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지 양(브롱스과학고 11학년)
한인 여고생이 최근 유엔에서 개최한 ‘디지털 글로브 브라이트 아이디어 대회(Digital Glove Bright Ideas Competition)'에서 우승했다는 보도가 뉴욕의 일간지를 통해 알려졌다. 이 대회는 지도를 활용해 커뮤니티를 위한 모바일 앱을 개발, 아이디어를 겨루는 이 대회다. 우승자는 브롱스 과학고등학교 11학년 신혜지 양으로 11학년 고등학생들로 이뤄진 약 100개 팀이 참가했다. 같은 학교 친구와 팀을 이뤄 위성 시스템과 지도, GPS, 기후학 등을 결합해 가뭄에 대한 정보 파악 데이터 모바일 앱을 소개한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만드셨고 이 모든 우주도 만드셨잖아요? 그런데 우주는 너무나 넓고 크죠. 빅뱅이론이라든지 진화론이든지 다 ‘이론’(theory)이고, 창조론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론이라고 볼 수 있지만, 창조는 사실이죠. 우주공학을 함으로써 하나님이 만드신 것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외과의사인 할아버지, 약사인 할머니 등 친가 쪽이 의사 집안이라 신 양도 미국에 오면서 의학공부를 하려고 했단다. 그런데 6학년 때 우연히 행성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우주공학을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우주공학이 비인기 과목임에도 부모님께서 쉽게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는 허락이 있어서 별 난관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신 양은 주변의, 특히 아시안 부모님들은 모두 의사나 변호사 등 안정적인 직업을 갖길 원한다며,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주시는 게 좋다고 한마디 조언도 한다.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결국 잘하게 된다”라는 명언(?)도 남겼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우선 대학을 가야하는데, 예일이나 캘리포니아텍이나 MIT 등 어느 곳이든 오라는 곳에 가려고 하다는 신 양은 “의학도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우주공학도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죠. 공부하면서 너무 힘이 들어서 원망까지 했어요, 하나님은 우주를 왜 이렇게 크게 만드셨나.... 하하. 지구가 속해 있는 은하계 뿐 아니라 더 많고 큰 것들이 수도 없잖아요. 공부할수록 크다는 생각이 들죠.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신 양이 미래에 일하게 될 나사(NASA)와 한국은 협력관계가 없다고 한다. “한국에 유명한 천문학자는 많아요. 저와 같은 나이인데 한국에서 박사학위 딴 사람도 있어요.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의 후원이 없어요. 아직은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우주공학의 후발주자인 중국은 현재 활발히 움직이고 있고 미국과 견줄 만할 실력도 갖춰가고 있다며 신 양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디지털 글로브 브라이트 아이디어 대회’에서 신 양 팀이 우승한 프로젝트는 계속되는 캘리포니아 가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올 여름 방학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후원을 받아 사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대회 준비 중 갑작스레 주제 변경으로 준비기간이 짧아 우승은 기대하지 않았다는 신혜지 양은 “무엇보다 구글과 아마존 같은 대기업의 개발자 및 간부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 분야가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서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말한 신 양은 인터넷과 학술 자료를 뒤져가며 공부했지만 한계에 부딪쳤다. 그래서 직접 별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며 멘토를 찾아 나서기도 했는데, 지난해 렌슬러 폴리텍 공대(RPI)의 한 교수가 멘토를 자처하면서 리서치 과정에서 조언을 받고 있다고.
올 여름 가뭄에 대한 정보 파악 데이터 모바일 앱 상용화 프로젝트와 더불어 내년에 열리는 인텔 과학경시대회와 구글 과학대회도 준비 중이다. 내년 대회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수많은 별마다 다 특징이 있고 보이지 않는 별들도 많기 때문. “별들을 찾아내고 그것으로 우리 인간들에게 실제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우주공학의 할일이죠. 항공우주국(NASA)에서 별에 대한 연구를 꼭 하고 싶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지구 밖의 다른 천체에도 꼭 가보고 싶구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동생과 엄마와 함께 유학생으로 도미한 신 양은 미국에 오자마자 출석하고 있는 퀸즈장로교회(담임 김성국 목사) 유스 오케스트라에서는 바이올린 주자로 봉사하고 있으며, 여름방학에는 단기선교도 가는 등 활발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필라델피아 빈민가에 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머캠프에 교사로 참여한다. 퀸즈장로교회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도시선교 프로젝트의 하나다. 지난해 성과가 좋아 올해도 계속된다. 또 대학을 졸업하고 1년 동안 빈민 지역에서 봉사하고 싶다고 한다. 20대 초반 청년들이 4-5명씩 그룹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미국 전역 50개 도시 지역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교 프로그램이다. 보수 없이 최소한의 생활비만 지급되는데, 큰 보람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천지만물을 만드신 하나님, 우주도 하나님의 작품임이 틀림없지만 세상에서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학문들은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로 나뉘어진다. 하나님이 만드신 우주만물을 찾아가는 예비 우주공학 학자 아니 이미 우주공학의 길에 들어선 신예지 양에게 세계 우주공학 분야에서 미국내 한인으로 뿐 아니라 한국의 우주공학 발전에 연결고리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앞선 기대일까? <유원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