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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를 위한 조직신학(9)

이길호 목사

(뉴욕 성실장로교회 원로)

V. 신론 (4)

 

D. 하나님의 사역 (the Works of God)   

 

조직신학 신론에서는 2가지 큰 주제를 다루는데 1) 첫째는 하나님은 누구신가? 그리고 2) 두 번째는 하나님이 하신 일은 무엇인가? 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님은 누구신가? 대해 생각했고, 이제부터는 하나님이 하신 일이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하겠다. 하나님의 사역, 즉 하나님이 하신 일? 은 첫째 하나님의 작정; 둘째 하나님의 예정; 셋째 하나님의 창조; 그리고 넷째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서 생각할 것이다. 

 

1. 하나님의 작정 (God’s decrees)

 

개혁주의 신학은 하나님의 작정 교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나님의 작정의 중심에는 하나님께서는 만드신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주권적으로 역사하신다는 신앙이다.

엡 1:11,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말씀에 근거한다. 

하나님의 작정 교리는 소요리 문답 7번에서 잘 설명이 된다. “하나님의 작정은 그분의 뜻대로 계획하신 영원한 목적이다. 그 목적을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자기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셨다.” (The decrees of God are his eternal purpose, according to the counsel of his will, whereby, for his own glory, he hath foreordained whatsoever comes to pass.)

하나님의 작정의 본질을 살펴보면: 

 

1) 하나님의 작정은 하나님의 지혜에 기초한다. 

 

하나님의 작정이라는 말은 종종 하나님의 경륜 (God’s counsel)이라는 말로 사용하는데, 하나님의 경륜이라는 의미는 성 삼위 하나님께서 상호간의 협의를 암시하고 있다. (intercommunion between the three persons of the Godhead). 바울은 하나님의 경륜 (작정)을 언급하면서, “이는 이제 교회로 말미암아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알게 하려 하심이니 곧 영원부터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예정하신 뜻대로 하신 것이라” (엡 3:10-11). “According to the eternal purpose which He purposed in Christ Jesus our Lord.”

여기에서 사용된 프로데신 (κατὰ πρόθεσιν) 의 원형은 “프로데시스” (πρόθεσις) 인데, 이것은 목적 혹은 계획을 의미한다.

영원부터 삼위 하나님의 감추어진 목적과 계획이 이제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신비의 계시인데, 그것은 곧 온 피조물들에게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나타내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의 여러가지 지혜를 나타내는 기관이 된다. 교회는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요,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적 혹은 문화적인 기관이 아니다. 만세 전에 삼위 하나님의 작정 (경륜) 가운데 세워진 참으로 하나님의 지혜가 충만한 기관이다. 

 

2) 하나님의 작정은 영원하다. 

 

하나님의 작정이 구체적으로 시간 안에서 나타난 것이 곧 창조와 구속과 섭리가 된다. 창조와 구속과 섭리가 역사적인 시간 속에 나타난 일들이지만 그러나 이미 만세 전에 하나님의 작정 속에 계획되어진 일들이다. 

 

3) 하나님의 작정은 효과적이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들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 교리는 하나님의 목적과 계획을 방해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의미이다. 

 

4) 하나님의 작정은 불변적이다.

 

하나님은 전지, 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한 번 정하신 계획은 변경하시지 아니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끝까지 신뢰할 수 있다. 우리 하나님은 미쁘시고 진실하신 하나님이시다.

 

5) 하나님의 작정은 무조건적이다. 

 

하나님의 계획은 어떤 피조물을 의존하지 아니하시고 주권적으로 계획하시고 실행하신다.

 

6) 하나님의 작정은 전포괄적이다. (All-Comprehensive)

 

하나님의 작정은 물리적 영역, 영적 영역, 도덕적 영역과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포함한다.

하나님의 작정은 선한 일들, 악한 일들, 우리가 보기에 우연한 사건들, 인간의 생사화복 모든 것들을 포함한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작정 속에 있다.

 

7) 죄와 악에 대해서는 허용적 (permissive)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작정 속에 발생한다면, 세상의 존재하는 악과 죄의 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면 세상의 악과 죄도 하나님께 책임이 있는가? (Is God responsible for sin?)

이 문제를 접근하면서 다음의 사실들을 명심해야 한다. a)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악을 행하셨다는 언급이 없다; b) 하나님은 본질상 죄를 미워하시고, 악을 심판하신다; c) 죄의 본질은 하나님의 법을 어기는 것인데, 법을 주신 하나님이 어떻게 스스로 그 법을 어길 수 있는가?; d) 성경은 분명히 하나님은 거룩하시며, 죄의 창조자가 아님을 강조한다. (시 92:15; 전 7:29; 약 1:13; 요일 1:5)

그러나 악의 문제의 해결은 간단하지 아니하다. 인간의 철학적 이론이나 상식이 아니라, 성경이 가르치는 범위 내에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먼저, 세상의 악과 하나님의 관계를 부인하지 말아야한다. 요셉의 이야기를 보면, 분명히 요셉의 형들이 요셉을 시기하고, 미워하고, 죽이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결국은 요셉을 애굽에 노예로 팔았다. (창 37장) 이 모든 일들은 악한 일들이다. 

