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목사 (NY 부르클린 제일교회)
필자가 미국에 와서 영어를 배울 때,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에서 격양된 표정과 불쾌한 감정과 함께 하나님의 이름과 그리스도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것이 잘못된 언어문화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리스도인들도 이런 언어를 무분별하게 똑같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환경은 대중매체와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러한 언어 표현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제 영어에 익숙한 대중적인 환경이 되면서 동일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이런 언어 표현에 대해 어떤 의식을 갖추어야 할까요?
이렇게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이름을 사용해서 욕을 하거나 무익하게 사용하는 표현들은 전통적이고 정통적인 위상을 가진 문화에서는 타부(taboo)시하는 것들이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점점 저항적인 하위문화가 강력한 어조를 띠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중매체(드라마, 영화, 인터넷)에서 점점 자극적이고 강한 소재를 찾아 가는 경향이 있는 하위문화(Subculture) 계열에서는 21세기 들어와서 마치 하나의 유행처럼 신성모독에 관련된 컨텐츠(내용)와 언어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위문화(Subculture)란 한 사회에서 정통적인 위상을 지닌 문화에 대해 그 사회의 일부 집단에 한정하여 일정한 위상을 지닌 문화를 가리킵니다. 예를 들면 대중문화, 도시문화, 청소년 문화 등이 있는데 이 문화는 지배적인 문화나 체제를 부정하고 적대시하는 하위문화로 반문화(대항문화)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런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이 사회 문화를 따라서 잘못된 언어 표현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리스도인들마저 일반적으로 무심코 하는 말들 속에 하나님께서 엄격하게 금하시는 셋째 계명을 범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 지상에 표현하지 않아야 할 상스러운 표현까지 포함하여 몇 가지 경건치 못한 표현들을 나열하면서 이 문제를 다루고자 합니다.
1. 경건하지 못한 표현들
1)실례: 예를 들어 여러 가지 상황에서 ‘오 마이 갓(Oh! my God or god)’ ‘혹은 지저스 크라이스트(Jesus Christ!)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매우 강한 욕설로 사람들은 ‘갓뎀(Goddamn. 제기랄! 빌어먹을! 천벌을 받을)’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사람과 물건에 대해서 경멸의 대상으로 저주하며, 쓸모없는 것이라고 헐뜯을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저주와 경멸과 욕설 등을 말할 때, 하나님의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기독교인은 이런 표현을 대체해서 ‘오 마이 굿니스(Oh! my goodness)’라고 사용합니다.
2)합당한 경우: ‘오 마의 갓’과 같은 표현이 상황에 합당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만일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님께 간절히 도움을 구하는 부르짖음이라면, 이런 말들은 그리스도인에게 꼭 필요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이름과 단어가 얼마나 거룩한 용어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환경과 그런 경우에 사용한다면 오히려 그리스도인의 필수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만일 이 표현이 어려운 상황에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표현으로 쓰지 않거나 경건한 의도로 사용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쓰는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지는 것입니다. 3)일반적 의미: 이런 표현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상황에 대해 놀라며 분노하거나, 또는 사람에 대해 분노하며 저주하거나 맹세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결국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분노까지 포함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함으로 저주하는 것일 수 있고, 하나님의 이름을 농담거리로 사용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이름을 가지고 개인적인 권위를 위해 오용하고 남용하는 것입니다.
4)신성모독적 표현: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런 표현은 신성모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약 성경에서 사용된 신성모독(헬라어, ‘블라스페미아’)의 의미는 로마서 2장 24절에 잘 나타나있습니다: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도다.” 신성모독(히브리어 ‘나카브’)이란 하나님의 속성이나 고유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거나 그러한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혹은 사물에 속한 것으로 돌리는 행동이 포함됩니다. 구약성경에서 이집트인과 이스라엘 여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모독하며 저주함(히브리어 ‘가다프’)으로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그를 돌로 쳐 죽일 것을 명하셨습니다(레24:10-16). 성경에서 하나님이나 그분의 백성을 향해 거칠고 상스러운 말을 하였다는 의미는 욕설이나 저주의 말을 뜻합니다. 그런 욕설은 하나님께서 항상 죽음이란 형벌을 요청하십니다. 히브리어 ”가다프“는 비난하는 말로 해를 입힌다는 의미로서 비유적으로 사용됩니다(민15:30, 겔20:27).
