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교육의 교육과정 세우기(3)

주일학교교육의 교육과정 세우기(3)

송규식 목사 | 차세대연구소소장

본래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중심으로 한 순환달력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심을 기다리는 강림절로부터 시작하여 4주 후에 성탄절을 맞이하게 되고 이어 1월 첫 주부터 현현절로 이어지게 됩니다. 현현절은 그리스도가 이 세상의 하나님과 구세주로 계시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현절에 강조되어야 할 내용은 예배와 봉헌입니다. 그리고 이어 사순절로 지키게 되는데 속죄일로 시작되는 사순절은 주일을 제외한 부활절 전 40일간의 기간을 말합니다. 특별히 사순절의 마지막 주간은 고난주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에서 가장 절정이 되는 중요한 주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종려주일로부터 붙잡히시고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성금요일까지를 고난주간으로 지킵니다. 그리고 사순절에 이어 바로 부활절로 교회력은 이어지는데 부활절은 교회의 절기 중 가장 중요한 절기로서 죽음을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날이기도 하며 곧 우리의 부활이 확증된 믿음의 산소망의 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성령강림절 즉 오순절이 이어지는데 오순절이란 50일을 뜻하는 것으로 부활절로부터 50일째 되는 날을 의미하며 이날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을 교회와 우리 각 사람에게 보내신 사건을 지키는 절기입니다. 여기까지를 교회력의 전기축제기라고 할 수 있으며 이어 6개월 동안은 후기축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몸으로 세우신 그리스도의 지체입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통해 하나님나라를 세우시고 그의 나라를 통치하시기 원하셨던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후기축제기는 교회의 성장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완성해주신 구속사역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교회는 교회력에 의해 교회문화가 형성되고 한 해, 한 해를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부흥하여 온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주일학교 교육과정을 세우는데 있어 ‘교회력에 의한 교육과정 세우기’라고 타이틀을 붙였지만 1월부터 12월까지 일반적인 달력에 의해 교육과정을 세운 것은 이해와 수용의 편이를 위해서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 교회력의 본질을 떠나지 않고 그외 교회가 지키고 있는 절기들과 주일학교 프로그램 등을 접목하여 주일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한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지난 호에 이어 ‘교회력에 의한 연간교육과정 세우기’ 7월부터 서술하겠습니다. 7월은 교회력으로는 맥추감사절로 지킵니다만 감사에 관한 주제는 11월 추수감사절에서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하고 주일학교 프로그램으로서는 여름방학이 매우 중요한 기간이기 때문에 주일학교 프로그램에 맞추어 교육과정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회마다 형편에 따라 여름성경학교를 6월 또는 7월 더러는 8월에도 갖습니다. 또한 수양회나 단기선교 등 많은 프로그램들을 여름 방학기간에 갖습니다. 어쩌면 어린 자녀들이 신앙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계획부터 아이들에게 적중되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하고 잘 준비하지 않으면 오히려 아이들에게 실망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계획과 준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VBS이든지 여름캠프(Summer Ca

mp)나 리트릿(Retreat)이든지 단기선교이든지 기도로 잘 준비하고 학습과 활동의 주체가 바로 어린이 자신들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되 많은 기회를 부여하여 영적체험은 물론 신앙적으로 도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프로그램들이 단방약이나 충격요법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매 주일 주일학교 프로그램과 연결되도록 해야 하며, 지속적인 교육으로 팔로업(Follow Up)이 있어야 합니다.

