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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눈으로 본 세상

미군의 DADT(묻지마, 말 하지마) 정책존속

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지난 주간에 한바탕의 회오리가 몰고 갔다. 한국에서는 100년 만에 온 폭우로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물난리로 넘쳤고, 미국 동부에서는 예상치 않은 회리바람이 불어서 뉴욕에서만도 1500그루의 나무들이 넘어졌다. 반면에 한국의 소녀들은 FIFA가 주관하는 U-17 세계축구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숙적 일본팀과 혈전을 벌렸다. 역전과 반전 끝에 일본 대표팀을 승부차기에서 이기는 명승부였다. 정말로 감동적이고 가슴 뿌듯한 장면들이었다.

지난주에 미국의 상원에도 작은 승리가 있었다. 지난 9월 21일 그동안 정말 말이 많았던 법안 DADT(Don’t Ask, Don’t Tell) 정책 폐기에 대한 투표가 있었다. 그 결과 DADT 정책 폐기하는 것이 4표차이로 실패로 돌아갔다.

DADT 법안이 왜 그렇게 이슈가 되었나? 1993년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미군 내 동성애군인들에 대한 문제로 인하여 큰 논쟁과 논란이 되었을 때, 동성애자들을 위해서 발표한 정책이 DADT이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동성애를 하는지 안하는지 “묻지도 말고, 대답하지도 말라” 라는 정책이었다. 말하지 않으면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 규정이 당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오바마 행정부는 미리 약속한 것처럼 의회를 통해서 DADT를 아예 폐지하여 동성애를 차별하지 못하게 한다고 DADT 정책 폐지를 시도한 것이다.

여기에 군의 지도부와 보수진영과 군목들은 그나마 있는 DADT 정책을 유지하라고 나선 것이다.

DADT의 규정은 동성애자를 발본색원하지는 않으나 그들이 군 내부에서 나타내지 않는다면 조용히 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겠다는 식의 타협안이었다. 하지만 미군의 이러한 규정을 폐지하는 것은 오랫동안 미국의 동성애자들과 인권단체들이 요구하던 변화였다. 민주당이 앞장서서 이 DADT 법안폐기를 상정했다. 미군의 DADT정책을 폐지시키자는 의도는 인권문제이고, 기존의 군 내 동성애자들의 생활이 안정되는 것은 물론이고 차별적 분위기가 두려워서 군 입대를 망설이던 동성애자들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군이 세계 곳곳에서 전투에 임하는 동안 미 상원에서는 DADT규정 폐지에 대한 투표에 들어갔다. 폐지가 되려면 60표가 필요한데 투표결과는 찬성56 반대43로 찬성하는 4표가 부족하여서 폐지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DADT 법안 폐기에 반대한 43명의 상원들은 공화당 민주당 막론하고 힘을 합했다. 외로운 싸움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에 DADT가 폐기 될 것을 장담했다. 하지만 투표결과 동성애와 낙태를 옹호하는 단체들의 압력과 시도가 실패하게 되었다. 미국의 정치흐름을 전망할 때 이번 가을선거에 민주당이 패배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원을 장악하는 것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이번 싸움을 더 극렬하게 했다. 물론 이것이 DADT폐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승리는 아니다. 이 법안은 가을선거 후에 다시 투표하게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초의 유니온 상하원합동 연설에서 군대 내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제한을 풀어주는 것이 그의 가장 우선적인 법안이라고 선언했었다. 여러 차례 연설을 통해서 이 법안의 통과를 장담했었다. DADT 논쟁은 팝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VMA(Video Music Awards)수상식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하기를 DADT 폐지를 위하여 Reid 상원의원에게 연락하라고 주장하면서 더 가열이 되었다. 그녀는 동생애자들의 권리를 위해서 DADT가 폐지되어야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새로운 법안은) 이것을 만약에 좋아하지 않으면 집으로 가라(If you don’t like it, go home!)” 선언했다. 만약에 전통적인 결혼관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군을 떠나게 되면 누가 나라를 위해서 싸울 것인가. 참으로 슬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미군내의 최고위 지도자들은 DADT정책이 폐지되는 것을 반대하였다. 군의 최고의 수장들인 해군의 Gary Roughead 제독, 육군의 George Casey 장군, 공군의 Norton Schwartz 장군, 해병의 James Conway 총사령관 등이 공식 반대하고 나섰다. 많은 은퇴한 군목들과 현직의 군목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개혁주의 신앙의 군목들의 모임인 PRJC에서도 반대의 의사를 밝혔고, PRJC에 참여하는 교단들도 DADT 정책 폐지를 반대하는 결의들을 했다.

