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빌라델비아장로교회 | 김혜천 목사
지난 4월 20일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80km 떨어진 멕시코만 바다에서 세계 최대 해양굴착업체 트랜스오션 소유 시추선 딮워터 호라인즌(Deepwater Horizon)호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시추선 근로자 126명 중 11명이 사망했다. 사고 발생 36시간 만에 5억 달러 상당의 시추선은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수심 1500m해저 유정에서 시추선과 연결된 파이프가 손상되면서 원유가 유출되기 시작했다. 원유는 미국에 일어난 오일 유출사건 중에 최악의 사건으로 새로운 기록들을 갱신하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오일의 유출은 막았지만 앞으로 생태계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하면서 주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8월초에 유출기름의 4분의3이 제거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지아 대학 해양학교수팀은 멕시코만 유출기름의 79%가 제거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 대학의 찰스 홉킨스는 물속으로 퍼진 기름덩어리들이 큰 문제라고 했다. 그동안에 해양원유 시추가 금지되어오다가 허락되어서 이런 사고를 발생시켰으니 바다의 유전을 개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입안하자고 다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앞으로 심해(深海) 석유생산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허버트의 ‘피크 오일(Peak Oil) 이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전 뉴욕 타임스지는 지금이야말로 석유공급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석유종말론’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음을 보도했다. 그동안 석유회사들은 땅 위에서의 대규모 유전개발이 벽에 부닥치자 첨단기술을 동원해 심해유전을 찾아내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번에 사고를 낸 영국의 석유회사 BP도 심해를 탐사하다가 시추공을 잘못 건드려 큰 사고를 내고 말았다. 극지나 해저의 유전탐사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환경운동은 진보주의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는 문화명령을 통해서 자연과 만물을 다스리는 존재들이지 보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연을 파괴하는 일에 방관한 때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자연보호나 생태계 보호의 주장은 자유주의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되던 시대도 있었다.
사실 환경보존은 뉴에이지나 자연숭배자들이 즐겨 사용하던 주요 주제 중에 하나였다. 또한 환경주의자들 중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을 부인하고 우상에 빠진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연사랑은 자연을 어머니라고 부르는 자연숭배자들이 말하던 내용이기도 하다. 또한 자연보호가 창조주의 대한 경외함 대신에 자연을 숭배하는 사람들의 주장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류는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이미 들어가 있다. 지구의 온난화 현상, 또한 기후의 변화로 빙하가 녹아서 수면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막화 현상이 옥토를 황폐하게 한다. 오존층의 파괴는 생태계를 더욱 위태하게 한다. 이런 와중에 일어나는 멕시코만의 원유유출 사건은 사태를 악화시킬지언정 결단코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몰려오는 유출된 기름의 쓰나미는 환경뿐이 아닌 경제적 재앙이 될 것이다. 해안과 육지의 오염은 늪과 해변, 새들과 굴과 새우들, 그리고 다른 생명체들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과연 하나님께서 이런 걱정을 하실까? 과연 하나님께서 새우들을 염려하실까? 성경은 ‘그렇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참새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신다(마10:29). 백보를 양보를 해서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참새에 관심을 가지시는 하나님께서는 많은 참새보다 더 가치 있는 존재들인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보호하심이 약속되어 있다(마10:31). 하물며 하나님의 자녀들이야 말할 것이 있으랴! 멕시코만의 사건은 단순한 원유유출사건이 아니라 그 파장이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미치기 때문이다. 만약에 수 세대에 걸쳐서 해온 새우산업이 영향을 입으면 관광산업도 그렇고 해안에 있는 각종 산업도 고사될 것이다.
성경은 우리가 고대하는 천국을 영생을 강의 비유를 통해서 설명한다. 생명수가 흐르고, 많은 종류의 고기들이 살고 강변을 따라서 생겨나는 채소와 과실들을 통해서 영생을 설명하신다(겔47:9-12). 예수님이 제자들 중에서 어부들을 부르신 것도 이런 맥락은 아닐까?(요 21:3-8). 반면에 마지막 시대의 재앙을 설명하시면서 바다의 1/3이 피가 되고 바다 생명의 1/3이 죽고 배의 1/3이 깨어지고 강들의 1/3과 샘물의 1/3이 쓰게 되는 현상을 말씀하신다(계8:8-9).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생태계에 미치는 놀라운 변화이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 피조물들을 필요로 한다. 물과 물이 포함하는 것들을 즐긴다. 우리는 사용함으로 다스릴 뿐 아니라 앞으로 오는 세대들을 위해서 보존함으로 통치한다. 그래서 우리는 멕시코만의 해변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기름이 사람과 땅을 더 이상 파괴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진정한 보호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것을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참새보다 사람의 영혼을 더욱 사랑하시지만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더라’ 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것을 보시기에 아름답도록 유지함은 기쁜 일이다. 더 나아가서 하나님께서는 문화명령을 통해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하셨다(창1:28). 적극적인 명령이시다. 하지만 다스리라하심은 바로와 같이 통치하라는 말씀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와 같은 것이다.
물론 우리는 생태계를 숭배하지 않는다. 자연을 우상으로 섬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주신 자연을 잘 관리하는 것이 자연을 주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리라 믿는다. 하나님이 다스리라고하신 것 가운데 물론 생태계, 자연이 포함이 된다. 하지만 생태계를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의 욕심이다. 자기중심의 죄이다. 하나님 중심이 아닌 물질중심의 우상관이다. 물질과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서는 자연도 다른 사람들도 앞으로 우리의 자녀들도 생각하지 않는 탐욕의 죄이다. 또한 생태계의 파괴는 심각하게 위협받게 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리가 정신을 차려놓고 보니 이미 생태계는 심하게 파괴되어가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다른 자연 피조물, 환경을 필요로 함을 알고 계신다.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하나님은 흙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창조하시고 생기를 불어 넣으심으로 생령이 되게 하셨다. 우리는 흙으로부터 왔고 또한 자연으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공급받는다. 태양의 빛으로부터 식물에서 나오는 산소, 그리고 땅의 소산으로 음식을 제공받는다. 그리고 흙으로 돌아간다.
우리는 시편과 욥기를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피조물을 기뻐하심을 배운다. 예수님도 바다와 산과 언덕과 들과 사막에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셨다. 예수님은 자연을 즐기셨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수많은 교훈들을 자연을 통해서 보여주셨다. 우리는 하나님을 그의 창조물을 통해서 깨닫도록 창조되었다(롬1:18-21).
우리는 우리가 만든 인공조형물 이상을 필요로 한다. 이 시대에는 더욱 더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며 잘 관리하는 우리의 사명을 잘 감당함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