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와평강교회 담임)
몇 해 전 나는 한국 방문 중 홍성에 간 적이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형님은 볼일이 있어 먼저 나갔고, 나와 형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바닷가에 있는 예쁜 카페로 갔습니다. 내가 먼저 카페를 들어섰는데, 갑자기 안쪽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던 남자 두 분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곽 목사님,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도 얼결에 “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고는 바다가 보이는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그런데 속으로 되게 궁금했습니다. ‘아니, 저분들이 내가 목사인 것을 어떻게 알지?’ ‘그리고 내가 곽 목사인 것은 또 어떻게 알지?’ 잠시 후에 주차를 하고 들어오는 형수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형수가 그분들을 돌아보더니 하는 말. “아, 서방님이 형과 비슷해서 형인 줄 알고 인사했나 보네요.” 홍성에서 목회하고 있는 형님과 내가 많이 닮긴 닮았나 봅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는 자라면서 사람들에게 “너는 어머니 꼭 닮았다”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도 “당신은 예수님을 닮았군요”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마음속에 늘 고민하였다고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미리 아시고 또 미리 정하신 이유를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합니다(롬 8:29).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주님을 본받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고대 희랍의 훈련장에는 뛰어난 무사들의 모습을 그린 커다란 그림 밑에 "주목하라! 모방하라! 반복하라!"는 말을 써 놓고는 훈련에 힘썼다고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닮기 위해서는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을 따라하며, 날마다 반복해서 주님을 닮아가야 합니다. 주님의 온유하심과 겸손하심을 본받아야 하고, 주님의 기도하는 삶과 전도하는 삶과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는 삶도 본받아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심으로써 우리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십자가의 섬김으로 보여주신 주님을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우리 중에 있는 작은 자 하나라도 귀하게 여기며 사랑으로 섬겨야 할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름으로써 우리를 통해 주님의 아름다우심이 드러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세속적인 문화 속에서 연약한 육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가 모든 면에서 주님의 성숙한 분량에까지 온전히 이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소망이 있음은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에 우리도 주님과 같은 영광스런 모습으로 부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죽음 후에 부활의 승리와 영광을 얻으셨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에 썩지 아니할 몸을 입고 부활의 승리와 영광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세상의 유혹 앞에 무릎 끓지 말아야 합니다. 위의 것을 찾고 위의 것을 생각하고 영원한 것을 바라보며 살아야 합니다. 주님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며,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주님의 명령을 따라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얼마나 예수님을 닮아 있을지는 각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날까지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부활의 능력을 힘입어 우리의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예수님의 형상을 닮아가며 주님의 향기를 드러내는 삶을 살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재림의 날에 서로 서로 주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며 영원토록 즐거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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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