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우리는 새로운 혁명시대에 산다. 인류의 역사 가운데 단시일 내에 전 인류를 변화시킨 혁명 중의 혁명은 디지털혁명이다. 디지털혁명을 보고 학자들은 인류사의 제3의 대혁명이라고 말한다. 첫째는 주전 7천년경의 농업혁명이요, 둘째는 17-18세기의 산업혁명이고, 셋째는 20세기 후반에 일어난 디지털혁명이다. 아무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20세기 후반의 컴퓨터와 반도체와 통신기술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인하여 1990년대 이후의 전세계에 보급된 인터넷의 확산이 기초가 됐다. “제3의 물결”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제1의 물결(농업혁명)과 제2의 물결(산업혁명)을 거쳐 인류는 현재 정보화혁명이란 제3의 물결(The Third Waves)을 타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그는 미래사회는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을 예언하면서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은 5천여 년에 걸쳐 진행됐고,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은 300여년이 소요됐지만 정보화혁명은 이들 혁명에 비해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돼 인류에게 더욱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 아날로그방식이라면 정보시대는 디지털방식이다. 디지털의 원리를 이용한 컴퓨터, 셀폰, 팩스, 인터넷 등을 이용하는 세대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지고 왔다. 도대체 얼마나 변했는가? 뉴스위크지 최근호는 ‘Exactly How Much Are the Times A-Changin?’이라는 글을 통해서 지난 10년 동안의 변화를 비교했다. 변화의 폭은 엄청나다. 활동적인 블록수가 2000년도에 1만2천인데 2010년에는 1억4천1백만개이다. 매일 구글에서 검색하는 수가 2000년도에 1천만회인데 2010년에는 20억만회이다. 비디오게임 판매액은 2000년 약80억불이었는데 2010년은 약200억불이다. 발행되는 책은 2000년은 28만권인데 2010년은 1백만권이 넘는다. 하지만 반스앤노블(Barnes and Noble)은 디지털시대를 맞이해 새로운 정책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우편의 수는 예상하는 것처럼 감소했다. 대신 컴퓨터로 보내는 이메일은 2000년에는 120억만번이었는데 2010년에는 2조470억만회 이다. 보낸 텍스트는 2000년도에는 40만회이었는데 2010년은 450억만 회이다. 인터넷에 보낸 시간은 2000년에는 매주에 2.7시간이었는데 2010년은 매주 18시간이었다. 과연 엄청난 디지털혁명이다.
사회적 경제적인 영향은 지대하다. 디지털혁명의 경제적인 영향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인할 수 없다. 인터넷이 없다면 글로벌시대나, 아웃소싱(outsourcing) 등은 불가능할 것이다. 본사는 미국이라고 해도 고객관리는 인도나 다른 나라에서 전화로 하는 시대이다. 물론 컴퓨터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이용하면 엄청난 능률을 올릴 수 있다. 1990년대의 셀폰의 사용은 다른 기술의 발전보다 일의 효율을 엄청나게 향상시켰다.
이제는 이런 디지털의 파워에 큰 날개를 달았다. 바야흐로 우리는 포스트PC시대에 들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노트북은 획기적인 변화였다. 또한 PDA라는 손에 쥘 수 있는 소형컴퓨터를 통해 개인의 정보관리를 했다. 이제는 스마트폰(Smart phone)이 생겼다. 애플의 아이폰(iphone)은 스마트폰시대를 열었다. 스마트폰이란 컴퓨터에 전화기 기능, 비퍼의 기능 즉 PDA기능을 첨부한 것이다. 데이터의 통신은 물론이고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이메일 점검도 가능하고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고 각종의 게임도 하고 음악도 듣고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찍고 편집도 하고, 또한 TV처럼 비디오와 영화도 볼 수 있다. 이제는 손에 들고 다니는 노트보다도 더 작은 아이패드(ipad)시대도 열렸다. 이제는 노트북 컴퓨터도 필요없이 이 작은 아이패드 하나만 있으면 모든 기능을 다하는 시대이다. 이제는 손안의 디지털혁명시대가 된 것이다!
