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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영성 관리

송종록 목사 (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송종록 목사

(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2025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금년은 우리 각자에게 어떤 날들이 될까? 국내외적 상황을 볼 때 그 여느 때 못지않게 많은 도전들이 올 것이다. 거친 세상에서 인생은 누구나 망망대해의 일엽편주(一葉片舟)가 아니던가? 많은 사람 중에서도 선교사는 더욱 그러하다. 자기 한 몸도 가누기 어려운 격랑(激浪)속에서 어떻게 세계선교의 과업을 준행한단 말인가? 답은 간단하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스룹바벨에게 말씀하시되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슥4:6). 그렇다. 우리의 의지나 열심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신 주님의  능력을 의지하지 않고 사역하겠다는 것은 교만의 극치이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어깨에 힘을 빼야 한다. 늘 심령을 비우고 신령한 말씀으로 채우며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야 한다. 영성 관리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사역의 흥망을 좌우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선교사 생활의 일반적인 양태

 

선교사들은 그 삶의 방식이 자유롭다. 마치 농부와 비슷하다. 간섭하는 사람도 없다. 잠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으면 일어나고 눕고 싶으면 눕는다. 딱히 정해진 틀도 없다. 바람 따라 기후 따라 살아간다. 자기가 대장이기에 산출 목표에 대한 압박감도 없다. 이로서 농부는 그 삶의 태도와 열정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낳는다. 선교사들도 그러하다. 더군다나 저들은 이역만리(異域萬里) 하늘 아래 덩그렁 떨어져 있다. 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다. 삶이 외롭다. 변칙적이다.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기에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 되기 쉽다. 이밖에 선교사는 고독한 환경, 재정적 결핍, 크고 작은 질병, 가정 파괴, 여가의 부족, 사역적 부담, 동료 선교사들과 불화, 현지인들과 갈등. 언어장벽과 문화충격, 수시로 방문하는 손님맞이 등으로 인하여 고국에서 보다 삶의 중압감이 10배는 된다. 무엇보다 선교사는 사탄의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5:8). 이렇게 격렬한 영적 전쟁터에서 선교사가 어떻게 하면 주눅 들지 않고 살아남아 사역적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영성 관리에 대적되는 요소

 

선교사로 하여금 주께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은 첫째 SNS를 통한 세상 정보이다. 21세기 현대인들은 매일 실시간 세계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 그것들 대부분은 인간들의 죄로 말미암아 생긴 자극적인 뉴스이다. 정치, 스포츠, 영화나 드라마, 각종 사건 사고 등 인간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소식들이 홍수를 이룬다. 현대인들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많이 중독되어 있다. 저들은 눈만 뜨면 핸드폰이나 랩탑을 켜 놓고 산다. 선교사들은 예외인가? 우리는 익히 알아야 한다. 인간이 세상 것에 취할수록 영혼은 훼파되며 말씀이 역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물로 가득 차 있는 컵에 어떻게 생수를 담을 수 있단 말인가? 둘째의 요인은 “스트레스”이다. 의학의 연구 발표에 의하면 인간의 정신 영역뿐만 아니라 신체 분야에 있어서도 스트레스는 모든 질병 요인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다. 삶이 복잡해질수록 현대인은 자신에게 맞닥뜨려져 있는 스트레스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 왜 스트레스가 많은가? 이는 주로 탐욕에서 기인한다. 욕심이 잉태하여 죄를 낳는다. 셋째의 요인은 물질문명이다. 본시 인간은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하나님을 멀리하기 마련이다. 현대인은 유흥, 여행, 취미 생활에 아낌없이 시간과 물질을 투자한다. 인생 락(樂)을 위해 내 것을 소비하는 데 누가 시비하랴! 모든 것이 가하나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 진정 주님을 따르기 원한다면 절제된 삶이 요구된다. 

 

인생은 망망대해의 일엽편주(一葉片舟)와 같다.

주님을 의지하는 자는 시온산과 같이 요동치 않는다.

