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라큐스 한인교회가 난민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난민 사역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지난 2007년 북한에서 온 난민 6명을 만났습니다. 미국에 난민으로 들어온 이들의 통역과 정착을 도우면서 우리는 시라큐스가 미국에 들어오는 난민들이 정착하는 대표적인 도시의 하나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학교를 다닐 때 하나님께서 제게 알게 하신 말씀이 이사야 43장 5-7절이었습니다. 그것은 동서남북 원방에서 땅끝에서 내 백성들을 보내 주리 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이웃에 와 있는 열방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때에, 그것은 우리 교회의 사명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곳, “미국이 선교지”라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 난민들은 주로 어느 지역 분들이며, 그 난민들을 위하여 어떠한 일들로 사역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시라큐스에는 60여 개국에서 온 난민들이 정착하고 있습니다. 수단, 소말리아, 라이베리아, 우크라이나, 쿠바, 버마, 콩고, 부룬디, 캄보디아, 브라자빌, 르완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베트남, 중국, 부탄, 아르메니아, 시리아 등지에서 온 난민들이 거주 중이며, 이 중 버마, 부탄, 소말리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난민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특별히 최근에는 시리아를 비롯하여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교회는 지난 15년간 40여 개국에서 온 1600여 명의 난민 및 이주민들을 섬겼습니다.
저희 난민 사역을 “보아즈 프로젝트”라고 부릅니다. 모든 것을 잃고 시어머니를 따라 이스라엘에 이방인으로 왔던 룻처럼 난민들은 정치 사회적, 종교적, 경제적 이유로 조국을 떠나야 했던 이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룻을 돌보고 구속의 역사 안으로 인도했던 보아스처럼 이들에게 나아가라고 말씀하셨고, 그렇게 보아즈 프로젝트 (The Boaz Project)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007년 여름 교회 청년들의 수고로 직접 전산실을 만들고, 2008년부터 난민들을 대상으로 전산교육과 이후 영어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학기마다 2개의 반으로 나누어 각각 10명씩 총 20명의 난민 학생들과 학기마다 10주 과정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개강하기 전에 모든 스태프들은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훈련을 받습니다. 첫 번째 학기에는 “창조주 하나님”을 주제로, 두 번째 학기에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주제로 하여 교육을 준비합니다. 매 수업 때마다 먼저 이 말씀을 토대로 준비한 말씀 묵상 시간을 가진 후 수업을 시작합니다.
교회로 온 난민 친구들은 수업을 통해 MS 오피스, 인터넷 및 이메일 사용, 동영상 제작 등을 배우고, 영어수업을 통해 영어로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복음을 듣게 됩니다. 모든 학생들은 1:1로 배정된 보조 교사(TA)와 함께 수업에 참여하여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난민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어진 시간 안에서 함께 나누고 함께 기도합니다.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복음을 전하도록 훈련을 시킵니다.
매 학기 개강예배, 종강예배를 통해 난민 학생들과 초청받은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식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특별히 종강 예배 때는 예배와 함께 예수님을 영접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함께 예배드리는 시간은 모든 민족, 백성, 방언, 열방이 함께 드리는 하늘나라의 예배와 같은 특별한 시간입니다. 이 외에도 매 학기마다 이들과 함께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 Clothing Drive 및 Picnic 시간을 갖기도 하고 교회 특별예배에 초청하여 함께 예배도 드립니다. 우리 노회의 여러 교회들도 그들이 모은 의류 등을 가져다줍니다. 저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한 보따리씩 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참 기쁨이 가득해집니다.
한편, 여름에는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를 합니다. 지난 2010년 여름부터 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로다이 스트리트(Lodi Street)로 나아가 그곳에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여름성경학교를 펼칩니다. 지역교회를 빌려서 난민 어린이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들, 그리고 이 지역의 미국 빈민층 어린이들도 함께 참여합니다. 캠프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되며, 캠프 마지막 날에는 5일 동안 배웠던 말씀을 토대로 1:1로 예수님을 영접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해마다 참석하는 150여 명의 어린이들 중 1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영접합니다.
오랜 시간 난민 사역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극도의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난민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그들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난민들은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이기 때문에 복음을 전했을 때 거부반응을 보이거나, 어떤 경우는 자신들의 종교를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시도할 때도 있습니다. 한 번은 함께 협력하던 시라큐스 지역의 난민 구호 단체들로부터 난민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함께 협력할 수 없다는 일방적인 통고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매 순간이 영적 전쟁터인 셈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늘 사랑으로 다가가 친구가 되어주고, 우리의 사랑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도록 애쓰기 때문에, 그들 모두가 교회를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예수님을 믿게 된 것도 아니지만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유 없이 다가가 베푸는 사랑 때문에 우리 교회를 좋아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느리지만 그들이 속했던 이슬람교에서, 힌두교에서, 불교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그 걸음을 하나님께로 향할 것을 믿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실제적인 어려움들이 있지요. 라이드가 항상 필요한 그들을 위하여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는 시라큐스 날씨의 어려움 가운데서도 낡은 밴과 교인들의 차로 늦은 밤 시간까지 운전해야 되기 때문에 항상 안전을 위하여 기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우리교회가 120명 규모에 반 정도가 유학생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모든 식사 준비를 제공하기 위하여 항상 재정이 빠듯합니다. 그러나 기적과 같은 하나님의 공급하심으로 지난 15여년 동안 한번도 사역을 멈춘적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열매는 참 놀라웠습니다. 북한 난민으로 왔던 친구가 우리의 도움을 대학을 진학할 수 있게 되었고, 천안문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 정치적 난민이 되어 미국 시라큐스로 오게 된 쩌우 형제는 우리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신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부족하지만 우리 교회의 지원을 통해 신학교를 졸업하고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지금은 맨하탄/플러싱 지역에서 중국인들을 위한 사역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Lodi summer camp를 통해서는 해마다 참석하는 150여 명의 어린이들 중 1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들이 그 가족을 교회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열매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은혜이며, 선물입니다.
