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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새 학기가 시작됨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6월 달에 시작해야할 새 학기가 미루어지다 9월 초부터 새 학기를 시작하였습니다. 하루 2,000-5,000명 정도의 확진자가 생겨나고 있는 필리핀은 대면수업이 전부 취소되어 오직 인터넷과 홈스쿨링(Module) 형태로만 수업이 가능합니다. 핸드폰 시그널도 안 잡히는 저희 학교는 인터넷수업을 할 수 없어 홈스쿨링 형태인 모듈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주일 기준으로 선생들이 과목별로 설명을 하고 연습문제지를 만들어 집에서 학생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문제지를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교육부 방침으로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에 올 수 없어 매주 금요일마다 선생님들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한주 동안 공부한 문제지를 받고, 새로운 문제지를 나눠주고, 모르는 부분은 설명을 해줍니다. 

수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여러 가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들인 이곳 주민들은 학교를 제대로 졸업한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인원의 학부모들이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읽고 쓰더라도 고학년 아이들의 수업을 도와줄 수 있는 수준이 못되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학교를 보내겠다는 학부모들이 생겨나고 있어 벌써 12명 학생들이 이번 2020년 새학기 수업을 포기하였습니다.

직접 가정을 방문하다보니 선생들이 많은 헌신을 합니다. 학교 근처에 사는 학생들 집의 방문은 쉽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학생들을 방문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고 길이 험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열심히 학생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들이 뚜부란 마을을 방문할 때는 산사태가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지역을 몇 군데 지나다녀야 하는데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필리핀 전체 학생의 30%가 이번 학기 등록을 포기하였습니다. 기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무리한 진행으로 많은 부작용과 어려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더없이 힘든 시간들입니다. 인터넷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컴퓨터나 핸드폰이 없고, 핸드폰이 있더라도 인터넷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새희망 학교도 모듈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정상수업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습니다. 

매주 학생들의 문제지를 만장 이상 복사하다 보니 지출이 많아졌는데 학부모들은 대면수업을 하지 않으면서 등록금을 받는다며 불평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금액인 100페소(한화2,500원, 미화2달러) 등록금을 안 내려고 불평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실망스러운 적도 있지만 가난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모슬렘 아이들에게 복음을 설명하고 전할 수 있어 기쁘고 보람될 때가 더 많습니다. 

이번 코로나사태로 인해 필리핀의 많은 사립학교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한국과 달리 이곳의 사립학교는 정부의 지원이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때 임에도 불구하고, 늘 저희를 위해 기도와 후원으로 섬겨주시는 동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비로 인한 피해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변화가 이곳 잠보앙가 지역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벌써 2주째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고 사역지인 림빠빠 마을은 더 많은 비로 인해 도로가 유실되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림빠빠 마을의 도로가 유실되어 차가 지나갈 수 없어 차에서 내려 무너진 도로를 걸어 지나가는 삼륜차를 갈아타고 학교에 다녀왔습니다. 곳곳의 산사태로 주민들이 대피를 하였고, 몇몇 강 옆의 집들은 흔적도 없이 물에 쓸려 내려갔습니다. 학교 선생들 집에도 물이 들어왔는데, 웃으면서 “비가 오니 사람이 밖으로 나가고, 물이 안으로 들어온다”라고 농담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공사를 하지 않고 주변의 언덕을 거의 70도 이상 경사를 심하게 만들어 놓았고, 비가 내릴 경우 완만한 배수로가 없다보니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데 무너진 도로는 언제 연결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산사태가 발생하여 주민들이 늘 불안해합니다. 비로 인해 더 이상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우기철에 집을 수리함

 

건기철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별일 없는데, 우기 철에는 지붕에 빗물이 자주 샙니다. 저희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은 50년이 지난 오래된 나무집입니다. 더운 나라는 나무 집에 ‘아나이’라는 벌레가 나무를 갉아 먹습니다. 건기철에는 집 안의 마룻바닥과 벽을 주로 작업하고 우기철에는 주로 지붕에 올라가 빗물 새는 곳을 찾아 막아줍니다. 가능하면 지붕에 잘 올라가려 하지 않는데 함석지붕이 낡아서 밟으면 밟을수록 찍으러지고 망가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족이 이 집에 2003년부터 살고 있는데 집 주인이 좋아서 매년 집값을 인상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보수공사는 제가 직접 하는데 집이 낡아서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기도 제목

1.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필리핀 전체가 혼란스러운데 속히 진정되어 모든 일이 일상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2. 2020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학생들이 수업에 잘 따라올 수 있도록(외진 지역이라 온라인 수업을 못하여 집집마다 방문하는데 코로나에 조심하도록)

3. 준탁이가 고등학교 3학년인데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4. 유치원 담당 레지 선생이 코로나에 감염된 가족과 함께 격리 중인데 별일 없도록

5. 가정방문을 통해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선생님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오정윤/공윤자 선교사

ohgongtak@hanmail.net

10.31.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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