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며칠째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매일 6시간에서 8시간 정도 전기가 나가는 이곳 생활에서 비가 내리는 우기철은 그나마 덜 덥습니다. 한국에서 한 달 반의 안식년을 보내고 선교지로 다시 돌아온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사역지에 돌아와 보니 매주 드려지는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아이들이 많이 줄어 있었습니다. 저희가 한국에 간 것을 알고 아이들이 많이 줄었는데, 지금은 정상적으로 학생들이 예배에 예전처럼 많이 출석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안식년 선교사들이 4년은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1년은 한국에서 안식년 시간을 가지면서 이제까지 후원해 주셨던 분들은 만나고, 교회에 찾아가 선교보고를 하고, 가족들과 친척들을 만나고,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도 받고, 아이들에겐 한국의 문화를 보여주고 선교지에 가져갈 짐을 챙기다보면 1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교지의 상황과 현탁이와 준탁이가 선교지에서 공부 때문에 이번 한국 방문의 시간은 아주 짧았습니다. 짧은 안식년 기간의 한 달 반 동안 한국에서 생활과 선교보고 시간은 저희 가정에게 유익하였고 재충전의 시간이었습니다. 위로와 힘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현탁이 마닐라 생활 현탁이가 7월 16일부터 마닐라에서 혼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외진 잠보앙가에서 태어나 한번도 부모와 떨어져 생활해본 적이 없었고, 살아오면서 내전(이슬람 반군과 정부군의 전쟁)을 2번이나 겪었습니다. 이제는 더 넓은 마닐라로 가서 생활하고 있는데 주님의 은혜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CCC선교회에서 운영하는 ‘사랑방’이라는 곳에서 하숙을 합니다. 단체생활이지만 아침마다 Q.T. 시간과 저녁에는 기도모임을 매일 하고 있어 신앙적인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에서 마닐라로 방문한 선교 팀에서 현지어로 통역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고 하여 현탁이가 통역을 해주었습니다. 현탁이 스스로 많은 보람을 느낀 것 같습니다.
새희망 학교 사역 6월 8일부터 새희망학교의 새학기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160여명의 아이들이 등록을 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새희망학교 운동장에는 필리핀을 대표하는 나무인 나라나무 두 그루가 심겨져 있습니다. 5년전 처음 학교를 시작할 때 현탁이와 준탁이가 심은 묘목이 지금은 운동장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제법 큰 나무로 자랐습니다. 나무를 볼 때마다 지금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직 어리지만 무슬림 아이들이 복음을 들으면서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주님을 섬기는 귀한 사람들로 변해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매주 주일 오후 2시에 저희 새 희망학교에서는 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지금 초등부 학생은 80여명, 중고등부 학생들은 30명 정도 참석을 하며, 대학생들도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시내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은 일주일에 한번 집에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차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주일마다 시내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아이들을 차에 태워 함께 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대부분 무슬림 학생들인데 예배에 참석하는 조건으로 차에 태워 줍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복음을 들어보기를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새로 합류한 무슬림 여학생은 초등학교 때 여름성경학교에 함께 참석하였던 아이가 자라 대학생이 된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릴 때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어서인지 어색해 하지 않고 곧잘 따라하는 것을 보면서 어린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경기도 원당에서 목회하시는 기쁨샘 침례교회의 최복수 목사님이 다녀가셨습니다. 좀처럼 손님이 오지 않는 곳이기에 귀한 방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 목사님이 헌금해주신 100달러(11만원)로 160여명의 아이들에게 급식을 하였습니다. 메뉴는 닭죽과 한국의 잡채와 비슷한 비혼, 그리고 삶은 달걀 1개, 음료수 1개씩을 주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배불리 먹고도 남아서 학교 선생 8명과 직원 3명 그리고 신변보호를 위해 같이 동행해준 경찰 9명과 함께 먹고도 남았습니다. 아이들에게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이메일: ohgongta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