 신앙의 변화도 조사를 했다. 무신론자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2.3% 이상 증가한 나라는 30개국 중에서 23개국이었다. 신을 개인적으로 믿는다는 사람들이 2.0% 이상 떨어진 나라들도 30개국에서 20개국이었다. 세 가지 구분에서 모두 지속적인 신앙의 감소를 보이는 나라들은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동독, 네델란드 등이었다. NORC은 스스로 평가하기를 “하나님에 대한 신앙은 대부분의 나라에게 약화된다. 하지만 감소를 특별히 매해 단위로 계산해보면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했다. 또한 모든 구분에서 신앙이 증가되는 나라들, 즉 무신론자들이 감소되고 개인적인 신을 믿는 사람들이 모두 증가한 나라들은 이스라엘, 러시아, 슬로베니아이었다. 슬로베니아는 거의 가톨릭이다. 러시아의 변화는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브치옴의 조사도 같은 경향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신앙인 수가 지난 16년 동안 14%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예배소를 찾는 신앙인이 1996년 57%에서 2012년에 71%로 늘어났다. 러시아 인구의 75%는 정교회에 소속된다. 이스라엘의 종교성의 증가는 기독교로 개종의 의미는 아니다. 정통 유대인과 우익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나이에 따른 신앙의 변화는 어떠한가? 공통적으로 30개국 중에서 29개국에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신앙도 증가함을 보였다. 그중에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그룹은 58-67세와 68세 이상이었다. 이것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서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점점 더 알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결론짓기를 신앙의 감소가 대부분의 나라에서 감지되었지만 그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고 했다. 특별히 감소의 폭을 매해의 변화로 계산할 때에 그 감소는 매우 작은 폭이다. 아직도 신앙은 높은 편이지만 다른 보고들과 같이 1950년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이 보고서가 세계의 종교성의 트렌드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에 포함된 나라들은 오직 30개국이고 주로 유럽 중심의 나라들이다. 우리 대한민국이나, 중국, 인도, 중동, 남미,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들이 빠져 있다. 또한 세계의 종교성의 변화에 대한 전체적인 지도를 제시해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비록 제한되기는 하지만 참여한 나라들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편 보고서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그것은 소위 개혁주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지역의 신앙의 감소인 것이다. 개혁주의 신앙으로 종교개혁의 기치를 들었던 이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는 강한 무신론의 대표주자들이 되었다. 이런 모습으로 변화시킨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하여도 유럽과 미국을 휩쓸었던 자유주의 신학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자유주의는 세계의 교회를 급속하게 약화시켰다. 물론 서독이 아닌 동독지역이 무신론의 선두주자인 것은 자유화이전의 공산주의에 물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루터교가 국교인 서독인들 중에서 확신있는 신앙은 26%이었다. 물론 이 숫자가 결코 작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한국의 복음화율을 계산해볼 때 우리가 웃을 수 없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보고서가 우리가 생각하는 신앙의 칼러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만약에 보고서의 타이틀을 하나님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로 바꾸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사뭇 궁금해진다.

대체적으로 강한 신앙을 보인 나라들은 가톨릭이 강한 나라들이었다. 가톨릭은 다른 신앙과 사조를 포함시키는 포옹력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그들의 높은 성적의 의미를 재평가해야한다. 개혁주의나 복음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거듭남(born-again) 혹은 성경적 확신과 같다고 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사실 우리가 궁극적인 관심을 갖는 성적표는 시카고 대학의 보고서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보시고 주시는 성적은 무엇일까?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매기시는 성적은 무엇일까? 아니 하나님께서 나를 보시는 성적은 무엇인가? 과연 나는 나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과연 떳떳하게 가슴을 펼 수 있을까? 아니면 쥐구멍을 찾아야 할까?

▲이메일: revdavidkim@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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