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목사 (NY 부르클린 제일교회)
들어가는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51%, 스웨덴 48%에 이어 한국의 이혼율이 47.4%로 3위를 차지했다는 통계결과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한국의 이혼율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통계’ 자료를 보면 이혼 건수가 11만5300건에 이릅니다.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이혼상태인 ‘동거이혼’ ‘정서적 이혼’ 상태로 살아가는 부부들도 많으며, 결혼 20년 차 이상 부부의 ‘황혼이혼’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사회에서는 ‘가정’이라고 하는 가족공동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학문명의 이기와 조직화된 산업사회,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정보통신의 발달로 공동체 개념이 약화되는 데서 가족 붕괴의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통계자료를 보면, 전체 이혼상담자들 중 기독교인이 27%를 차지하고, 불교인 10%, 천주교인 8%로 뒤를 이어, 이혼을 고려하는 기독교인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한국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이혼에 대한 성경적인 사례들과 적용을 살펴보고 과연 현대의 세상 문화에 대해 우리가 어떤 원리를 가져야 할 것인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성경의 이혼에 관한 가르침은 항상 결혼에 관한 가르침과 함께 나옵니다. 이는 결혼의 의미를 전제해야만 이혼에 관하여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혼에 관한 고전적인 성경 본문들은 신명기 24장1-4절, 말라기 2장 13-16절, 마태복음 5장 31-32절, 19장 3-12절, 마가복음 10장 2-12절, 누가복음 16장 18절, 고린도전서 7장 7-16절입니다.
1. 이혼에 대한 안목 신구약 성경은 어떤 경우에는 이혼을 허락합니다. 예수께서는 모세가 이혼증서를 주어 이혼을 허락한 규정은 ‘너희 마음이 완악함’(막10:5) 때문이라고 가르치십니다. 국가에서 세운 법이 이혼을 막을 수 있을까요? 그것이 이혼을 막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법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이혼을 규제하고 이혼의 가혹함을 완화하며 또한 버려진 사람들의 권리를 유지하는 것뿐입니다. 이혼은 항상 하나님이 계획하신 이상을 이루는데 있어서 실패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이혼은 결코 축하할 일이 되지 못합니다. 교회 성도들은 이혼한 사람에게 사랑과 은혜를 보여주어야 하지만 이혼에 대하여 축복할 수 없습니다. 이혼은 슬픔의 원인이며 실패의 징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혼은 성경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질 때 죄는 아니지만 죄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혼에 대하여 내리시는 평가는 전반적으로 매우 부정적인 평가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혼이 불가피한 일이 될 때까지, 이혼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이혼에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이혼을 신청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배우자의 간음을 용서하는 사람이 서로 떨어져 있다가 이후에 결혼생활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면, 이 사람은 얼마든지 그 공동체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결혼생활을 지지해주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범한 영적인 간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화해하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의 표현입니다(호3:1-5). 그러나 사람들이 이혼하는 성경적인 근거가 분명히 있을 때, 그가 결혼생활을 유지할 의무는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 이혼은 죄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화해하시기에 앞서 하나님 자신이 비유적으로 이스라엘과 이혼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내 백성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호1:9). 또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간음을 행하였으므로 내가 그들을 내쫓는다(렘3:8)고 하셨습니다. 구약 성경에 기록된 이혼은 다양한 경우를 담고 있기 때문에 매 경우마다 연구해보아야만 하고 천편일률적으로 적용을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2. 이혼에 대한 신앙고백서의 규정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약혼 후에 범한 간음이나 음행은 결혼 전에 발견될 때 순결한 편에서 약혼을 취소할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말합니다. 간음의 경우에는 순결한 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이혼 후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이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인간의 부패는 하나님이 결혼으로 짝지어 주신 사람들을 갈라놓으려는 부당한 논쟁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지만, 오직 간음이나 혹은 교회나 정부 관리가 치료할 방법이 없는 고의적 버림 외에는 아무 것도 결혼의 속박을 풀 충분한 원인이 되지 못한다. 이런 경우에는 공적이며 질서 있는 소송 절차가 준수되어야 하며 당사자들이 그들 자신의 사건에서 그들 자신의 의지와 판단에 버려두어져서는 안된다.”(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24:6).
