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수 목사 (알칸사 제자들교회)
감사절을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에 염려와 근심이 있음을 보게 된다. 삶의 현장에서 기대만큼 열매들을 얻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우리의 눈과 귀가 알게하는 주변상황들이 퍽이나 녹록치 않음 때문이다. 특별히 대선이후에 나타나는 미국의 형편들이나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상황이 우리의 마음을 많이 무겁게 만든다.
역사에 대한 섭리적 은혜를 기대 나타난 일들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은 상황의 급박함을 더욱 부채질한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기도의 무릎으로 나아가며 믿음의 고백을 드릴 수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모든 역사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철저히 ‘섭리적 은혜’(Providential Grace)를 기대하며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B. B 워필드의 말처럼 신자는 모든 사건 배후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 손길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섭리를 헤아리는 일은 쉽지 않지만 시간이 흘러보면 그 깊은 뜻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칼빈의 예정론도 미래를 점치듯이 알아낸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간이 지난 후에 뒤돌아보면 하나님의 세미하고도 구체적인 손길을 통해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 가운데,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 있었음을 고백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위한 에포케 역사에 대한 고백적 예정론은 모든 삶의 문제 앞에서 일시적인 에포케(판단중지)를 요구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상황들과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의 상상할 수 없는 공황(panic)같은 현실에 대해서도 잠시 멈추어서 하나님의 뜻을 생각해야 한다.
미국 대선 감정 대선전 필자는 두 가지 마음이 혼재하였다. 동성애를 비롯한 오바마 행정부의 반성경적인 결정들과 이에 대한 심판으로서의 마땅한 트럼프와 공화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와, 그러나 어쩔 수 없이 팔은 안으로 굽혀지듯이 소수민족으로서의 우리 한국이민자들의 삶과 조국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안타까운 욕심이 만들어내는 클린턴으로의 순응적 인정사이에서의 갈등이었다. 결국 답은 ‘하나님 뜻대로’라고 현실의 일들에 대해 기도하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되어진 일은 하나님의 뜻이 있음’에 대한 관점으로 생각들을 정리했다. 왜 그렇게 상황을 인도하셨을까? 미국은 그동안 청교도의 후손답지 않게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최근 오클라호마 주에서는 모녀로서 부부행색을 하던 이들이 자녀입양을 신청한 일이 불거져 근친상간 죄목으로 체포된 일이 있었다. 지난 수년간 오바마 행정부의 동성애 대법원 합법화를 통해 얼마나 생활 깊숙한 곳에 반 성경적인 동성애가 확장되어왔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일이었다. 또한 군에서 성전환 수술을 행하는 이들에게 수술비와 휴가를 허락하는 문제, 백악관에 무슬림 지도자를 초청해서 예배하는 행위들과 이제는 동네 마을까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무슬림 집회소와 그 세력들을 목도하게 된다. 합리적인 종교의 자유를 넘어서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신앙적 변질을 한 대목을 보여주는 것이다.
흠결많은(?) 트럼프를 들어서라도 이러한 오바마 행정부의 반 성경적인 일들을 보면서 세상은 이번 선거를 가난한 백인 노동층의 반란이라고 평하지만, 실제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세운 미국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의 사인의 한부분이라고 생각된다. 트럼프는 미국의 품격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그런 흠결많은(?) 트럼프를 들어서라도 언론으로부터 일방적인 지지와 세속화의 첨병 역할을 하는 이 정부에게 패배의 부끄러움을 드러내게 하심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나친 생각일까? 물론, 아직도 트럼프의 정제되지 못한 발언 탓에 우리 이민자의 삶에 끼칠 악영향에 대한 미래 염려가 있을 수 있지만, 죄악을 향해 달려가는 미국을 기뻐하지 않으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시라면 연약하고 힘없는 소수민족의 아픔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관심도 놓지 않으실 것이라 믿는다.
한국의 고통스런 상황 미국대선에 대한 감정에서 이제 사랑하는 조국 한국의 핍절한 상황을 돌아보자. 한국은 일명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인해서 거의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다. 한국의 친구 목사님의 표현은 ‘마치 전속력으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나타난 콘크리트 벽에 충돌한 것처럼 멘붕이 왔다’고 표현한다. 흥분하는 친구에게 ‘다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다. 다 이유가 있겠지. 기도하면 다 좋게 될거야’라는 무미건조해 보이는 말을 던졌다. 별로 위로가 되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만한 답이 어디 있을까?
