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7호 5면에서 계속> 2)칼빈의 경제에 대한 윤리
칼빈은 잘못된 엄격한 금욕과 잘못된 방종을 모두 비판하면서 기독교인의 경제윤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정하신 목적에 따른 재화의 사용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칼빈의 경제윤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과 직결되는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복종을 떠난 세속주의적 경제학과는 근본적으로 그 출발점과 목적이 다릅니다. 세상적인 경제학은 단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그의 경제관은 봉사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중심에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는 근본적인 하나님의 계명이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의 경제윤리에는 창조-타락-구속이라는 성경의 신학적 틀 속에서 참된 의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경제활동은 물질에 대한 하나님의 창조명령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님 앞에서의 청지기적 사명이 그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타락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이 가리워지고 이웃을 자신의 탐욕의 대상으로 이용하는 경제적인 불균형과 부정이 계속되어왔습니다. 그래서 칼빈은 모든 경제 윤리를 성경의 구원론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마땅히 따라야 하는 성경적 원리로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유기체적인 결속을 강조함으로, 물질에 있어서의 나눔과 직업에 있어서의 공동체에 대한 봉사의 면을 더욱 더 강조했습니다.
3)칼빈의 이자에 대한 윤리 이자를 붙여 돈을 빌려 주는 교리는 칼빈에 의해 수립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신학적인 면에서 혁명적인 것이었으며 경제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자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전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자 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그는 성경에서 해답을 구하면서 또한 실제 현실에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실제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며 당시의 경제적인 구조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먼저 그는 성경에서 말하는 대로 고리대금에 대해서 부정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무이자 대출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간의 현실을 보았기 때문에, 이웃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무이자 대부를 참된 신앙의 표시로 인정하여, 그 가치를 강력하게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자 받는 것을 금지하는 신명기 23장 20절을 그리스도인과 관계없는 구약 이스라엘에 해당하는 국가법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는 이자에 대해 공의와 사랑의 원칙을 따라 판단하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신명기의 본문에 대해, 구약의 특정한 시대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을 현대의 기준점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이자를 받는 관례가 없어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상업 행위에 있어서 이자는 필연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얼마나 허용할 수 있는 것인지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의 이자 윤리에서 특징적인 것은 소비성 이자와 생산성 이자를 구분하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고리대금은 생산자금의 대출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생산을 위해서 돈을 빌려주는 경우에 이자를 받는 것은 정당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는 돈이 생산성이 없다는 과거의 확고부동한 생각과는 달리, 돈이 다른 상품처럼 생산성이 있는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구약의 이자에 대한 말씀을 생산 자금 대출에 적용하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을 돕는데 쓰여야 할 돈을 이익 창출을 위해 굴리는 것은 탐욕이며, 법적으로 허용된다 하더라도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이자를 받는 것은 부정한 것이며, 가난한 자가 빌려간 돈의 이자에 상당하는 돈을 벌지 못한 경우, 이자를 받아서는 안되고, 법정 이자율을 넘어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는 이자율에 대해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기를 원치 않았지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그리스도의 자비에 영감을 받아 하나님 앞에서 빌리는 사람에 대해 갖는 책임감을 갖기를 강조합니다. 당시의 제네바의 사업가들은 자기들의 돈을 10%의 법정 이자율로 예치하려는 은행을 설립하려고 계획했을 데, 베자가 이끄는 목사회가 이를 반대했습니다. 