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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첫날 밤 11시 넘게 도착한 저를 네팔인 목사 부부가 맞아서 공항 근처 호텔로 안내했습니다. 호주에서 오기로 한 다른 한 팀은 현지 사정으로 오지 못했습니다. 호텔 바닥 구석구석에서 잠자고 있는 지진 피해자들의 모습을 먼저 접할 수 있었고, 다음 날 이른 아침 호텔 근방에 얼기설기 만든 텐트 속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차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가장 심한 지진이 났던 네팔의 신두팔촉의 거리. 계곡이 흐르는 산수 좋은 곳으로 여러 마을이 모여 사는 곳이었습니다. 우리가 찾았을 때 펼쳐진 풍경은 아수라장 그것이었습니다. 지진이 났던 날은 4월 25일. 우리 팀이 찾은 날은 17일. 한 달이 거의 지나고 있었지만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어보였고 달라질 수 없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차를 멈추고 서로를 쳐다보면서 눈물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UN과 주변국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교회들의 구호도 잇따랐지만 그것은 그저 매일의 식량을 공급해주는 그것 이상은 될 수 없었습니다. 나누어주는 먹거리와 물건들은 형평성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다툼을 일으키기 일쑤였습니다. 무너진 교회, 집을 놓고 그저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망연자실한 성도들의 모습이 제 마음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여러 차례 계속 일어나는 여진으로 인해 조그만 땅의 흔들림에도 모두들 높은 곳으로 도망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안정된 일상의 생활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상점들은 문을 닫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다른 도시로 이주했습니다. 그나마 그 마을들을 지키며 주변 사람들을 다독이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그 지역에 세 개 있는 교회는 다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토요일 예배(네팔은 토요일에 예배드림)가 끝나기 5분전에 건물이 무너졌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내었습니다. 한 교회는 목사님은 무사하지만 사모와 세 자녀를 동시에 잃었고 그로 인해 트라우마에 걸려 일어서서는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카트만두의 현실도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많은 집들이 금이 가서 비가 오면 빗물이 새는가 하면 사람들이 언제 다시 일어날 여진으로 인한 공포로 차에서 자거나 아예 집을 버리고 주변 공터에다 임시거처를 마련했습니다.

여진의 공포가 사라지면 당장 필요한 것은 무너진 건물들을 복구하는 것입니다. 다행한 것은 이제 짓는 건물은 기초를 튼튼히 하고 지으려는 의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기초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다짐을 하면서요. 안타깝고 다급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 네팔은 어머니 하나님을 가르치는 안상홍 하나님의교회의 이단 가르침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유독 이 네팔에서는 이 잘못된 가르침이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어렵사리 복음을 전해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고 나면 관계를 통해서 하나님의교회의 잘못된 가르침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그리스도인들의 박해와 관련하여 네팔을 오해하고 외면하고 있는 동안 하나님의교회의 잘못된 교리는 퍼져나갑니다. 그들은 지금 활개를 펴고 일반 이단교회(하나님의교회가 그렇게 말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을 먹이고 있다가 소리 높이며 세력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네팔에 대한 오해가 있습니다. 우리가 요즘 들은 소문과 연결해서 알고 있는 네팔은 기독교인들의 박해가 도를 넘은 나라, 산채로 그리스도인들을 화형하는 나라. 그러나 현지에 와서 본 전체적인 네팔의 분위기는 그것과는 달랐습니다. (실제적으로 우리가 보는 그 그리스도인 화형 장면은 인도 북부 이슬람 지역에서 일어난 일) 순박한 사람들 속에 인구의 90%나 퍼져 있는 힌두교의 세력이 있지만 그것은 그리스도의 생명과 사랑의 힘 앞에서는 힘을 쓸 수 없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이들에게 어떻게 이들에게 다가가야 할까요. 일정 중에 저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첫째, 바람에 견딜 만한 튼튼한 텐트를 제작 또는 구매해서 현지 교회로 보냅니다. 계속 되는 여진으로 복구 작업이 그렇게 빨리 진행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바람이 불어도 견딜 만한 임시건물의 역할을 할 텐트가 필요합니다. 먹거리는 현지 주변 사람들이 십시일반 돕는 모습을 보였지만 숙소로 쓸 텐트를 서로 제공하기는 역부족입니다. 둘쨋 날 밤에 우리 팀의 숙소로 제공한 카트만두의 한 교회는 발빠르게 주변의 공터에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텐트를 쳤습니다. 교회가 할 일을 하는 것이죠. 이런 교회를 우리가 도운다면 더 큰 일을 할 것은 분명합니다. 이들은 도울 사람들의 정보를 찾아내고 우리는 발빠른 행동으로 이들을 실제적으로 도웁니다. 바람 불고 비가 와도 부서지지 않는 튼튼한 한국형 텐트를 보내줍니다.

