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목사 (브라질 새소망교회)
교회는 영적 신앙공동체이므로 외형적 단합보다 십자가 아래 하나 되는 영적 단합이 필요하다. 십자가 아래 하나 됨의 근거는 주님께서 하나님을 향하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게 해 달라”(요17:21)고 기도하신 것이다.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지체된 성도들은 주님 중심으로 하나 됨을 힘써 지킴으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온전한 몸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서 반드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서는 인종차별이나 인간차별, 빈부귀천이나 유식무식의 차별도 없고 누구나 다 같은 인간일 뿐이기 때문에 하나 되기가 쉽다. 또 우리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하나 되어야 한다. 약한 자들도 단결하여 하나가 되면 힘이 강하다. 더구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 뭉쳐 하나가 되면 그 어떤 힘과 세력도 당할 수 있고 마귀도 물리칠 수 있는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교회가 힘 있고 부흥하려면 모든 교인이 하나 되어야 한다. 언젠가 수리남 지방의 어떤 총독이 그의 흑인 노예들에게, 개인적으로 집에서 쉴 수 있는 날만 되면 왜 항상 교회로 가서 함께 노래하고 기도하려고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마침 그 때 석탄 덩어리들을 모아 놓고 피워 놓은 불가에서 불을 쬐고 있던 한 흑인 여자가 대답했다. “주인 나리, 이 석탄 덩어리들을 보십시오. 만약 이것들을 하나하나 떼어놓게 된다면 그 불은 곧 꺼져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서 함께 태우기 때문에 매우 귀중한 불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라고 하였다.
우리가 하나 되어야 할 이유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포도나무의 비유가 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15:5) 예수님은 포도나무요 우리는 그 가지이다. 예수님은 한 분 뿐이요 우리는 여럿이지만 모두 그 분의 가지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 분의 가지로서 그 분과 함께 그 분을 위하여 살아가는 그분의 지체(肢體)인 것이다.
세상만물은 혼자서, 혼자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한손으로 다른 손을 씻고 두 손으로 얼굴을 씻어야 한다. 그리고 여러 손이 모이면 일이 가벼워진다. 이와 같이 인간들은 모두 하나 되어 서로 협동하고 협조함으로써 자기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훨씬 쉽게 얻고 이룰 수 있다. 오늘날 지구촌이라는 말을 들으면 세계는 하나임을 강하게 느낀다. 지구상의 한 민족이 망하면 다른 민족도 망한다. 한 사람이 죽으면 다른 사람도 죽는다.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사람이 살아야 나도 사는 것이다. 그러기에 모든 사람이 부득불 하나가 되었고 지구촌을 이루었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주님은 하나님과 자신이 하나 됨 같이 저희도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라고 기도를 하셨다. 하나님과 그리스도가 어떻게 하나가 되었는가? 그것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나의 원(願)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막14:36)라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고 하나님의 뜻대로 십자가를 받아들이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뜻 앞에 자신을 제물로 온전히 바쳤기 때문에 하나님과 그리스도가 하나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합동하면 흥하고 분열하면 망하고 단결하면 살고 분리하면 죽는다고 했다. 무서운 공포 속에서는 사람들이 주먹을 꽉 쥐게 되고 큰일을 만나면 사람들은 결속하여 하나로 뭉치게 된다. 우리가 서로 화합하면 하나로 뭉치고 하나로 뭉치면 힘이 많아지고 힘이 많아지면 강해지고 강해지면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순자). 에티오피아 격언에 “거미줄도 결합하면 사자를 묶을 수 있다”고 했다. “십자가 아래 하나 되게 하소서”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기도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