Family Research Council의 Robert L. Maginnis는 DADT가 동성애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반박하고 나셨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군에 가려면 어려가지 자격 조건-나이, 부양가족 수, 키, 무게, 그리고 수많은 조건들을 갖추어야한다. 이것은 일반 직장과는 다른 것이다”라면서 군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200여개의 세계 각국의 군대 중에서 25개의 국가만이 동성애자들이 군복무를 허용한다고 했다.

세계의 10대 군대들은 모두 동성애자들을 받지 않는다. 그는 1994년부터 2003년까지 동성애라는 이유 때문에 군에서 떠난 사람들은 오직 0.37%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1994년부터 2008년까지 군복무를 그만둔 동성애자들은12,785명으로, 마약중독자가 90,302명, 체중자격 미달이 55,790명, 임신이 39,454명 등의 다른 이유와 비교할 때 큰 비율이 아니라면서 DADT 폐기 이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금년에 군목들과 관계되는 사역에 대하여 좀더 알게 되면서 DADT가 폐지되는 법안 상정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었다. 군목들에게 이 규정의 폐지는 군인들의 신앙생활에 엄청난 어려움을 가져온다. DADT 규정이 폐지가 되면 군목들이 제대로 사역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동생애를 반대하는 상담을 할 수가 없게 되고, 양심에 거슬리는 결혼상담이나 결혼식, 다른 제안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많은 군목들이 군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DADT규정이 채택될 때도 그 법안에 반대하던 상당수의 군목들과 군인들이 군을 떠난 것을 생각할 때, DADT가 폐지가 되면 군내의 동성애가 공공연한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기에 더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것이다.

Family Research Council의 대표 Tony Perkins는 “만약 군목들이 동성애부부에 대하여 상담을 하게 강요된다면 기독교 신앙의 도덕적 가르침이 제한 받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군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많은 남녀군인들을 군복무 동안에 필요한 정신적, 감정적, 영적으로 도움을 주는데 큰 어려움이 생길 것이다”라고 했다. FRC를 포함한 많은 보수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DADT폐지는 군사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단결을 약화시키고 또한 많은 군목들이 군을 떠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DADT가 폐지되지 않은 것은 군목들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잠시의 안도의 쉼을 쉬게 했다. 상원의원인 켄터키의 맥코넬, 아리조나 맥케인 등 많은 사람들의 수고의 열매이기도 했다. 많은 군목들과 미군을 사랑하는 분들의 기도의 열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다. 군내에서 신앙을 지키려는 군목들과 뜻있는 성도들의 싸움도 더욱 더 치열해질 것이다.

종교다원주의가 세상을 주도하는 이 시대의 물결은 끊임없이 우리의 성경적인 가치관과 성경적인 세계관을 도전할 것이다. 진리를 지키고 말씀에 순종하려는 성도들의 결단은 점점 더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다. DADT는 단순히 군의 내부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보수적인 집단 중에 하나인 군이 공격을 받는 이 아슬아슬한 싸움은 현재에 우리가 어느 시점에 와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우리는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나라와 정치인들과 군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한다. 특별히 세계 곳곳에서 나라와 세계평화를 위해서 생명을 거는 군인들과 그들을 섬기는 군목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군목들이 바로 세워짐으로 그들의 헌신과 섬김을 통해서 수많은 군인들이 힘과 위로와 평안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DADT법안 폐지반대는 새로운 법안에 대한 오래된 싸움의 연장이었다. 앞으로 이런 싸움들은 이름은 바뀔지 모르지만 이 오랜 싸움은 계속되어질 것이다. 이번 DADT 문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고 관심 갖지 않는 또 다른 중요한 영적 싸움들이 계속되고 있음을 새롭게 깨닫게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어려운 상황에서 군을 섬기는 군목들을 위한 기도와 관심이 증진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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