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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강한 교회로 패러다임전환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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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천 목사(여수제일교회 담임)

부흥회(퀸즈장로교회)인도 차 뉴욕을 방문한 김성천 목사는 100년 된 여수제일교회 담임으로 3대 째 교역자의 집안에서 성장한 목사다. 외조부 문재구 목사, 부친 김홍래 목사 이외에 외가 쪽으로 교계 지도자들이 많다.

어릴 때 아버님의 성공적 목회현장을 보면서 목회자로서의 자존감이 형성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총신대에 입학하고는 부친의 목회에 굴곡을 접하면서 목회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자퇴를 하고 방송대학을 다니면서 세상과 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신앙적 면에서는 위기였으나 방황 2년의 기간은 세상을 이해하는 시간이 됐고 김 목사의 목회에 많은 도움을 준 셈이 됐다.

김 목사는 어린나이에 목사도 되고 교수를 하다 보니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 돼 가르치면서 신학이 형성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또 한 번의 갈림길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노원교회 담임으로 교회 건축하는 과정에서 관념적인 신앙이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신앙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직 믿을 곳은 하나님 뿐. 목회는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1983년 목사안수를 받고 85년 한사랑교회, 90년 상명교회를 거쳐 2002년 여수제일교회에 부임했으며 현재 총신대원과 광신대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김정길 사모와의 사이에 3녀가 있다. 다음은 김성천 목사와의 일문일답.

-여수제일교회와 여수 지역을 소개하신다면?

본 교회는 100년 된 교회로 현재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본다. 재적 3천명, 출석 2200명으로 노인이 많다. 성전건축을 위해 도시 중심에 산업지를 샀는데 행정소송이 걸려있지만 잘 해결될 줄 믿는다. 커뮤니티에 주차장을 오픈하고 1층은 상업용도로 대여하고 2층에 복지시설 공간, 3층부터 교회가 사용하게 된다. 7, 8층은 이웃을 섬길 수 있는 문화 체육 공간으로 설계돼 일반시민들의 호응이 좋다.

여수는 내년에 ‘세계해양엑스포’가 열리는 30만 중소도시다. 이 축제에 내외외국인 1천만 명이 방문하게 된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초대선교사 이기풍, 윤형숙 전도사(본 교회출신의 유관순, 6.25때 순교) 등을 소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교회 뿐 아니라 여수지역의 축복으로 (여순반란사건의) 가슴앓이를 치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경제 활성화, 도로시설 향상 등이 이뤄지게 되고 영적으로는 순교신앙의 유산을 방문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앞장 설 것이다. 현재 2012세계박람회 여수기독교총연 상임회장과 여수시 교회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목회와 교수직을 병행하고 계신데 목회철학을 말씀해주신다면?

목회와 신학을 동시에 시작한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처럼 목회를 할수록 목회와 신학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잘못하면 실용주의로 흘러서 교회 수적성장에만 집중하게 된다. 강단의 포퓰리즘이나 엔터테인먼트, 긍정의 힘 심리학 등에 치우치지 않는 연속 성경강해설교를 하고 있다.

목회철학은 전체적으로는 신학이 있는 목회를 하려고 한다. 한국교회에 개혁주의적 신학이 정착됐는지, 발전이 됐는지가 문제다. 127년 기독교 역사에 기독교 교육을 100년이라고 한다면 초기에는 근본주의적 신학이 들어왔지만 나중에 자유주의 신학을 물리치는데 극약처방을 하기도 했다. 그것이 이원론인 성속분리다. 7, 80년대 이후 부상(浮上)한 홍정길, 옥한흠 목사 등의 복음주의 신앙이 사회적인 기여는 많이 했지만 (칼빈)개혁주의는 아니다. 근본주의의 뿌리인 청교도 신학의 장점은 언약과 하나님의 주권을 전 영역에 펼치는 것이다. 초기에는 사회적 현상과 더불어 대단한 전도의 원동력이 됐다. 폭발적으로 한국교회가 성장하면서 기도운동이나 십일조 신앙이 개인경건에 그치고 기복신앙이 들어왔다. 복음주의 운동으로 인해 결국 개혁주의가 되지 못한 셈이다. 이제 21세기 기독교역사의 대과제가 있다면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신학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주권이 교회 안에만 있지 않고 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 사사시대와 같은 복음의 진수가 나타나야 한다. 즉 사도행전의 원색적인 교회로 돌아가서 부활의 메시지, 사랑과 나눔의 교회공동체, 평신도 운동의 삼박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 신학교에서 강의를 한다. 테크닉만이 아니라 신학이 있는 목회를 가르친다. -한국 교회 미래를 전망하신다면?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희망적이다. 한국교회는 1980년대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80년대 중반부터 사실상 교회성장은 중지됐고 90년대 중반부터는 마이너스라고 본다. 정상에 오르고 나면 내리막길이 있게 된다. 18세기 유럽이 산업혁명 후 하나님을 멀리하게 됐듯이 세계 교회사를 보면 삶의 질이 높아지면 교회는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물론 미국교회는 좀 다르지만.

경제성장의 언덕에 포퓰리즘이 나타나게 된다. 세계 10위권 국가 중에 하나님이 필요 없다는 나라들이 많다. 이전에는 교회가 세상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문화나 지식의 통로가 됐는데, 이제는 교회가 세상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 셈이다. 그저 양적인 교회성장만 모색하는 신학 없는 지도자들이 나타났었다.

현재 한국교회는 내려갈 때까지 내려갔다고 보고 더 이상 성장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제는 건강한 교회, 성숙한 교회로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한국교회 폭증 이유 중 하나는 무인가 신학교 남발로 인한 목회자 양산이었는데 출산율 감소로 일반대학이나 신학교 모두 자동정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내려가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한국교회가 새로워 질수 있는 기회로 보고 후진들이 건강한 교회를 향한 세미나나 연장교육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아쉬운 것은 목회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신학에 대한 통전적 안목을 가지고 실천목회에서 꽃이 펴야하는데 공부들을 잘 안하는 것 같다(웃음).

또 한 가지는 한국이 선교사 2만명 시대에 도래했다는 점이 인구비율로 미국을 능가한다. 제3의 물결, 아태시대, 동서의 평균화... 중국은 이미 기독교인구가 한국을 앞섰다. 세계선교계는 중국과 인도가 한국선교를 제친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미 한국은 복음의 네트워킹이 구축돼 있고 기독교 문화의 DNA가 준비돼 있다고 본다. 즉 세속화가 기독교를 망치기도 하지만 한류 열풍을 잘 이용하면 복음의 역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외 이민교회에 거는 기대가 있으시다면?

2, 30년 전 한국교회의 보수적인 전통적 신앙과 열정을 갖고 있는 이민교회에서 자라난 1.5세 2세들에게 기대를 건다. 영어에 능통한 한국인 DNA를 가진 2세 디아스포라들이 본국 교회보다 더 큰 선교적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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