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막대기 둘을 취하여 하나는 은총이라 하며, 하나는 연합이라 하고 양떼를 먹일새"(스가랴11:7).
최근 저희 삶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순간을 말하라면, 두 가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하나는, 임종을 앞두고 헝가리 병원에 입원 중인 한 중국인에게 침상세례를 베푼 것입니다.
두 번째는 왕따를 당한 한 소녀가 가방을 맨 채 학교를 안 가고 저희 집에 와서 울 때였습니다.
한동안 연락이 없었던 소피아한테서 다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려고 하는데, 세례를 받고싶어 하니, 빨리 좀 와주세요." "알겠어요! 내일 병원으로 가겠습니다. 오늘은 기도하면서 준비하겠습니다."
환자 이름은 류지롱이며 58세인데, 간암으로 3년 전에 수술을 했는데 재발했다고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헝가리인들이 우릴 꺼려하면 어떡하지?' 저는 퍼뜩 그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다음날 병원에 갔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민감한 때에 헝가리인들은 저희를 평온히 대해주었습니다.
"헝가리는 WHO 발표 후 즉시 중국인 입국을 막아서, 여기서 살고 있는 아시안들을 의심할 이유가 없지."
또 저희 중국인 친구는 말합니다. "우리 중국인들은 뭐든 비밀리 하는 게 탈이야. 왜 솔직하지 않는지!"
헝가리가 중국인을 당분간 막아줌으로 여기 사는 중국인들은 서로 의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합니다. 장사하고, 학교 가고...
류지롱은 무의식 상태에 빠질 때도 있어, 교리문답이나 학습을 할 형편이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어주고, 몇 가지 가장 기본적인 것만 질문하였습니다.
"예수님이 당신을 위해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신 것을 믿습니까?..." "예! 믿습니다." 눈을 깜빡깜빡 함으로 환자가 대답을 하고, 소피아가 통역을 합니다.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이름을 세례를 주노라!" 환자가 미소를 띠며 감사와 안도의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진 무스(김목사)가 세례를 베풀고 간 후부터, 어머니가 스스로 음식을 드십니다. 감사합니다!"
소피아의 전화를 받고, 그녀의 시어머니가 주기도문을 외우도록 시키며, "은총" 막대기를 내밀었습니다.
하루는 이른 아침에 대문 벨소리가 났습니다. 아직도 추운데 누가 아침부터 찾아왔나 했지요.
"아, 도리! 어서 와! 너무 반갑다! 어떻게 가방을 메고 학교를 안 가고 여기로 왔어?"
도리네 남매들은 9명인데, 정부가 보육원 세 군데로 지난 12월 초에 강제로 흩었던 것입니다.
한 아버지(더니)와 두 어머니(멜린다와 브리기, 친 자매) 사이에, 8명의 딸과 1명의 아들이 있는데 (집시들은 가정 형편 상, 큰 딸이 남자에게 가면 작은 딸까지 딸려 보내는 관습이 종종 있습니다) 가정환경이 아이들 성장에 너무 좋지 않아 그렇게 한 것입니다. 더럽고, 곰팡이와 바퀴벌레에... 정부에서 원조해줘도 하나있는 아들이 심한 자폐증으로, 그 좁은 환경을 위험하게 만들기도 해서 입니다.
"나, 학교 안 갈래요." 도리가 울기 시작합니다. "선생님도 아이들도 다 날 이상한 눈으로 보고, 가기 싫어요. 엉엉!" 도리는, 가족 중에서도 영 다르게 파란 색'눈을 가져, 아버지가 다르다는 놀림을 많이 받은 아이입니다.
또 다른 남매들은 콤플렉스 학교에 다니는데, 도리는 일반학교에 다니는 6학년생입니다. 우리 토요 영어학교에도 열심히 와서, 영어를 잘하는 칭찬받는 학생입니다.
정부에서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학교는 다니던 곳을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주니,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면, 집에 들렀다가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합니다. 아직 토요일과 주일은 집에 보내주지 않아서 교회는 못나오고, 저희 부부가 고아원을 방문할 때였습니다.
"가자! 우리랑 같이 학교 가자. 교장 선생님을 만나서 얘기 해줄게." "카다 미하이 학교'는 우리 교회가 장학금을 전달한 학교여서 교장 선생님도 잘 압니다.
학교가기 싫다는 도리를 태우고 학교로 갔습니다. 우선 도리는 차 안에 두고, 저희가 교장실로 갔습니다.
"교장 선생님! 도리는 가능성이 많은 학생 입니다. 왕따를 당하지 않도록 좀 배려해주십시오!" "맞습니다! 도리는 특히 영어를 잘 하지요.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잘 얘기하겠습니다."
보육원에 가게 된 사연을 잘 아는 교장 선생은 우리와 함께 차로 가서, 도리의 손을 잡았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손을 잡고 교실로 들어가는 도리를 보며, "연합" 막대기를 내밀었습니다.
두 막대기, 은총과 연합이라.
Majestic God!
헝가리 흥부선교사, 김흥근&서명희 드림.
mylovehungary@hanmail.net
03.1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