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선교사의 건강문제로 급히 귀국했습니다. 저희들의 긴급기도제목입니다. 그동안 경과와 함께 올려드립니다.
정선교사는 7월 초부터 밤에 한두 번씩 열이 난 후 식은땀을 흘린 후 잠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수 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소화가 안 되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있었기에 그 연장선으로 생각하며 견디었습니다. 7월 27일, 저희들은 둘째 아들 복음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나이로비 공항을 출발하여 다음 날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아들 결혼식 후 정선교사에게 진찰받을 것을 권유했지만 ‘사역 마무리까지 세 달 밖에 안 남았어요. 만약 내가 지금 검사 받아 케냐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하던 사역, 특히 10월 초에 있을 유아교육과 교사훈련, 현지교장선임, 새로 오는 신임선교사 정착 도움 등에 큰 어려움이 있어요’라는 이유로 검사 받기를 거부했습니다. 저희들은 그렇게 케냐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현지 교장을 선임한 후 3주 만에 정 선교사의 상황이 악화되어 모든 사역을 서둘러 인수인계하고 지난 9월 11일에 귀국했습니다.
인천공항부터 저희들의 움직임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2주 안에 열이 있었다는 이유로 귀국하자마자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 격리되어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은 후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더 큰 어려움은 모든 병원들이 그러한 예외를 전혀 받아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주간의 자가격리가 끝나지 않은 모든 해외 입국자는 특별 관리 대상이었습니다.
9월 12일, 안양샘병원 응급실을 찾아갔습니다. 처음에는 ‘해외입국자로서 2주간의 자가격리가 끝나지 않았기에 응급실 입실을 할 수 없다’며 응급실에 들여보내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이 자가격리 면제자이며 코로나 검사결과 음성을 받은 사실로 간청하여 겨우 응급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CT촬영 결과 간에 농이 찼다는 진단을 받고 정 선교사는 바로 격리병실에 입원했습니다. 강 선교사가 보호자로 신청했지만 격리병실에는 아무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틀 밤을 정 선교사 홀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14일 아침, 강 선교사는 감염내과 책임자를 만나 사정을 말씀드렸고, 토요일까지 정 선교사와 함께 격리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 날 오전 정 선교사는 코로나 검사를 받고 오후에 음성 판정을 받은 후 저녁에 MRI 촬영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오후 MRI 결과를 들을 때까지 얼마나 긴 기다림의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정혜란 씨는 담도암이며, 간 주변에도 전이가 보입니다. 금요일에 조직검사를 통해 그것을 확인하는 일이 남아있습니다.”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주님, 충성한 당신의 종에게 어떻게 이런 병을 허락하십니까?” 서너 시간 둘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앞으로 남은 치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 추석이 끼어 있는 상황에서 내일 조직검사를 받더라도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주간은 더 걸릴 것입니다. 별 치료 없이 한 주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라 생각되어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하여 응급실에 들어갔습니다. 이 병원은 전 병원보다 두 주간의 자가격리를 더 철저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응급실에 하루 머무는 동안 간 조직검사를 마쳤습니다. 오후에 정 선교사는 1인 병실(격리차원)로 들어갔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다음 주 금요일까지 정 선교사는 홀로 그곳에 있게 됩니다. 그 결과에 따라 향후 치료 방향이 결정되겠죠.
저희들의 기도제목입니다.
1. 정 선교사의 모든 치료과정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옵소서.
2. 우주만물을 지으시고 지금도 운행하시는 하나님께서 치유의 능력을 발하시어 정 선교사의 암을 완전히 치료하여 주옵소서.
3. 정 선교사가 다음 주 금요일까지 1인실에서 홀로 지내는 동안 주님과 더 깊은 교제와 주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옵소서.
4. 정 선교사가 육체적으로 많이 연약해져 있는데, 주님께서 정 선교사에게 입맛을 주시고, 소화가 잘 되어 영양을 속히 공급 받을 수 있게 도와주옵소서.
5. 주님, 자주 나는 열과 머리 아픔을 멈추어 주시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옵소서.
6. 주님께서 향후 치료의 과정을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옵소서.
여러분들의 기도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강병권 정혜란 선교사 드림
jhkang@aimint.org
10.16.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