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신앙칼럼

내가 목마르다

강준수 목사 | (라스베가스안디옥교회)

어느 날 탄타루스 왕이 먹으면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고 하는 제우스신의 음식을 훔쳐 먹었다. 그 죄로 그는 평생 배고프고 목말라 하는 고통의 벌을 받게 되었다. 물을 마시고 싶어서 앞에 있는 물 컵을 잡으려고 손을 내밀면 물 컵이 뒤로 쓱 물러나는 것이다. 너무나 배가 고파서 앞에 있는 나무에 열린 과일을 따 먹으려고 손을 내밀면 그 나무 과일이 하늘로 휙 올라가버리는 것이다. 마시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눈에 보이지만 하나도 입에 넣을 수가 없는 고통을 영원토록 겪어야 했다. 이 탄타루스 왕의 신화에서 영어 단어가 하나 생겼다. ‘텐터라이징’(Tantalizing)이라는 단어이다. ‘감질나는, 자극하는, 애간장을 태우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생각해보라.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마시지 못하고 먹지 못한다. 배는 고프고 목은 마르는데 얼마나 안달이 나겠는가? 얼마나 감질이 나겠는가? 사람들이 쉬지 않고 추구하고 있는 이 세상의 목마름은 다 이런 것이다. 내가 손에 넣을 만 하면 손에서 빠져나간다. 설사 얻었다 할지라도 만족이 없고 얻을수록 갈증은 더 생기고, 배는 더 고프게 된다.

불타는 목마름의 절규가 십자가위에서 들려온다. 내가 목마르다” 우리말로는 두 마디로 돼있지만 헬라어 원어로는 단 하나의 단어이다. 딥소(Dipso) 예수의 몸에서 피와 물이 다 빠져나갔다. 그분은 마침내 고통의 극한 상황을 토해낸다. “내가 목마르다” 온 세상의 강을 만들고 바다의 물을 만드신 예수님이 목마르셨다니 이해가 되는가?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리라” 친히 말씀하신 분이 우리 예수님 아니신가? 모든 인생의 갈증을 해결하시겠다던 예수님이 목마르셨다니 좀처럼 이해가 안 된다. 그 대답은 너무나 자명하다. 우리의 목마름을 해결하시기 위해서이다. 하늘과 땅의 모든 샘을 터뜨려 타는 목마름을 한순간에 해결하실 수 있는 그분이 친히 목말라 하신 이유는 바로 우리들의 목마름을 해결하시기 위해서였다.

우리 한국에는 점쟁이 숫자가 기독교 성직자 수의 10배가 넘는다고 한다. 무당을 만나고 나오는 사람에게 “왜 이런데 오느냐”고 물었더니 “답답해서왔다”고 하더란다. 그렇게 돈 많이 벌고 높은 자리, 명예와 인기를 누려도 그 영혼의 목마름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라스베가스에는 밥만 먹으면 도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찍이 도스토예프스키는 “돈 때문에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목마름 때문에 도박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사탕을 먹은 아이가 위장은 텅 비어있는데도 당분으로 헛배가 불러서 밥상 앞에서도 밥을 외면하는 것처럼 우리들은 이 세상의 죄악 된 쾌락들에 헛배가 불러서 영적인 것들에 대한 식욕이 없다. 빌리그래함의 말처럼 우리는 마귀의 진수성찬을 너무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병사들이 사막을 걸어가는데 목이 너무 말랐다. 그러다가 저 멀리 신기루가 보였다. 저 사막 끝에 강물이 넘실거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쏜살같이 달려가 첨벙첨벙 물속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껏 물을 마셨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다 죽었다. 얼마 후 정찰대가 그들을 찾았는데 그 병사들은 모두 목에 모래가 가득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모래를 물인 줄 알고 퍼마셨던 것이다. 그리고 난 다음 모래가 목에 가득 차서 죽었다. 여러분! 오늘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명수 아닌 것을 생명수로 알고 그것을 마시다가 죽어가고 있는지 아는가? 인생의 갈증이란 끝이 없다. 다윗이 반란군에 의해 왕궁에서 쫓겨났을 때 부른 시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명예를 회복하기에 갈급하나이다 라고 말하지 않았다. 왕궁 침실을 찾기에 갈급하나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사도 바울은 교회설립과 복음전도에 목이 말라 있었다. 야곱은 하나님의 축복에 목이 말라 있었다. 믿음의 선진들은 진리에, 기도에, 말씀 묵상에, 하나님 나라 확장에 목이 말라있었다. 목이 마르다는 것은 하나님이 지금 은혜를 그곳에 부어주고 계시다는 증거이다. 기도에 목이 마른가? 열심히 기도하라. 하나님이 능력을 주시고 응답을 주신다. 용서에 목이 마른가? 용서하라. 하나님이 지금 사랑과 평화의 은사를 주실 것이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이라고 했다. 신앙인의 한 가지 목마름이 있다면 오직 하나님을 향한 목마름이다. 오직 예수님의 사랑을 목말라 하고 성령을 목말라 하는 것이다.

이 땅에서의 마지막 주님의 초청과 권유도 목마른 자는 오라는 것이다. 교회는 인생의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곳이다. 이 땅의 목마른 인생들이 몰려와 생명수 샘물을 받는 곳이다. 설교는 목마름을 시원한 생수로 채워주는 하늘의 약속이며 찬양은 목마름을 해결한 사람들의 신앙고백이요 간증이다. 사순절을 지나면서 우리를 위해서 목마름을 당하신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서 고난당하신 일과 그 십자가의 은혜를 묵상하면서 우리 영혼의 갈증 목마름도 다 해결 받고 이 한 주간도 신령한 은혜를 받게 되시기를 바란다.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