그의 이자관은 금전 거래는 산업과 상업의 발전의 필요에 따라서 공급될 수 있도록 쉽게 이루어져야 하지만 동시에 이것도 반드시 통제되어야 하고 합리적인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4) 칼빈의 이자관에 대한 배경 칼빈은 과거에 중간상인을 기생충이라고 하며 고리대금업자를 도둑이라고 비난하는 과거 전통에서 벗어났습니다. 루터와는 달리 부당이득이라고 비난하는 교역과 금융의 이윤을 노동자의 소득 및 지주의 지대와 똑같이 존중받을 수 있는 수준에 놓았습니다. 상인의 이윤은 그 자신의 부지런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자가 합법적이 되려면 그것은 법정의 최고액을 넘어서지 않아야 하며 최고액이 정해진 때조차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대부가 무상으로 되어져야 하며 채무자는 채권자와 같은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어떤 인간도 이웃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을 위해 경제적 이득을 낚아챌 수 없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이윤의 적은 부분을 양보하라는 요구를 당연히 받아야 하지만, 이자의 착취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땀으로 부유해지고, 채무자가 노동에 대한 보상을 거두지 못하게 된다면, 이것은 분명히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이자를 인정하지만, 가난함을 이용하여 짜낸 이자와 번영하는 상인이 사용한 자본을 가지고 번 이자간의 차이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이자에 대해서 구약성경과 교부들이 인용하는 구절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조건들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자본에 대한 이자의 지불은 토지에 대한 지대 지불처럼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영원한 것은 이자를 받지 않는다는 규칙이 아니라, 공정과 정의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자본과 신용은 필수적이며 금융업자는 사회의 유용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이자율이 합리적이고 대부가 가난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행해진다면,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것은 사람들의 모든 상업을 수행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 맺는 글
성경의 이자에 대한 말씀은 가난한 이스라엘 사람에게 식량이나 종자를 대부해줄 때는 이자 받는 것을 금지하고, 무역하는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상업 대부를 해줄 때는 이자 받는 것을 허용합니다. 칼빈의 이자에 대한 사상은 아주 분명합니다. 먼저 성경 해석에 따른 그의 이자관은 고리대금을 부정하고 가난한 사람에 대한 무이자 대부를 지지합니다. 또한 경제 구조 분석에 따른 그의 이자관은 소비성 대부의 경우에는 이자를 금지하고, 생산성 대부의 경우에는 이자를 허용합니다. 무엇보다 죄의 현실적인 인식에 따른 그의 이자관은 이자 대부를 무한정 자유롭게 하지 않고 규제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이자관은 당시의 산업계급과 상업계급이 처한 환경의 실제적 필요를 생각한 것입니다. 이런 성경적이고 실제적인 원리에 의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이자 소비성 대부를 해주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 방글라데시(Bangladesh)의 경제학 교수였던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무이자 대부은행을 설립하여 2006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유누스 총재가 가난퇴치를 위해 선택한 방법은 자선도 혁명도 아닌 자활의 종자돈이 되는 소액 무담보 대출(Micro-Credit)이었습니다. 1976년 첫 대출을 시작한 이래 그라민(Grameen) 은행은 30년간 총 660만명의 빈민들에게 57억 달러를 대출해주었고, 이들 중 58%가 가난에서 벗어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라민 은행은 돈을 갚지 않았다고 월급을 차압하거나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대출고객은 담보로 내놓을 게 전혀 없어 기존 은행은 문턱에도 못 가본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대출 회수율이 놀랍게도 99%에 도달해 선진 금융기관들의 연구대상이 되었던 곳입니다. 이것은 자활의지와 믿음을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라민 은행의 소액무담보대출은 세계로 퍼져나가 현재 37개국에서 1억 가구 이상에게 대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그라민 은행의 성공사례는 복지제도개혁을 놓고 연구 중인 나라들에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자선을 베풀기보다는 스스로 일어나게 해야 하며, 스스로 먹고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면 그 돈을 대부해주는 것이 그 은행의 기본정신이었습니다.
이것은 칼빈이 오래 전에 말했던 성경적인 이자에 대한 원리를 적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회가 고리대금사채 때문에 비참한 상황에 처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이자 대부를 소비성 차원과 생산성 차원에서 구분하면서 실천한다면 이자관에 대한 성경적 원리를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모든 교회들이 연대하여 기독교회 은행을 만들거나 금융기관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혹은 대 교회 내에 가난한 사람들의 기준을 정하고 대부 위원회를 구성하여 실행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이자 대부를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메일: younsukle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