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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은혜의 조화...행복한 총회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신임 총회장 오세훈 목사

“따뜻한 밥상에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화목한 가정처럼 따뜻한 밥과 같은 총회장, 가족과 같은 총회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5월 18일과 19일 양일간 LA에 있는 세계소망교회(담임 오세훈 목사)에서 줌을 통한 온라인과 대면 병행으로 총회를 개최한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KAPC) 제 45회 총회에서 총회장에 선출된 오세훈 목사, 그는 총회장으로서 총회를 향한 마음을 밝혔다.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제가 3번에 걸쳐 총회장에 입후보를 했었습니다. 매번 다른 분이 총회장이 되시는 모습을 봐왔었는데 이렇게 총회장이 되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세 번의 총회장 후보시절과 총회장이 됐을 때의 마음이 남다를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세훈 목사는 강하게 동의를 표했다.

“지난 세 번의 총회장 후보였을 때를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왜 그때가 아닌 이번에 총회장이 되게 하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예전을 생각해보면 그땐 왜 그렇게 비교를 하려고 했었는지 민망함이 밀려온답니다.”

오 목사는 “총회에서 그 누구보다도 총회장으로서 총회를 잘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었다”며 “만약 그 당시 총회장에 당선되었다면 많이 교만했을 것이다. 그동안 총회와 관계하면서 교단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기도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총회장으로서 그리고 이번에 총회장이 되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하게 됐는데 주님께서 말씀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를 하는데 주님께서 마태복음 22장 34-40절 말씀을 떠올려주시는 것이었어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말씀은 하나의 밀알이 되라는 것입니다. 즉 죽으라는 것이죠. 하나님을 위해서는 죽는 것이 두렵지는 않습니다만 죽음으로 보기보다는 희생하고 섬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는 희생의 의미를 ‘따뜻한 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장으로 선출되고 취임사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따뜻한 밥이 되려고 합니다. 따뜻한 밥이 되는 것은 그만큼 희생과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섬김의 모습을 보일 때 총회는 따뜻한 밥을 나누는 가족과 같은 모임이 될 것이니까요”

제 45회 총회장으로 1년 회기동안 진행되는 KAPC 사역에 대해서 오 목사는 지난 회기 때 결의한 내용을 잘 이행하고 총회의 단결과 화목을 위해 이끌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은급부 사역과 교육부 사역을 들었다.

“작년 회기 때 결의하고 이번 총회에서 통과가 된 것 중 은급부 결의사항이 있습니다. 저희 KAPC 교단은 미주한인교단 중 가장 역사성이 깊고 규모가 큰 교단입니다. 그러나 목회자들의 복지에 해당되는 은급부 사역이 많이 미진했었거든요. 이번에 PCA를 비롯한 네이팍교회들의 은퇴플랜인 RBI에 가입하는 안을 통과시켰어요. RBI는 PCA 교단의 은퇴연금 투자회사이고 PCA 목회자가 대표로 있으며, 12명의 스텝이 일하고 있는 곳입니다. 현재 4,800여 교회가 가입해 있습니다.”

그는 또한 교육부 상임교육연구위원회에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대소교리(요리)문답’을 번역해 올해 출판했다고 말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은 몇 년간 상임교육연구회에서 연구해 번역한 것입니다. 그동안 출판되어졌던 것 중에 가장 번역이 잘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사업으로 스페니쉬판 발행을 추진하게 됩니다. 또 교재를 개발해 출판하고, 개정 및 증거성구 확인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세계소망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며 지나온 시간이 32년의 시간이라며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오세훈 목사, 그는 처음 예수를 믿을 때를 생각하면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저는 유교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질서를 중시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게 됩니다. 초등학생 시절 동생들과 산딸기를 따러 갔는데 어디선가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그 소리를 찾아서 갔더니 어느 교회에서 어린이학교를 하는 것이었어요. 어린이학교 선생님이 저를 보시더니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그것이 제가 믿음을 갖게 된 계기가 된 것이죠. 그 음악소리는 찬송소리였고 저는 선생님 말씀을 따라 동생들을 데리고 어린이학교에 들어갔었거든요. 그런데 유교집안이라 교회는 다니지 못했었어요. 중학생 시절 마음이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 어린 시절 다녔던 어린이학교가 생각났고 마침 십자가가 보여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크리스천이 됐습니다”

그렇게 주님을 만나 믿음을 갖게 된 소년 오세훈은 훗날 미국이민을 떠나올 때 다른 건 몰라도 믿음만은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고 그것이 목사 오세훈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하며 바쁜 삶을 살던 그는 어느 날 찬송과 기도를 쉬지 않고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고, 목회자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으며 그것이 이민자 오세훈이 아닌 이민교회 사역을 하는 오세훈 목사가 되게 했다.

 

하나의 밀알로 희생과 섬김‘따뜻한 밥’나누도록 

총회 결의내용 진행, 은급부 교육부 사역 주력 

 

“당시 집을 구입하려고 했었는데 어느 날 목회자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 올려드리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에요. 그래서 아내한테 신학교에 가겠다고 하고 신학교에 입학하고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이민교회 사역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말한 오 목사는 자신이 목회자가 된 후 ‘아내가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하더라’며 웃었다.

KAPC 신임 총회장으로 총회에 대한 바람에 대해 오세훈 목사는 “은혜와 질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총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질서가 지켜지는 총회로, 순리대로 질서 있게 운영되길 바랍니다. 그러나 너무 질서를 지킨다고 법을 외치면 총회가 딱딱해지고 건조해지게 되지요. 그래서 은혜가 필요합니다. 설령 법이 중요하더라도 은혜로 인해 총회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은혜를 따라가려고 합니다.”

그 질서와 은혜의 조화가 이번 총회에서도 드러나게 된 거 같다고. 총회역사상 가장 많은 총대가 참여했으며 팬데믹 여파로 등록비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폭 할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년간 총회 때 비행기 호텔 사용료를 제외한 등록비만 150달러였습니다. 화상회의로 모였던 작년에도 등록비는 150달러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도 팬데믹으로 모든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등록비를 50달러로 대폭 할인했습니다. 총회에서 주는 경비도 받지 않고 노회에서 경비를 지출하게 했고요. 그런데 그렇게 했더니 후원금이 많아졌고 총회 역시 311명이 참석해 총회역사상 가장 많은 총대가 참여했습니다.”

오세훈 총회장은 폐회예배 때 ‘행복한 총회가 됩시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는데 총회 후 총대원들에게 ‘행복을 느낀 총회’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45회 총회는 임기가 마치는 그날까지 행복한 총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06.0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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