둘째, 복구 팀을 조직해서 교회와 가정집의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는 실제적인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네팔정부, 구호단체가 할 일이 있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교회 건물의 잔해 앞에서 망연자실해 있는 네팔의 그리스도인들을 도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90% 힌두교의 문화와 함께 하는 힌두 사원들 속에서 교회 건물이 갖는 의미는 우리가 아는 '건물'로서의 교회의 의미 이상으로 크고 중요합니다. 이들에게는 교회 건물이 생명과 같습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세워져 가고 자녀의 긍지를 갖습니다. 쌀을 나누어주고 먹을 것을 제공해주는 것은 구호단체들이 하지만 교회 건물을 다시 세워주는 것은 정부가 하지도 않고 어떤 구호단체도 하지 않습니다. 이번 피해 지역에 세워진 대부분의 교회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이제는 우리 교회들이 이 무너진 교회들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서너 교회만 힘을 합치면 한 교회 건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서너 교회가 뜻을 모아서 직접 가지고 가서 전하고, 할 수 있으면 단기간 봉사하실 분들이 가서 함께 힘을 모아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치우고 기초를 쌓고 다시 세우게 해주십시오.

여진의 공포가 사라지는 대로 바로 이 일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우리가 정말 무능함을 실감합니다. 평소에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어서일까요. 겨우 의존하는 것은 구호단체들에게 성금을 모아서 보내지만 이 또한 우리의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돈을 모아서 그 돈을 그저 생각없이 현지로 급히 보내지만 사실은 무책임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교회들이 즉시 연합하여 실제적인 조사단을 파견하고 바로 명목상이 아닌 실제적인 도움의 손길을 연결된 신실한 교회들과 손을 잡아서 효과적으로 진행한다면 얼마나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요. 네팔의 정치권도 연일 텐트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지만 정작 복구할 일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주 신속하게 현지 네팔인 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사랑의 봉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알고 계시는 선교사님이나 현지 지인이 있다면 꼭 그들과 손을 잡고 이 일을 해주십시오. 네팔을 떠나면서 하늘에서 본 카트만두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텐트 도시 그대로입니다. 언제쯤 이 난리가 끝날지는 모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이 일을 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를 사용하셔서 네팔에 하나님의 사랑이 실제로 나타나기를 원하십니다. 이번 기회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네팔의 힌두인들에게 효과적이면서 실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야고보서 2:15-16 "만일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데 너희 중에 누구든지 그에게 이르되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 하며 그 몸에 쓸 것을 주지 아니하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5:1-3 "들으라 부한 자들아 너희에게 임할 고생으로 말미암아 울고 통곡하라 너희 재물은 썩었고 너희 옷은 좀먹었으며 너희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며 불 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말세에 재물을 쌓았도다" 요한일서 3:16-18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꼭 한 번만 더 생각하고 기도하고, 발빠른 행동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런 재난이 앞으로도 열방 구석구석에서 수도 없이 일어날 것입니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의 손길을 펼쳐야 합니다. soon_na@daum.net 섬기는 이, 나순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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