3. 성경의 증거들 이혼의 경우에 해당되는 본문은 존 머레이(John Murray)의 “이혼(Divorce)”이란 책의 설명들을 인용하며 음행에 대한 성경해석의 부분은 존 프레임의 윤리학을 인용합니다.
1) 신명기 24장 1-4절 신명기의 말씀은 한 여자가 한 남자와 공식적으로 이혼하고 또 다른 남자와 결혼할 때 두 번째 결혼이 이혼으로 끝이 난 후에 첫 남편에게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구절이 이혼을 장려하거나 단념하게 하지는 않으며, 단지 이혼의 존재를 인정하며 또 단일 사건으로 이혼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왜 첫 번째 남편은 그녀를 다시 아내로 맞이하지 못합니까? 그것은 이 두 번째 결혼이 여자를 더럽혔다는 것입니다. 이혼 후의 두 번째 결혼은 간음이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마태복음 5:32, 마가복음 10:11-12, 누가복음 16:18의 가르침과 일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여자의 첫 번째 남편은 그녀를 더럽힌 것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가 그녀와 이혼했을 때 그는 그녀의 두 번째 결혼이 간음일 것이라고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결혼이 이혼으로 끝난 후에 첫 번째 남편은 자신이 더럽힌 아내를 다시 데려오지 않아도 됩니다. 이 규정은 남자로 하여금 결혼 관계가 가진 위엄과 진지함을 위반하여 마음대로 이혼하고 재혼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암시적으로 이혼이 양 당사자에게 심각한 결과를 미친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타락한 세상에서 깨어진 관계는 항상 회복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이혼하려 할 때 이혼의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혹독한 대가를 반드시 고려해야만 합니다.
2) 말라기 2장 13-16절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분노하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들이 이방신의 딸들과 결혼했다는 것이요, 둘째는 이들이 이방신의 딸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서 어려서 취한 아내를 내버렸다는 것이다. 결혼은 사람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해제시켜 버려도 되는 계약이 아닙니다. 이것은 남자와 여자가 하나님 앞에서 맺은 언약(covenant)입니다. 14절에 “네가 어려서 맞이한 아내 사이에 여호와께서 증인이 되시기 때문이라”고 말씀함으로 결혼이 언약 안에 있는 거룩한 관계인 것을 말씀합니다. 에베소서 5장은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가 결혼을 비유하여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 관계를 깨뜨리는 자는 단순히 인간관계를 깨뜨리는 것 이상 하나님의 언약을 잊어버린 것이요 하나님의 미워하심을 받는 것입니다(15절). ‘언약(berit)’이란 말 자체가 ‘자르다(cut off)’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만일 언약을 파기할 때는 죽음이란 결국을 맞이한다는 것을 말함으로 언약의 엄중성과 견고성을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3) 마태복음 5장 31-32절 예수님은 구약의 율법에 대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의식주의에 의하여 왜곡된 해석에 대응하여 예수님 자신의 권위 있게 해석된 구약 율법의 진정한 의미를 대립시키고 계십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의 잘못된 율법 해석은 무엇인가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아내와 관계를 중단하고자 할 경우에 이혼증서만 써주고 나면 그 이후에는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고 해도 제 칠계명을 범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내가 간음을 범한 경우가 아닌 한, 아내를 내보낸 남자의 행동은 정당하지 못한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혼 당한 아내의 권리나 책임을 다루는 본문이 아니라 남자의 죄와 책임을 묻는 본문입니다. 이혼을 당한 여인은 다른 남자와 재혼하여 위로를 받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되는데, 만일 이 여인이 재혼하면 간음을 범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런 문제를 야기시킨 도덕적 책임이 여인을 내보낸 전 남편에게 있습니다. 이혼당한 여인의 재혼이 간음으로 판단되는 이유는 첫 번째 결혼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정당하지 못한 이유 때문에 이혼하는 것은 결혼관계를 해소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법입니다. 신명기 24장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내보내는 것을 묵인했지만, 예수님은 도덕적인 죄임을 명백히 하여 금지시킴으로 이혼에 대한 금지 규정을 더 강화시키신 셈입니다. 이메일: younsukle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