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에 대하여 (하 - 1)

이혼에 대하여 (하 - 1)

이윤석 목사 (NY 부르클린 제일교회)

4) 마태복음 19장 3-12절 본문은 바리새인의 시험으로 여자에게 수치 되는 일이 있을 때 이혼하는 것이 합법적인가를 묻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이에 대한 대답을 하는 대신에 창세기 2장 24절에 제시된 결혼질서라는 규범 안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창세기 본문은 결혼이 본질에 있어서 한 몸이 된다는 성격을 가지며, 구속력에 있어서는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며, 지속성에 있어서 이 땅에 사는 동안 영구적이므로 결코 해체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시에 성행했던 이혼증서의 남발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혼증서는 인간이 만든 법규이지만 이스라엘 백성의 마음의 완악함 때문에 하나님이 묵인하신 것이며, 원래부터 하나님의 의도하심이 아닙니다. 예수께서는 이혼증서 제도가 창세기 2장 24절의 창조질서를 거슬리는 것으로 원래에 없었던 것인데, 그 당시 만연한 사람들의 마음의 악함 때문에 임시적으로 허용된 경우임을 밝히셨습니다. 예수께서 내린 결론은 첫째 부당한 이유로 아내를 내어 보낸 후에 다른 여자와 재혼하는 남자는 분명히 간음을 범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결혼이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인이 간음을 범하는 경우에 정당한 이혼의 경우라면, 그 이혼으로서 결혼관계가 끊어지기 때문에 재혼을 해도 간음을 범하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습니다. 당시에 이혼이 성행했으며 당시의 이혼관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제자들에게도 예수님의 가르침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엄격한 것이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9절에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누구든지 음행한 연고 외에 아내를 내어 버리고 다른 데 장가드는 자는 간음함이니라”는 말씀에서 음행은 간음보다 광범위한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많은 성범죄를 가리킬 수 있고 간음은 그 가운데 단지 하나입니다. 음행은 구약성경에 하나님께 대한 불성실에 대해 비유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19장 10-11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이 이르되 만일 사람이 아내에게 이같이 할진대 장가들지 않는 것이 좋겠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사람마다 이 말을 받지 못하고 오직 타고난 자라야 할지니라.” 본문의 ‘음행’이란 단어는 실제적으로 성범죄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성범죄는 간음 뿐 아니라, 음행, 매춘, 근친상간, 동성애, 짐승과의 교합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한 사람이 음행을 범할 때, 즉 미혼인 사람과 성관계를 할 때 그는 자신의 결혼서약을 깨는 것이며 또 배우자와 맺은 한 몸의 관계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5) 음행에 대한 이해 미국 장로교회(PCA)는 보고서에서 음행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광범위하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자위행위와 포르노는 이혼에 대한 성경적 근거는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위행위와 포르노는 명백하게 몸이 하나됨의 관계를 깨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이 그것들에 너무 집착해서 그것들이 배우자에 대한 결혼의 권리를 이루는 대체물이 된다면 그것들은 부부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을 깨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성경의 원칙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판단은 총회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이에 대한 지도 원리는 그 성범죄가 분명히 부부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관계를 깨트리는지 아닌지의 문제가 되어야 한다. 어떤 성범죄는 반드시 부부의 연합관계를 깨트리지 않고 피해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성범죄가 배우자와 맺고 있는 한 몸이라는 연합관계에 대한 대체물이 되는 방식으로 표면화되면 총회는 이 성범죄를 ‘포르네이아(porneia)’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우리는 습관적인 자위행위와 포르노 이용을 간음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행위는 홀로 행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마태복음 5장 28절에서의 ‘음욕’은 간음이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위행위와 포르노는 거의 성적인 의도를 동반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위행위와 포르노가 배우자 이외의 사람에게 향할 때 음욕의 죄가 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음욕을 이혼의 사유로 활용하기를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음욕은 마음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습관적인 자위행위와 포르노 사용에 대해서 이런 행위가 부부간의 성관계에 대한 대체물로 역할을 할 때, 이런 행위를 하는 동안 자신의 배우자 이외의 누군가를 공상할 때, 따라서 이런 종류의 성범죄는 부부가 연합하여 한 몸이 되는 결혼관계를 깰 수 있으므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장로교회 보고서의 내용입니다.

