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태 선교사(몽골)
“몽골선교는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연합할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몽골에서 선교사로 헌신해온 안광태 선교사가 몽골선교를 한마디로 표현했다. 안 선교사는 몽골목회연구원으로 사역을 시작, 몽골연합대학교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외협력관계와 실천신학 등을 강의해왔다.
한국에서 23년간 목회를 하며 14년간 남미선교에 관심을 갖고 페루에 선교사 파송 및 후원하던 그가 몽골선교에 뜻을 두게 된 것은 구소련의 붕괴로 몽골선교의 기회가 오면서 부터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12년간 몽골선교를 하게 됐으며 선교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몽골선교야말로 연합으로 할 때 시너지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가 연합의 모델을 찾은 것은 캐나다유나이티드교회와 호주유나이팅교회 등 교단시스템이며 이들 교단처럼 몽골역시 하나의 교단으로 가는 것이 효과적인 선교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몽골에서 활동 중인 한인선교사들은 350명 정도 됩니다. 그중 영어권이 150명이고요. 이들 선교사들은 교단적 배경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개전투식으로 선교를 하게 되면 분명히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 등 서양선교사들을 보면 초교파적으로 하고 있으며 창구의 일원화를 통해 선교를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 한인선교사들도 어떤 교단에서 파송 받아왔던지 몽골현지에서는 선교창구의 일원화를 하여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연합의 한 예로는 열악한 선교지의 환경으로 인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목회자들을 한국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하는 것. 특히 몽골의 의료환경은 매우 열악하여 한국 등 선진의술이 발전된 국가에서는 손쉽게 치료가 가능한 것도 이곳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해 불치병 판정을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나라 확장에 헌신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병원에 갈수 있는 경제력이 없습니다. 부유한 사람들이야 언제든지 의료시설이 좋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목회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아픈 몸을 참아가며 사역하다보니 병을 키우게 되고 그것이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느 목회자는 간에 이상이 생겨 진료를 받은 결과 간이식을 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간이식에 필요한 비용은 2억원 정도인데 비용을 감당해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하나님의 은혜로 LA의 모 교회 장로님이 1억원을 내주셨으며 몽골 울란바토르 한인교회 교인들이 헌금을 모아 고대안암병원에서 수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몽골의 많은 신학생들을 한국과 미국 그리고 싱가포르 등으로 유학을 보내 학위를 받게 하고 있으며 그중엔 교수요원으로 양성하고 있기도 하다며 이런 모든 과정들이 연합을 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연합이 주는 유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혼자서 이 일을 했다면 어마어마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야 했는데 연합을 하니 적은 비용으로도 이와 같은 큰일들을 감당해 낼 수 있거든요.”
이런 연합의 유익에도 불구하고 한인선교사들은 연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 선교사는 한인선교사들의 몽골선교가 힘겨워하는 이유는 관계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래도 우리 한인들의 사상엔 전통적으로 이어온 유교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이 연합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봐요. 몽골은 중국의 인접 국가이고 아시아국가라 유교문화권이란 생각을 하게 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러시아의 지배를 받은 나라이기에 사고방식이 서양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유교적 사고방식으로 그들을 대하다보니 갈등과 충돌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는 내가 리더가 되고 몽골현지인들은 나를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원만한 인간관계를 조성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즉 선교는 궁극적으로 현지인 선교사를 지도자로 세우고 그들이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지도력을 이양해줘야 하는데 리더의 자리를 움켜쥐고 있으려고 하니 갈등이 생기게 되고 그러다보니 선교가 어렵게 된다는 것. 이런 갈등구조가 심화되다보니 원치 않는 일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모습들을 몽골지도자들이 비디오에 담아 정부기관에 제보하는 일이 발생해 선교가 위축된다면서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몽골이야말로 사심을 버리고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연합을 이루어낼 때 선교는 빛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몽골선교의 어려움은 현지사정을 파악하지 못한 채 다가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몽골선교는 몽골정부에서 발급되는 종교비자 소지자들에 한해 선교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몽골에 파송된 많은 선교사들이 힌두 문화권과 모슬렘권에 접근하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몽골선교에 임하다보니 선교가 힘겨워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몽골에서 기독교는 외래종교입니다. 그러나 자국민들에게는 선교의 자유가 허용돼 있습니다. 하지만 몽골인이 아닌 외국인의 경우 종교비자가 아닌 NGO비자나 언어연수비자 등 다른 비자를 발급받고 선교활동 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선교사님들 중 많은 경우가 종교인이 아닌 다른 신분으로 있으면서 선교활동을 하다가 발각이 되기도 하는데요. 심한 경우 추방을 당하기까지 합니다.”
안 선교사는 몽골의 경우 그곳이 라마불교의 나라이기에 불교사원보다 교회의 숫자가 많아지는 것에 대해 라마불교계에서 위기의식을 느끼고 견제를 하기 때문에 비자발급이 수월한 편은 아니지만 종교비자소지자에 한해서는 선교활동을 하는데 큰 제약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몽골선교에 있어 여성 지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몽골은 여성들의 파워가 큰 나라입니다. 따라서 여성 지도자들을 많이 양성해야 선교에 힘이 붙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 여성목회자들의 역할이 지대한 곳이지요. 그러나 일부교단 목회자들이 여성목사안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할뿐만 아니라 집례를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해요. 선교는 선교지의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서 다가갈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거든요.”
안 선교사는 몽골이야말로 중앙아시아 선교에 가장 적합한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몽골이 주는 선교의 효과는 상상이상입니다. 왜냐하면 중앙아시아의 여러 국가와 연결돼 있거든요.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르스탄 등 모슬렘 국가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금이야 국경이 있고 각 국가들이 존재하지만 몽골이 강성기일 때는 국경의 개념이 모호했던 시절이었어요. 그 당시는 중앙아시아 전역에까지 몽골의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몽골이 예전처럼 강한 나라는 아니지만 몽골민족들은 중앙아시아 전역에 걸쳐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 같은 선교사들이 중앙아시아의 각 나라에 들어가려고 하면 입국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몽골사람들에겐 입국심사를 따로 하지 않습니다.”
현재 몽골은 600개의 교회가 세워져 있으며 신자들은 6만명을 넘어섰으며 현재 몽골현지 목사는 167명이라고 밝힌 안 선교사는 몽골교회에 대한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몽골교회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교회들마다 하나님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특히 몽골 전체 교인의 60%가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0년 몽골인구가 340만명인데 그중 10%를 기독교인으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라고 밝힌 안광태 선교사는 몽골교회의 문제는 지도자 부족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지방에 교회를 많이 세워 복음을 접하지 못한 몽골의 지방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소개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교회에 사역할 목회자와 그들에게 생활비 등을 지원할 자들을 찾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안 선교사는 현지에서 몽골에 남아달라는 요청을 받지만 자신이 교회에 남게 되면 후임목회자가 소신껏 사역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 말했다. 앞으로 몽골교회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안광태 선교사는 힘 닿는대로 몽골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