하나님의 기뻐하지 않는 통치행위 하나님 앞에서는 그 어떤 권세자나 하물며 대통령이라 하여도 당신이 기뻐하지 않는 통치행위에 대해 피할 도리가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선민 이스라엘이기에 무슨 짓을 해도 하나님이 관용하셨는가? 아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다윗이라 할지라도 그가 범죄하였을 때 죄에 합당한 책망과 회개의 돌이킴을 요구하셨다. 기도의 사람 솔로몬이라 하여도, 우상숭배와 죄악에 빠졌을 때 나라를 두 쪽 내어버리시고 후에는 이방인의 회초리에 자기 자식 같은 이스라엘을 내어두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대통령이 이름난 목사 사칭 대무당과 그 자손과 간신배들에게 붙들려 국민이 위임한 통치권을 꼭두각시처럼 행한 것을 보면 그를 위해 기도하던 한 사람으로서 마음에 분노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단단히 망신살을 뻗쳤고, 삼성 현대를 보면서 마음이 뿌듯했는데 이제 경제대국의 꿈은 마치 자기 몸 하나 다스리지 못하면서 돈이나 많이 모아보려는 졸부의 꿈은 아니었나 생각되기까지 한다.
다시 섭리적 은혜를 기대 그러나 그럼에도 다시 섭리적 은혜를 생각해본다. 아직도 새벽미명을 깨워서 기도하는 교회가 있는 나라인데, 이토록 짧은 세월에 온 세계 열방을 향해서 복음에 생명을 건 사명자들이 파송된 나라인데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임을 기대하며 답을 찾아본다. 그렇다. 옛날 교회의 요람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첫 페이지에 ‘하나님 중심, 성경중심, 교회중심’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있던 것을 기억한다. 청교도 신앙의 흔적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거의 절반 가까운 교회에 아이들을 위한 주일학교를 찾아보기 힘들고, 중고등학생들은 밤낮으로 공부에 매어달려 주일에도 교회에서 보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고, 그렇게 공부한 청년들은 결혼, 직업, 자녀에 있어서 3무를 표방함과 동시에 세상을 향해 달려가기 바쁜 형편을 보게 된다. 더불어 얼마나 많은 이단들이 득세하며 횡행하는 나라가 되었는가?
또한 그리스도인이라 하면서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서울시장의 직책을 통해 친동성애 축제를 열고, 보수집권여당에서도 오바마와 동성애에 대한 궤를 같이하는 반기문 총장의 영입을 소망의 선택으로 취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그런 이들이 청와대 주인노릇을 한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지도자들이 이러니, 얼마 전에는 경복궁에 한복을 입으면 무료입장인데, 남자가 치마한복을 왜 입으면 안되는가? 하면서 대낮에 남녀가 한복을 서로 바꿔 입은 채 서울 시내를 활보하는 것을 보았다.
새로운 소망을 위한 판 흔들기 현재의 대통령이나 지금의 대선주자들에게서 전혀 미래의 소망을 찾기 어렵다. 어느 한사람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교회와 복음에 대해 믿고 신뢰할만한 언설을 표명하는 이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깨닫는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새로운 소망을 위해 판을 흔들고 계시는구나. 그렇게 함으로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시 한번 더 구정물들을 치워내고 순전하고 깨끗한 물로 바꾸어가는 과정을 위해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섭리가운데 허락하셨구나. 그 과정이 지금의 고통으로 나타나는 것이리라.
사랑, 기도, 절제 수 십년 미국생활을 하였음에도, 마음은 늘 고향소식에 귀를 기울이듯 연약하고 힘든 통증에 신음하는 조국의 형편이 더욱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몇 가지만 같이 기억하기를 원한다. 한 가지는 고통의 통증이 있어도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다니엘처럼 조국을 향해 비판의 마음만큼 갑절로 간절히 기도하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어의 절제이다. 무수한 말들이 여과장치 없이 매일 매일 쏟아져 나올 때마다 마음이 하늘과 땅을 오가는 것을 본다. 제목이나 내용들이 세상말로 ‘찌라시’에 해당할법한 가십거리 수준의 이야기도 쉽게 단정적으로 흘러나온다. 조금은 절제가 필요하다. 특히나 교회가 정치토론장이 되면 안된다. 우리가 사는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조국과 미국을 사랑하고 기도하자. davidnjeon@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