5)대체 표현: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이런 사실을 알고 정도를 약화시켜서 오 마이 가쉬(Oh! my gosh)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 마이 갓’의 대체로 ‘오 마이 가쉬’가 사용되지만 신적인 이름에 대한 뉘앙스를 여전히 풍기고 있습니다. 대체되기는 했지만 강도가 약해진 것뿐이지 여전히 “의미없는” 언어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약화된 대체표현들도 있습니다. 감탄사로서 놀람이나 흥분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영어 표현 중에 “이크(gosh)”, “야(golly)”, “와(gee)”라는 단어들입니다. 이런 것들은 지금은 잘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한 세대 전에 영어권에서 자주 사용했던 말입니다. 그 어원은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게 사용하는 것을 피하려고 신적인 이름을 대신해서 사용하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단어가 다 하나님(gosh, golly)이나 예수님(gee)이란 단어를 완곡어법으로 변경시켜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완곡어법(euphemism)은 거칠거나 공격적으로 간주되는 것들을 위한 부드러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성모독의 표현이 될까봐 나온 매우 온건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부문화에서 이런 것들은 저속한 욕설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거리낌 없이 사용되는 위의 세 가지 단어와 같은 완곡어법적인 표현에 대해 성경에서 금하는 직접적인 말씀들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이 죽었다”라는 표현 대신에 “그 분이 세상을 떠나셨다”라고 표현할 때 이것은 저속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언어표현은 어떤 문화(상부문화, 하부문화)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런 표현을 사용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이런 표현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모든 것을 성경적 안목에서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성경적 진단 1)제3계명: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여호와는 그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는 자를 죄없다 하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을 적용해야 합니다. “망령되이”라는 말씀은 “헛되이(vain, worthlessly, meaninglessly)”라는 표현입니다. 2)맹세: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스가랴 5장 4절에 “...내 이름을 가리켜 망령되이 맹세하는 자의 집에 들어가서...그 집을 사르리라...” 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무서운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이름 자체가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이름을 헛되이, 의미 없이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의 존재를 무시하고, 하나님의 거룩한 성품을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하나님의 성호는 결코 망령되이(쓸데없고 무의미하게) 적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3)무익한 맹세: 더 나아가 무익한 맹세에 하나님의 이름을 걸어서도 안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호는 예배와 찬양, 경배와 기도에서 사용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 세 번째 계명은 우리가 다른 계명들에 비해 특히 범하기 쉬운 계명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헛맹세하는 일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도무지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보좌임이요 땅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의 발등상임이요 예루살렘으로도 하지 말라 이는 큰 임금의 성이요...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마5:34-37).
4)저속어: 그리스도인들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저속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에도 매우 드물게 이런 저속어인 표현들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똥”(빌3:8), “할례 받은 놈들”(갈2:21) “개들”(빌3:2)과 같은 표현들입니다. 이런 단어들은 무분별하게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그것들이 적절한 상황인지를 분별해야 합니다. 성경에서 이런 표현은 심판을 받거나 정당한 분노가 있을 경우에 등장합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들은 언제나 경건한 목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런 용어들이 남용되고 있으며 부적절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똥”이란 표현을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은 가장 추하고 기분 나쁘게 묘사하는 것입니다. 또 성적인 표현을 가지고 사람들을 경멸하여 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들은 결코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언어가 아니며, 성령의 열매와는 정반대되는 언어 표현들로서 그리스도인이 사용하기에 합당하지 못한 표현들입니다.
3. 결어
이런 언어 표현 전체가 신성모독이나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표현이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문화와 문맥을 고려해서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전통적이거나 매우 보수적인 환경에서는 이런 표현이 매우 덕스럽지 못한 표현이라고 여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부 문화에서는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표현으로 인정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언어가 성경적 표현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울사도는 우리가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과 부끄러운 말과 거짓말을 벗어버려야”(골3:8,9)할 것을 말씀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더러운 말도 입 밖에 내지 말아야 하며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 되는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도록”(엡4:29) 부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에게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오히려 감사하는 말을 하라”(엡5:4)고 합니다. 또한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받을 만하여 무엇에든지 칭찬받을만하며”, 덕있는(빌4:8), 표현들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이라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할 때에, 주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게 해 주실 것”(골4:6)입니다. 이메일: younsukle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