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온 세계가 뒤틀린다. 북반부는 한파로 인해서 곳곳이 얼어붙었다. 영하 50도에서 70도까지 내려갔고 한국과 미국에서도 한파로 인해 새로운 기록들이 속출했다. 북극의 한기류가 남쪽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남반부는 때 아닌 나니뇨 현상으로 인하여 홍수가 나서 세계 이곳 저곳에서 물난리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앙이다. 여기에 한반도에서는 또 다른 혹한이 닥쳤는데 구제역으로 인해서 전국이 얼어붙었다.
구제역으로 이미 죽은 가축만해도 2백만 마리가 넘었다. 이번 구제역은 축산계의 핵심을 강타했다. 한우사육규모 1위인 경북, 젖소 1위 경기, 돼지 1위 충남을 덮쳤다. 한우, 젖소, 돼지 사육규모별 상위 3개 광역지방자치 단체 가운데 구제역에서 비켜나 있는 곳은 전남(한우 2위)이 유일하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남쪽으로 남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안간힘이지만 남쪽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가금류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러다간 한국의 축산업이 붕괴될 것이라고 안타깝게 발을 동동 구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7일 기준으로 매몰처분대상 가축은 전국 4,155농가에 미쳤다고 했다. 지금까지 2백만 마리의 매몰가축에 대한 보상비만 1조2천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숫자는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수 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축산계의 혹한을 맞게하는 구제역(FMD)이 무엇인가? 구제역(FMD: Foot-and-Mouth Disease)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과 같이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 가축전염병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가장 위험한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한다. 잠복기는 보통 2-8일정도로 짧고 최대 14일이라고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입술, 잇몸, 구강, 혀, 코, 유두 및 발굽 사이에 물집(수포)이 형성되고 보행불편, 유량감소 및 식욕이 저하돼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된다. 설사 죽지않고 살아도 우유 생산 등이 모든 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다.
베를린국립도서관에서 1859년판 농업사전에 보면 구제역은 원래 수의사의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다. 사실 그렇다. 이 병은 발병 8-14일이 지나면 항체가 생겨 가축 스스로에 의해 극복된다. 그런데 이미 150년 전에 없어졌다고 여겼던 구제역이 현재 전 유럽과 전 세계에 재앙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2000년도 들면서 세계적인 주목과 위기를 불러온 질병이다. 2001년도는 65개국, 2002년은 59개국, 2003년도는 51개국, 2004년도는 52개국, 2005년도는 37개국이고 현재는 아시아 36개국, 유럽 3개국, 중남미 8개국, 아프리카 33개국이다. 지금은 구제역이 세계적으로 90개국에서 발생해서 OIE에서 여행 자제를 부탁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는 14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0년도, 2002년도 그리고 2010년도에 발생됐다. 희생당한 가축의 수는 천문학적이다.
이런 구제역과 동물들의 떼죽음을 보면서 마지막 때의 징조가 아닌가 하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 일어나는 종말론들이 성행하면서 더 큰 반향을 일으킨다. 헤롤드 캠핑은 2011년 5월 21일에 예수님이 오신다고 하고 전세계에는 2012년 종말론이 성행한다.
많은 사람들은 금년 들어서 일어난 집단적인 동물들의 떼죽음은 심상치 않은 종말의 징조라고 느낀다. 웹사이트 서치 엔진으로 유명한 구글에서는 특별서비스까지 마련했다. 동물들의 떼죽음은 지난 7일 현재 11개국에서 30여건 이상이 일어났다고 한다. 숫자는 증가된다. 계속해서 고기, 새, 물고기, 거북이 등의 원인을 알 수 없는 떼죽음 사태가 잇따르면서 ‘동물 종말론’을 위시해 종말의 징조가 아니냐고 세간의 화제를 모은다. 물론 이런 떼죽음에 대한 원인규명도 나오고 있다. 독극물을 먹어서, 포도주 찌끼를 먹어서, 추위 때문에, 혹은 조류독감 때문이라는 설명들이 나왔다. 석연찮은 설명도 있고 또한 아직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것들도 많다. 스웨덴, 미국,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발생한 새와 어류 등의 집단폐사 원인에 대한 이렇다 할 과학적 규명이 나오지 않으면서 지구멸망설, 군부대의 비밀무기 실험설 등 온갖 억측이 등장해 공포를 자아내고 있다.