선교사는 일보다 하나님 앞에서 독대하는 시간을 중시해야 한다.

 

영성에 관한 명언들

 

영성이란 무엇인가?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영성에 관한 영적 거장들의 표현은 어떠한가? “하나님과의 완전한 연합이다”(토마스 아 켐피스). “하나님을 향한 불타는 열망이다”(제임스 패커). “영적 훈련을 통해 내적인 영적 변화가 일어나는 은혜이다”(리차드 포스터). “이 땅에 사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자 하는 열정이다”(달라스 윌라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받아 변화되고자 하는 마음이다”(존 오트버그). “하나님의 목적을 따라 살려는 열망이다”(릭 워렌). 사실 성경에는 '영성' 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영적 성숙’의 개념이 더 정확할 것이다. 로마서에서 바울은 참된 회심과 십자가를 통해 우리의 죄성을 처리하고, 지속적으로 그리스도를 닮아감으로써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 영적으로 성숙하는 길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성경 적인 영성은 영적, 지적, 도덕적, 행동적, 감정적 요소 모두를 포함한다. 즉, 통합적 영성으로의 포괄적 개념을 표현하고 있다.

 

영성 관리 방안

 

선교사는 하나님께로부터 부름 받은 사명자다. 사명자의 첫째 본분은 무엇인가? 사역이 아니다. 그것은 말씀을 경청하는 일이다. 말씀을 받기 위해서는 코람데오(Coram Deo) 사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그 시간은 이른 아침이 좋다. 적어도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는 다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월 1회 정도는 홀로 기도원 같은 한적한 곳에 갈 필요가 있다. 선교사가 하늘 음성을 소홀히 한 체 동네방네 설치고 다닌다면 이는 가소로운 것이다. 둘째는 기도하는 생활이다. 다니엘은 윗방에 올라가 예루살렘으로 향한 창문을 열고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단 6:10). 그는 매일 규칙적이며 생명을 건 기도를 했다. 다윗도 인생의 고난과 역경 가운데 기도생활을 했다.“저녁과 아침과 정오에 내가 근심하여 탄식하리니 여호와께서 내 소리를 들으시리로다” (시 55:17). 이런 기도 생활 외에 연말이나 고난 주간, 기타 중요한 일이 있을 때에 금식기도도 요구된다. 셋째는 행동하는 신앙이다. 온전한 영성은 깨달음에 그치지 아니하고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영성의 육화”이다. 생활화되지 않은 영성은 하나의 의식(意識 또는 儀式)에 그칠 뿐이며, 이럴 경우 오히려 바리새인들처럼 위선과 독선이 되기 쉽다. 건강한 영성은 행동을 유발한다. 믿음이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기 때문이다(약2:22). 생각해보라. 모세가 시내 산 언약을 받았음에도 행동으로 표출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의대생이 해부학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면 직접 실습을 해 봐야 산지식이 된다. 

 

맺음말

 

선교사는 왜 자기 영성관리에 사활을 걸어야 하나? 자아가 탈진(Burn-Out) 되지 않고 사역에서 부흥을 가져오기 위해서이다. 영력이 없는 사역자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 세상 문제들에 눌리어 그 마음에 자유와 평안이 없다. 사역은커녕 자기 자신도 지탱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사역에 앞서 매일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고 영적 해갈을 위해 말씀을 사모해야 한다. 여기서 “사모한다”의 뜻은 동물의 새끼가 어미젖을 먹지 아니하면 죽기에 온 힘을 다해 투쟁한다는 것이다. 이는 선택이 아닌 절대적 요소이다. 선교사는 거룩한 나그네요 이방 영혼들을 책임지는 하나님의 나팔수이다. 이에 저들 소명자들은 어떤 조건과 상황 가운데서도 그 심령이 독수리 날개 치며 올라가듯 비상해야 한다. 리처드 니버(Richard Niebuhr)의 “평온을 구하는 기도”를 묵상해보자 "하나님,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하여 행동하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Jrsong007@hanmail.net

01.25.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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