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인1.5세 친구들의 회심이야기 (52)

새대간 교육 / 사역 이슈-소명교육

정신애 박사 (시카고 트리니티크리스천칼리지 교수)

우리 1.5세 친구들의 회심을 돕는 유스 사역에 있어서 그 현실적인 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두 번에 걸쳐 우리 친구들의 유스 그룹 졸업이후 신앙적 퇴행(Retention after graduation)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졸업 이후에 신앙적으로, 영적으로 퇴행되어가는 친구들이 자꾸만 많아지고 있는 이 이슈에 대해 우리 교회들은 모두 함께 적극적인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여러 가지 방안들로 현실적인 사역을 실천해야 함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1.5세 친구들을 위한 소명교육(Vocation Education) 이슈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이는 우리 친구들에게 그들의 일평생의 삶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선 사역 현장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소명교육” 이라 부르는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 이는 우리 친구들이 가지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의 질문에 대한 교육사역입니다. 이는 우리 친구들의 그들의 전 삶의 영역에서 일생을 통해 이루어가는 회심의 여정에 매우 중요한 한 축을 이루는 지점이기에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분야라 하겠습니다.

이는 물론 현실적인 직업교육 또는 진로교육(Career Education)의 측면과 달란트 개발 교육(Education for gift development)의 측면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 소명교육이라 함은 좀 더 궁극적인 사상적 측면 즉, 미래의 직업과 꿈에 대한 기본적인 인생관 또는 세계관을 우리 친구들의 인격에 내면화시키는 문제입니다.

즉 그들이 가지게 될 모든 직업이 다 하나님께 속해 있는 하나님의 영역권 안에 있으며 따라서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그것을 자신의 소중한 소명으로 받고 성심을 다해 임해야한다는 건전한 기독교적 직업관을 그들 안에 심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사역입니다.

실질적으로 우리 친구들의 재능을 알아주고 격려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나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일에 대해서는(물론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만) 오늘 이야기에서 논외로 하겠습니다. 대신 소명교육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 그 하나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친구들에게 주입된 아주 잘못된 비성경적이고 세속적인 성공관입니다. 우리 친구들은 자신들이 반드시 뛰어나게 공부를 잘해야만 하고 일류대학에 가야만 하고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가 되거나 하다못해 유수한 직장에 취업되어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적성과 상관없이 말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전공을 택해 공부하더라도 반드시 그 분야에서 일류가 되어야만하고 사회적 명성을 얻어야만 될 것 같은 중압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첫째로 많은 부분 우리 한인 어른들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한인 부모님들이 힘들고 어려운 이민의 삶을 택한 가장 큰 이유가 자녀교육이라는 것은 이미 많은 학자들이 통계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한 바 있으며 굳이 학문적 연구결과를 들지 않아도 우리 모두는 그것이 진실임을 이미 잘 알고 있지요. 이에 우리 한인 부모님들은 자신들의 삶을 힘겨운 이민 생활과 노동으로 희생하면서 자녀들의 성공에 희망을 두고 이를 자신들의 삶을 의미로 삼고 살아갑니다. “입신양명” 혹은 “금의환향” 등의 한국적 사회, 문화적 가치에 깊은 뿌리를 두고서 말입니다. 이러한 부모님들의 삶과 사상은 우리 친구들에게 그대로 내면화되었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압박감과 중압감을 우리 친구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또한 둘째로는 사회적 성공을 하나님의 축복과 동일시하는 교회의 가르침도 우리 친구들의 세속적 성공관과 그에 따른 중압감을 양산하는데 매우 강력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봅니다. 물론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성공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축복은 사회적 성공이 아닙니다. 즉 이는 그것만이 전부인양 그 놀랍고 심오한 하나님의 축복의 깊이와 면면들을 축소하는 매우 위험한 가르침이라는 것입니다. 부와 명예가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축복을 가늠하는 척도인 양 가르치는 것 때문에 우리 친구들과 또한 그들의 부모들이 가지는 세속적 성공에 대한 집착이 정당화 되어왔던 것입니다.

우리 친구들에게 그들이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한 세속적 성공관이 얼마나 비성경적이며 비기독교적이며 하나님의 인간을 창조하신 그 뜻에 어긋나는지 밝히 깨닫게 하는 것이 소명교육의 출발입니다. 우리 친구들은 이러한 잘못된 성공관 때문에 말할 수 없는 실패감과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민 1.5세이기에 학업에서 교우관계에서 그것들은 더욱 더 강화될 수밖에 없구요. 건강한 자아상을 일구어나가는 것이 방해받고 열등감만 커집니다. 결코 그럴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 친구들은 자존감을 갖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아상은 그들의 일생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영역에서건 어느 자리에서건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 신실한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소명을 이루어가는 것임을 분명하게 알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던 한국의 어느 개그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말이 시사하는 바는 결코 가볍게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우리네 삶과 사회에 현존하는 진실을 꼬집고 있습니다. 우리 사역자들은 시급하게 그리고 절실하게 이등도 꼴등도 모두가 가치 있는 인생이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소중하게 지음 받은 귀한 존재들이며 그 누구도 다른 누군가의 위에나 아래에 존재하지 않으며 각자가 서있는 자리에서 존재의 가치를 가지며 사랑받기에 합당한 고귀한 영혼들임을 우리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어야하는 것입니다.

물론 큰 꿈과 비전을 갖고 목표를 세워 정진하는 것 자체는 매우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그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사회적인 성공만을 추구하고 일류가 되기 위해 일생토록 아등바등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친구들을 그리고 우리 모두를 향한 뜻이 결코 아닙니다.

실상 이 세상을 사는 많은 하나님의 자녀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하지도 않았고 일류가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인생을 실패한 것이라 하실까요? 결코 아닙니다. 아름답다, 귀하다 하십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으며 인생에 귀천이 없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세속적인 천박한 성공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됩니다.

인간적인 세속적인 성공의 잣대로 다른 사람들의 그리고 스스로의 인생을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친구들에게 건강하고 올바른 성경적이고 기독교적인 인생관을 가지고 그 꿈과 미래를 일구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이 우리 사역자들이 해야 할 소명교육의 핵심입니다. <계속>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