성경에 보면 바다와 육지의 생물에 대한 죽음의 이야기가 있다. 출애굽 당시에 우상숭배의 소굴이었던 애굽에 내렸던 재앙들은 애굽의 신들이었던 강과 육지와 생물들과 생태계에 임한 재앙이 있었다. 물이 피로 변하고, 티끌이 이가 되고, 파리 떼가 들끓고, 생축이 떼죽음을 당한다(출9장). 들에 있는 생축, 말과 나귀와 약대와 우양에게 악질이 생긴다. 사람과 짐승에게 독종이 발한다. 우박으로 생축이 죽는다. 하지만 이 모든 하나님의 심판 중에서도 이스라엘 자손들의 생축은 하나도 죽지 않았다. 보호하심을 받는다. 출애굽 전의 애굽에 내린 마지막 재앙은 사람과 육축의 첫 태생이 죽는다.
성경이 말하는 마지막 때의 재앙에는 사람은 물론 생태계가 포함이 된다. 넷째인을 떼실 때에 사망이 임한다. 나팔재앙에도 땅과 바다의 3분의1, 강들의 3분의1에 임하게 된다. 대접 재앙은 전체에 미치는 재앙이다. 바다 가운데 모든 생물이 죽고, 강과 물의 근원이 피가 된다. 물론 계시록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해서는 안된다. 상징적이고 영적인 해석을 고려해야 하지만 성경이 증거하는 생태계에 미치는 변화는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구제역이 말세에 임하는 재앙인가? 예수님이 곧 오신다는 일곱인과 나팔과 대접의 재앙인가?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종말론의 해석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구제역을 재림의 직접적인 증거로 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구제역은 예수님의 재림이 가까움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리고 주님이 오시기 전에 일어날 전세계적이고 전우주적이고 전생태계적인 재앙의 전조를 보이시는 것이라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 성경에 예언된 재림의 징조들이 언제라도 이루어질 수 있는 시대에 있음을 보여주는 예고편이다.
우리가 이번의 한국의 구제역을 통해서 경계를 삼고 배워야 할 것은 많이 있다. 하나님의 복은 총체적인 것이다. 하나님의 복은 이 땅의 복 뿐 아니라 내세의 복이 있다. 육적인 복 뿐 아니라 영적인 복이 더 귀하다. 하나님의 복은 우리의 생의 전반에 미친다. 따라서 육축에도 복을 내리신다(신11:15). 순종하는 자에게 주시는 복은 심지어는 육축의 소산에도 임한다(신28:11. 30:9-10). 하지만 우리의 죄는 우리를 힘들게 하고 마르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죄의 결과가 육축에도 임한다(학1:11; 슥14:15). 그래서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임할 때에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살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지혜로운 행동이다. 하물며 국가적으로 임하는 어려움 앞에서 우리는 지극히 겸손해야 한다. 마땅히 무릎을 꿇어야 한다.
사실 구제역은 천재이기 이전에 인재이다. 구제역을 비롯한 전염병들은 전염병이기는 하지만 그 내면은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를 무시하고 인간의 과도한 욕심이 일으킨 인재이다. 지금 인간은 청지기의 사명을 버리고 탐욕을 선택하고 산다. 욕심을 위해서, 돈을 위해서 대량 사육을 하면서 동물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동물다움을 잃었다. 동물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생명체가 아닌 하나의 먹을거리가 되었고, 인간의 욕심은 가축을 집단사육을 하고 먹기 좋은 혹은 양이 많은 고기를 만드는데 주력하니 면역이 약한 가축으로 변했다. 그 결과로 세계적인 질병들을 유발하게 됐다.
지난 13일 ‘구제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기석 교수는 구제역에 대해 “문제는 현재의 과도한 육식문화와 자본 집약적인 공장식 축산방식이다. 이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육류를 공급하려는 시장의 원리에 기초하고 있으며 과도한 식탐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유지된다. 절제하는 식생활, 살림의 식탁문화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러한 동물의 수난, 살육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 한국의 교회들은 회개와 기도운동에 나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구제역을 당해서 1월 16일 전교회적인 금식기도주일을 정했다. “온 교회가 금식하며 우리 죄를 회개하고 금식헌금을 모아 이웃의 축산농민과 방역종사자를 위문하자”라고 했다. 이번의 구제역을 통해서 고통당하는 축산인들과 국민들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 우리가 필요한 모든 조처를 다해야 되지만 우리는 이런 국가적인 위기 속에서 통회하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이 어려움을 직접 당하고 있는 분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소망이 넘치시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푸사 이런 국가적인 온역에서 땅을 회복하시는 은총을 부어주시기를 갈망하며 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