6) 고린도전서 7장10-15절 바울 사도는 초대교회의 생활에서 이혼과 재혼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단순하게 신자는 이혼하지 말고 만약 신자가 이혼한다면 다른 대상자들과 재혼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반복합니다. 먼저 바울은 음행을 한 자는 교회 공동체로부터 출교해야 하며(5:2,13), 사귀지도 말고 함께 먹지도 말아야 한다(5:11)고 말씀합니다. 바울은 결혼한 기독교인 부부 사이에서 음행이 발견될 경우, 교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관계를 아예 단절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음행의 경우에 이혼으로써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까지도 포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7장 11절과 12절에서 결혼관계 안에서 남편과 아내는 한 몸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자는 남편에게서 갈라서지 말고 남편도 아내를 버리지 말라” 여기서 갈라선 상태 그대로 공동체 안에서 지내거나 다시 재결합할 수 있음을 언급하는 말씀입니다. 이 부부는 부패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음행이 아닌 다른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이혼하는 악을 범한 부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절에서 바울은 불신자의 상태에서 결혼하여 부부생활을 하던 중에 배우자 중 한 명이 기독교인이 되어 혼합혼 관계에 들어가게 된 부부의 경우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울은 혼합혼이라도 결혼의 연합은 깨어져서는 안되며, 믿는 배우자가 믿지 않는 배우자를 떠나거나 내어보내는 일을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바울사도는 “만일 어떤 형제에게 믿지 아니하는 아내가 있어 남편과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를 버리지 말며 어떤 자에게 믿지 아니하는 남편이 있어 아내와 함께 살기를 좋아하거든 그 남편을 버리지 말라(12-13절)”고 말씀합니다.

당시 고린도교인들은 믿지 않은 배우자가 믿는 배우자를 오염시킬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거꾸로 결혼관계 안에서는 믿지 않는 배우자가 믿는 배우자에 의해 거룩하게 된다고 말씀합니다. 곧 신앙과 불신앙의 갈등도 결혼 관계를 파괴시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혼합을 깨지 않고 유지시키는 데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 조건은 “믿지 않는 배우자가 믿는 배우자와 함께 사는 것을 좋아할 때”입니다. 믿는 배우자와 함께 계속 살기를 원하는 믿지 않는 배우자는 믿음 안에서 거룩하게 된 결혼생활을 받아들이는 셈입니다. 반대의 경우, 곧 믿지 않는 배우자가 믿는 배우자와 함께 사는 것을 원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경우에 바울은 믿지 않는 배우자를 내 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15절). 그러나 바울은 “그러나 하나님은 화평 중에서 너희를 부르셨느니라”는 말을 덧붙임으로서 이혼하기 전에 이혼을 막기 위하여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함으로서 믿는 배우자가 이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믿는 신자에게는 이혼권과 동시에 재혼권도 주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종종 비공식적인 이혼을 하고 있습니다. 믿지 않는 남자는 이혼 서류를 작성하지 않고 자신의 믿는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살기 위해 떠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여자는 자신을 결혼생활의 의무에서 벗어난다고 간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를 인정받기 위해서 그녀는 자신이 국가에 이혼서류를 신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법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녀는 이혼을 주도하는 당사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적으로 말해서 이혼을 유발시킨 것은 믿지 않는 배우자입니다. 그리고 믿는 배우자는 단순히 그 상황을 수용한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믿지 않는 배우자가 자신이 결혼서약을 지키고 있다고 신뢰할 만한 주장을 하는지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주장이 신체나 언어폭력, 배우자 이외의 사람들과 심적 갈등, 필요를 공급하지 않음, 등으로 인해 더는 신뢰할 수 없을 때 교회는 원 결혼은 무효이며 당사자들은 재혼할 수 있다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가능한 해결책이 모두 실패했을 때에만 이혼을 인정해야 합니다.