“보아즈 프로젝트” 북한 난민을 시작으로 모든 난민들을 섬기는 사역 감당
“땅끝에서 내 백성들을 보내 주리라”는 말씀대로 “미국이 선교지”
교회에게 주신 열매도 있습니다. 이 사역에 동참하여 함께 섬기는 동안 세대와 세대가, 그리고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한, 영어권 청년들이, 서로 연합하고,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사역을 하는 기간에는 전 교인의 80% 이상이 다양한 방법과 역할들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여름성경학교를 섬기는 우리 Junior Staff들은 자기들의 눈높이로 아이디어를 내고 준비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수업을 준비할 수 있게 만듭니다. camp 기간 중에는 함께 난민 어린이들과 수업에 참여하여 친구가 되어 주지요. 그리고 마지막 날에 난민 어린이들이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초청하는 시간에는 이 Junior staff들이 함께 참여하여 자기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놀랍습니다. 함께 울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하나님께서 지금 이 아이들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계실지 그 마음이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Them to them”이라고 하면 그 나라 민족이 자신의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뿐 아니라 같은 세대(어린이)가 자신들의 세대(어린이)에게 복음을 전하는 또 다른 모습의 “Them to them”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연령을 초월한 모든 교인들이 우리 이웃에 와 있는 열방을 향해 나아가는 선교에 대해 바른 관점을 갖게 되었고, 기쁨으로 함께 섬기는 동안 자연스럽게 선교적 교회가 된 것이지요. 그리고 교인 중에는 자신이 갖고 있던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새로운 기업을 통해, 삶의 일상을 통해 선교적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또한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축복된 삶이지요.
▲선교적 교회의 모델로서 목사님 교회가 감당한 특이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앞으로 한인 교회들과 미국 교회들이 지향해야 할 교회의 모델은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 교회가 선교적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시작한 사역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기도와 말씀 훈련 가운데 하나님께서 열방을 향해 교회가 가져야 할 비전을 주셨고(이사야 43:5-7), 우리의 눈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비전을 이루어가는 동안 선교적 교회가 되었습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를 통해 우리 이웃에 와 있는 세계 열방을 보게 하셨고, 만나게 하셨습니다. 즉 미국이 선교지라는 것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 이웃에 와 있는 열방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삶이 되었습니다.
선교를 하러 어디 먼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 이웃에게 나아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이 선교지라는 관점에는 미국에 와 있는 이주민들 뿐 아니라 이곳 미국인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한인 교회들이 우리의 이웃을 선교적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하며, 어느 특정한 나라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선교를 가지만, 정작 그 나라에서 와 있는 우리 이웃들은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들을 선교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들에게 복음을 들고 나아가야 합니다. 교회 자체가 단순한 선교사 파송 기관이 아닌 선교를 이루어가는 Platform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는 미국 교회들은 현재 너무도 많이 노후화되어 있고, 쇠락해가고 있습니다. 한인 교회가 그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함께 동역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 2019년 우리 교회의 사역을 늘 관심 있게 보았던 같은 노회 소속의 the First United Church of Fulton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Fulton은 시라큐스에서 약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입니다). 그 교회 목사님께서 다민족이 살고 있는 그 지역 사회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하던 중 각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요즈음 많은 미국 교회들이 그러하듯 Fulton 교회 역시 교인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노년층이었고, 40여 명의 교인만으로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노회를 통해 우리 교회 사역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목사님께서는 우리 교회를 떠올리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곳으로 와서 그 지역을 위해 여름성경학교를 열어달라는 요청 하셨습니다. 마치 사도 바울의 꿈속에 나타나 “이곳으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행 16:9)고 했던 마케도니아 사람의 음성과 같았습니다. 우리는 이 요청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듣고 Fulton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함께 여름성경학교를 열었습니다. 함께 동역했던 그 순간의 감격과 기쁨도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후에도 Fulton church는 우리 교회 예배에도 함께 참석하고,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에도 함께 초청하여 은혜를 나누고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교는 꼭 해외 또는 먼 지역으로 가서만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이 미국 땅에 살고 있지만 이곳에 있는 미국 교회들, 신앙을 잃어버린 이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또한 선교입니다. 우리는 미국 선교사들의 복음을 받아들였고, 이제 연어가 되어 돌아온 이 땅에 온 이주민입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곳이 선교지입니다. 우리의 한인교회들이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함께 협력을 이루어간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많은 열매들을 함께 나눌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이번 KWMC 공동의장으로서의 소감과 선교대회에서 바라시는 점이 있으신지요?
특별히 이번 선교대회에서는 새로운 리더십의 승계가 이루어졌습니다. 다음 세대 사역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됨으로써 다음 세대(영어권)를 향한 문이 열리고 그 발걸음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전과 같이 대규모로 이루어지지 않고 Pandemic으로 인해 조금 작은 규모로 이루어지지만 다양한 14 Track를 통해 선교의 여러 측면을 함께 배우고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같은 영역을 섬기고 있는 지역교회와 선교사, 사역자들의 Networking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미주 한인교회가 이러한 변화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선교의 생생한 현장을 함께 경험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선교를 향한 열정과 도전이 보다 바람직하게 전개되며, 이를 통해 더욱더 영혼 구원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이번 집회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재상 기자>
06.25.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