어느 교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주일학교 여름캠프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으심과 죄 용서에 대하여 설교를 하고 이어 아이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면서 준비해 온 ‘관’ 속에 아이들을 하나씩 눕히고 못질까지 하는 충격요법을 사용하여 죄로 인하여 이미 죽었다는 것을 체험케 하였습니다. 과연 어린 아이가 그 적은 나이에 죄를 지으면 얼마나 지었기에 그렇게 까지 해야 했을까? 이제 좀 더 커가면서 또 어른이 되어 가면서 더 많은 죄를 지을 터인데 그 때는 과연 어떤 충격요법으로 그들을 돌이키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답이 안 나오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아이다운 방법 즉 적용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너무 심한 충격을 받은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돌발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으로 고착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어느 교회에서는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성공한 훌륭한 한인들(정치인, 법조인, 체육인, 예술인, 교육가 등)을 초청하여 성공스토리나 간증을 듣게 하고 점심을 공급한 뒤 아이들을 야구장이나 농구장이나 박물관이나 수족관 또는 동물원이나 식물원 또는 디즈니랜드 등 유락시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견학이나 놀이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언뜻 보면 아주 효과적인 교육방법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의 연령과 생각의 범위에 따라 관심대상이 맞지 않으면 성공스토리나 간증이 빗나간 화살같이 되어버리고 오히려 견학이나 놀이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될지 모릅니다. 그런데 아주 중요한 것은 주일학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곳이요, 예배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할지라도 예배자로서 그들을 키우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들에게 흥미로운 것이 없어질 때면 그냥 떠나버리고 말 것입니다. 8월에는 우리 한국민족에게 잊을 수 없는 8.15광복절이 있습니다. 구약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월절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도 독립기념일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어둡고 암울했던 일제억압으로부터 해방된 광복절의 의미와 하나님의 은혜를 우리 자녀들이 깨달아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역사의 기록의 한 페이지로만 남겨지고 전혀 무슨 날인지도 알지 못하는 우리의 2세, 3세들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수천 년이 지나도 계속하여 유교절과 무교절을 지키듯이 우리 자녀들에게도 잊혀지지 않도록 그들과 함께 하는 행사나 예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오렌지카운티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는 몇 년 전부터 8.15광복절이면 오렌지카운티기독교전도회연합회와 공동으로 감사예배와 더불어 행사를 갖는데 우리 자녀들을 초청하고 그들이 우리 역사의 현장들을 알 수 있도록 일제억압과 독립운동 그리고 생명을 걸고 신앙을 지켜낸 훌륭한 신앙의 선진들의 활동들을 담은 DVD를 제작하여 영어로 나레이션(Narration)을 삽입하여 보여주는 등 그들의 문화와 접목하여 부모자녀가 함께하는 귀한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9월 첫 주부터는 교회력으로 창조절을 지킵니다. 성령강림절 약 13주가 지난 다음 9월에서 11월까지를 창조절로 설정해 지키는 것입니다. 1956년에 스코틀랜드장로교회가 이를 처음 채택했고, 캐나다연합교회는 1969년 채택했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도 1978년부터 채택하여 공식적인 절기로 지키고 있습니다.

어떤 근거에서인지는 모르지만 9월을 새로운 시작의 의미로 설정하여 미국에서는 모든 학교가 새 학기로 시작합니다. 따라서 주일학교도 9월부터 새 학년으로 편성하여 새로운 커리큘럼을 세우고 아이들을 교육합니다. 백투스쿨(Back to School)과 새 학년의 의미를 잘 살려 보다 성숙한 신앙생활의 자세를 갖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왜 공부해야 하는가? 목표가 무엇인가? 그리고 바라는 열망은 무엇인가? 그 모든 것들과 믿음과의 관계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 쓰임 받기 위하여 그리고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그리고 내가 믿고 바라는 것이 세상 욕망이 아니라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세워지는 것과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거룩한 삶에 대하여 연령에 따라 수용할 수 있는 만큼 교육방법(Teaching Method)을 통해 아이들이 발견하고 찾고 스스로 꿈을 세워 가도록 지도해야 할 것입니다.

10월은 무엇보다 종교개혁주일이 있는 달입니다. 그런데 10월31일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일이 언제부터인가 ‘귀신놀이’하는 ‘할로윈’으로 둔갑하여, 개신교회가 뜻 깊게 지내야하는 날임이 분명한데 ‘할로윈’으로 인해 어린 아이들의 생각 속에서 종교개혁일은 지워지고 귀신놀이 환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교회마다 ‘할로윈데이’를 ‘할렐루야 나잇’으로 다시 바꾸어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교회마다 주일학교에서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일에 관한 의미를 가르치고 있지 않습니다. 더러는 이상한 복장으로 교회 안에서도 할로윈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어린 아이들에게 종교개혁에 관한 교육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적인 교육자들에 의해 알기 쉽게 당시 역사적 구교의 교권주의와 속죄권 판매 등 비신앙적인 교회의 부조리로부터 ‘이신칭의’의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의 신앙으로 받아들이도록 교육해야 할 것입니다.

부활절의 ‘달걀 찾기’처럼 오늘날 잘못된 세상의 비신앙적인 것들(동성결혼, 마약, 술, 거짓, 욕심, 시기, 질투, 미움, 저주, 탐욕 등) 속에서 신앙의 본질을 찾도록 다양한 물건들에 이름을 붙여 찾기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1월과 12월에 관한 내용은 다음 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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