7) 로마서 7장 1-3절 바울은 결혼법이 배우자가 살아있는 동안만 구속력이 있음을 밝힙니다. 배우자가 죽으면 남은 배우자는 결혼법의 구속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이 일반적인 원리를 재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사망한 경우에 아내는 결혼의 구속에서 자유하였으므로 재혼이 허락되며, 그것은 간음을 범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배우자의 사망은 배우자가 간음을 범한 경우와 믿음이 다른 배우자가 같이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와 함께 재혼이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또 하나의 경우로 제시 됩니다. 결혼은 본질에 있어서는 하나로 연합되는 관계이며, 구속력에 있어서는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이며, 그 지속성에 있어서는 영구적인 것이므로 사람이 이 결혼을 자의적으로 깨뜨려서는 안됩니다. 배우자가 간음을 범한 경우에 남은 배우자는 이혼한 후에 재혼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남은 배우자가 간음을 범한 배우자를 용서하고 간음을 범한 배우자가 진심으로 회개하고 돌아오는 경우에는 결혼관계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음탕한 고멜을 용서하고 받아들인 호세아 선지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신자가 불신자와 결혼한 경우에 결혼 관계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에 이 노력이 실패하면 이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이혼하는 것은 결혼관계를 깨뜨리는 죄이며, 이혼 후에 재혼하는 것 역시 간음을 범하는 것입니다.

신자들은 신자들과만 결혼해야 합니다. 그러나 불신들이 결혼한 후에 한 배우자가 신자가 되어 혼합혼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불신 배우자가 개종할 마음이 없어도 계속 같이 살기를 원할 때는 결혼관계를 지속해야 하지만, 같이 살기를 원하지 않을 때는 믿는 배우자는 결혼관계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후에, 이 노력이 실패하면 이혼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결혼관계가 합법적으로 해결되었으므로 믿는 배우자는 재혼이 가능합니다. 물론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결혼관계가 소멸되는 것이므로 남은 배우자는 재혼할 수 있습니다.

5. 이혼에 대한 간단한 교회사적 고찰

1) 초대교회의 결혼 윤리 (1)초대교회는 일부일처제를 강조했습니다. 초대교회는 일부일처제를 강조함으로 배우자와 사별한 후, 재혼하는 것까지도 금지시켰습니다. 당시 로마세계는 신약성경과 매우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당시의 결혼관은 결혼을 서로 합의만 이루어지면 언제든지 쉽게 할 수 있는 계약관계로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이혼을 할 수 있었고 혼외정사의 기회는 넓게 열려 있었으며 정욕을 위해 수많은 거리의 여인들이 있었고, 육체를 돌보아 주기 위해서는 첩들이 있었습니다.

초대교회가 이같이 일부일처제를 매우 강조하는 성경적인 근거에 대해서 터툴리안(Tertullian)은 아담에게는 하와만 있었을 뿐이었다고 강조합니다. 또 히에로니무스(Hieronimus)는 그리스도께서 남자와 여자들이라고 말하지 않고 남자와 여자로 표현한 것이 그 근거라고 제시합니다. 그래서 배우자가 죽은 후에도 남은 배우자는 과부나 홀아비로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극단적인 입장은 교회 안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재혼이 인정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범한 간음 때문에 이혼한 경우 재혼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헬마스의 목자서(The Shepherd of Hermas)는 남편이 아내가 간음을 범한 사실을 알았을 경우, 아내가 회개하지 않고 간음을 계속 행하는 데도 같이 사는 것은 아내의 간음에 동참하는 것이므로 갈라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초대교회는 남편이 아내를 내어 보내고 난 후에도 아내가 회개하고 돌아올 가능성을 고려하여 재혼하지 말고 남아 기다리라고 권고했습니다. 이메일: younsuklee@hotmail.com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