손안의 디지털혁명시대는 지금까지 상상을 현실화하는 최고의 장비가 됐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에 책을 저장하면 책을 읽는 듯이 뒤적이면 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 말이 바로 그것이다. 1월 26일 상하원합동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디지털혁명시대를 선포했다. “앞으로 5년내 다음세대 고속무선시설이 미국인의 98%를 커버하게 될 것이다. 전미국의 모든 부분에서 디지털시대를 누리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디지털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고 부모들은 자기의 주치의와 비디오로 얼굴을 보면서 상담하는 시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 시대는 이미 왔다. 벌써 병원에서 의사는 스마트폰으로 환자의 기록을 입력하고 검사결과를 즉시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화들이 제작되고 상영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방송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디지털혁명은 정보의 접근을 쉽게 하지만 또 다른 문제들을 일으킨다. 집단감시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시민과 인간의 기본권리에 대한 문제들이 생겼다. 또한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역사는 발굴된 역사적 유물이나 과거의 역사적 문서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디지털정보는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또한 쉽게 지워지거나 파괴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리고 저장된 파일이 지워지면 복구하는 것은 어렵거나 혹은 불가능하다.
반면에 인터넷을 통해서 알려진 정보들은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과 미국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을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생각 없이 한번만 올려도 천파만파 퍼지기 때문에 회수가 불가능하다. 글이나 사진, 동영상의 진실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눈에 보이는 대로 즉흥적인 여론재판이 단행된다. 전후좌우의 문맥을 무시한 단편적인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을 보고 사람들은 공개처형을 한다. 생각 없이 올린 댓글이, 균형을 잃은 비판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파괴한다. 교회에 대한 불평이나 문제들이 웹사이트를 통해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문제가 더 증폭되는 안타까운 면들도 생겼다. 극히 개인적인 문제들이 인터넷으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면서 회복할 수 없는 큰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인터넷 세계에서의 새로운 형태의 도덕과 행동방식에 대한 새로운 절제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디지털혁명과 함께 세계관의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문화 속에서 모든 것이 진리라는 포스트모던이즘이 태동했다. 인터넷과 디지털도구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독특한 사고와 행동양식이 형성되기도 했다. 자기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 여기는 독립적 사고방식(Independence), 즉각적 행동양식(Instantaneous Reaction), 또한 고립된 공간에서 개별적으로 행동하는 개별화 (Individualization)가 이루어졌다. 디지털혁명시대에 우리의 고민도 깊어간다. 세계가 변화하는 가운데 교회에도 변화가 찾아들었다. 옛날에는 성경찬송 가지고 오는 것이 당연한데 벌써 무거운 성경과 찬송을 가지고 교회에 오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성경도 찬송도 교독문도 찬양도 찾아부르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생활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엔 오프라인성경이나 찬송, 기독교서적으로 영성관리를 했지만 이젠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료로 다운받은 ‘갓피플 성경읽기표’로 성경읽기를 체크한다. 출퇴근 시에 인터넷방송들을 통해서 미국 CCM과 영어설교를 듣는다. 또 매일 아침 그날 읽을 성경말씀을 보내주는 ‘Daily Bible’로 하루를 연다. 퇴근길엔 교회웹사이트에 접속해 각종의 설교를 듣는다. 성경통독앱에 접속해 신구약 동영상 강의를 보고 성경을 통독한다. 옛날에는 오프라인으로 성경이나 기독서적을 읽었지만 이제는 손안에서 온라인으로 영성관리를 할 수 있다.
디지털 혁명의 변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고대의 구전의 방식을 사용하는 우리의 설교나 성경공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심각하다. 대형교회들에서는 이미 아이폰 어플을 계발했다. 기독교포탈사이트에서도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계발 중이다. 기독교에서 범교회적으로 이런 디지털시대를 위한 다양하고도 좋은 질의 어플이 많이 나와야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개혁이 인쇄문화를 이용함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마찬가지로 디지털시대는 우리에게는 복음과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새로운 장을 열어준 셈이다. 바야흐로 스마트폰으로 열리고 닫히는 세상이 왔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의 첫 페이지에 서 있다! 여기서 우리는 어떻게 디지털 혁명을 영적인 신앙의 혁명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