그러나 나중에 요셉의 고백은 “당신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았다고 해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보다 먼저 보내셨나이다.” (창 45:5)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창 50:20)

여기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인간이 범한 죄악들을 사용하시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선한 목적을 이루신다는 사실을 성경은 증거한다. 인간들이 행한 일들은 (형들이 행한 일들) 분명한 죄악이다. 이와 동시에 하나님께서 이 악한 일들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선한 뜻을 이루셨다. 성경은 이 2가지를 동시에 가르치고 있다. 

출애굽 사건에서 성경은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셨음을 반복해서 증거한다. (출 4:21; 9:12; 10:20; 11:10; 14:4; 14:8) 이와 동시에 성경은 바로가 자기의 마음을 강퍅하게 했다고 한다. (출 8:15, 32; 9:34)

성경은 하나님과 인간이 동시에 같은 사건의 원인 (cause)이 되었음을 말한다.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바로의 마음은 본질적으로 악으로 가득차 있고, 본질적으로 죄악을 선택한다. 선한 마음을 하나님께서 악하게 만드셨다는 말이 아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타락한 존재이기 때문에 행하는 일들마다 악하며, 악을 선택하는 본성과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일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이 무엇인가? 로마서 9:17-18, “성경이 바로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일을 위하여 너를 세웠으니 곧 너로 말미암아 내 능력을 보이고 내 이름이 온 땅에 전파되게 하려 함이라 하셨으니, 그런즉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시는 자를 완악하게 하시느니라.” 출 14:17, “내가 애굽 사람들의 마음을 완악하게 할 것인즉 그들이 그 뒤를 따라 들어갈 것이라 내가 바로와 그의 모든 군대와 그의 병거와 마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얻으리니.”

사도 바울은 출애굽이라는 한 사건 속에서 일반적인 진리를 추론한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악한 일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이름이 온 땅에 전파되며,” 그리고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며,” 나아가서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세상의 모든 사건을 주장하고 계심을 가르친다. 

삼하 24장에서 다윗이 인구 조사를 했다. 이 사건의 원인(cause)은 사탄과 다윗이다.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대상 21:1) 그리고 동시에 이 일의 원인은 하나님이시다.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 (삼하 24:1)

성경은 이 사건의 원인 (cause)이 하나님, 다윗, 그리고 사탄으로 말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뜻을 이루시기 위하여 사탄을 이용하여 다윗의 마음을 충동시켰다. 하나님께서 사탄을 사용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의 책임을 다윗에게 있음을 증거한다. “다윗이 백성을 조사한 후에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다윗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 (삼하 24:10)

욥의 경우를 살펴보자 하나님께서 욥의 재산과 자녀들을 해하도록 사탄에게 허락하셨다.  (욥 1장) 욥은 자기가 당한 이 재앙들의 궁극적인 원인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한다. 물론 2차 원인(secondary cause)은 악한 무리들(스바사람들)과 질병이었지만 그러나 욥은 믿음의 눈으로 상황의 주도자이신 하나님께로 향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며 억울하고, 공정하지 못한 고통이며, 이해 불가능한 이들이지만, 그러나 자기의 인간적인 생각을 접어두고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을 고백한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자기의 삶을 주도적으로 다스리고 계심을 고백한다. 이것이 그의 신앙이다. “이르되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가올지라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 (욥 1:21)

악한 무리들이 자기의 가축과 종들을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여호와께서 취하셨다고 고백한다.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큰 고통을 주셨다는 것을 고백하면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아니했고, 하나님이 자기에게 잘못했다고 말하지도 아니했고, 오히려 하나님을 찬양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를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경륜이 우리의 생각과 다른 부분들이 많이 있고, 우리에게 큰 손해가 있고, 고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만이 최고의 선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고통을 포함한 인도) 가장 복된 일임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성경적이며, 개혁주의 신앙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다스림과 인간의 생각 (이론)을 서로 조화시키지 아니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1)은 이렇게 설명한다.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자기 자신의 뜻으로 세우신 지극히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의해, 원하시는 대로,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변치 않게 정하셨다. 그러나 그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의 창시자가 되시거나, 피조물의 의지가 강압되거나 하지 않는다. 또한 제 2원인들의 자유나 우발성은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보장된다.”

KHL0206@gmail.com

10.2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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