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가에는 지속적으로 목회자들의 설교집이 출간되어 나오고 있다. 가히 설교집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상황 속에 지난 6월 28일 동부장로교회에서 이용규 목사 ‘강해설교집 40권’ 출간 감사예배가 열렸다. 40권의 설교집은 단순한 설교집의 개념이 아닌 저자 이용규 목사의 인생을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와 주석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LA 교계 올드 타이머로 알려진 저자 이용규 목사는 한국 명륜교회에서 안정적으로 목회사역을 감당하다 파송 절차 없이 도미한 목회자다. 마치 아브라함 같은 행보를 보인 목회자로 여겨진다.]
“1973년 9월 마지막 주일 첫 번째 예배를 시작했으니 43년간 목회를 한 셈이지요. 원베드룸 아파트에 아내와 아이 3명 등 다섯 명이 살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리를 바로 전해야겠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의 신학은 그가 살던 이북에서의 삶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신학교에 입학 당시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고려파 이기선 목사의 가르침을 충실히 받은 후 졸업한다. 한국전쟁 당시 1.4후퇴 때 피난을 내려와 고신대학교를 졸업하고 명륜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게 된다. 당시 그의 형인 신촌 창광교회 담임 이병규 목사와 함께 개혁신학교에서 후학양성에 힘을 쓰게 된다. 그러다 미국행을 권유받게 됐다는 것. “개혁신학교에서 형 이병규 목사는 성경을 가르쳤고, 저는 신학을 가르쳤어요. 어느 날 형이 저보고 그러는 거예요. 이곳에서 진리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내다볼 때 많은 목회자후보생들이 미국유학을 갈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저보고 미국행을 권유하는 것이었어요. 저도 기도하면서 생각해보니 형의 말이 맞다고 생각이 돼 미국으로 오게 됐어요.”
1973년 도미한 해 9월 LA 코리아타운의 8가와 킹슬리 자리에서 동부장로교회를 개척한 이 목사는 그 후부터 지금까지 선포했던 내용을 설교집으로 엮어냈다. 어느덧 40번째 설교집이 탄생하게 됐다. 이 목사가 설교집을 출간하게 된 것은 보수적이고 복음적인 신학이 담긴 설교집을 출간하고자 한 것과, 설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들을 위한 것이라 말했다. “아무리 신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학위를 받아도 설교를 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목회에 첫발을 내딛은 자들은 물론 현재 왕성하게 목회현장에 있는 분들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건 설교에 대한 스트레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주석을 참고한다고 해도 좋은 설교로 이어지기까지는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설교집을 내게 됐습니다.”
그의 설교집의 특징은 설교마다 성경본문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중요한 말씀을 제목으로 정하고, 본문의 내용을 철저히 분석해 조직적이고 논리적으로 대, 소지를 세워서 말씀의 내용을 쉽고 분명하게 이해하고,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며 새김질하기 좋게 했다. 또한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하기 위해 소지마다 성경구절을 인용했으며 성경 전체의 사상에 맞게 구성했다. 그리고 매 설교 앞에 간단명료한 설교요약을 넣어서 설교의 전체적인 내용을 쉽게 파악하고 기억하기 좋게 했으며, 또한 영어번역도 있어 영어로도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동안 편찬된 설교집의 집필과정을 보면 첫 번째 설교집부터 10번째 설교집까지는 이용규 목사가 작성된 설교지를 재편집하는 과정을 통해 출간했다. 그러나 11번째 설교집부터는 타이핑실력과 편집재능을 가진 전도사에게 자신의 설교CD를 타이핑해 초안 작성을 하고, 이 목사의 검토와 국문학교수 출신 교인의 감수 등의 과정을 거쳐 설교집을 펴내게 됐다고 설교집 편찬과정을 설명했다. “제 설교집은 목회자들이 많이 좋아하세요. 아무래도 설교를 준비하면서 갖게 되는 고민들이 있을 거니까요. 그것을 제설교가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강대상에서 말씀을 선포할 때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선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을 텐데 이런 것들에 대해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제 설교집을 여러 교단의 교회들에서 참고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아마도 이러한 모습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용규 목사의 목표는 큰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목사가 말하는 큰 교회의 개념은 교회성장학에서 이야기하는 숫자를 불려서 만들어내는 덩치가 큰 교회가 아닌 탄탄한 내실을 갖춘 교회라는 것. 즉 성경을 바로 가르치며, 세워나가는 교회라는 것. “흔히 큰 교회하면 몇 천 명 몇 만 명 모아놓고 하는 그래서 건물도 크고 헌금도 많이 걷혀지는 교회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진정한 큰 교회는 이런 것들이 아닌 성경의 진리를 바로 전하는 교회이며 성경말씀 외에 어떤 군더더기도 전하지 않는 교회입니다.” 또한 강해설교집 40권 출간감사예배를 드리고 난후 달라진 점은 교인들이 설교집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라고 언급했다. 즉 설교집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의 변화라는 것.
“설교집을 한 권 한 권 내면서 교인들의 반응은 그저 책 한권 나온 것 정로로 보는 거 같았어요. 하지만 출간감사예배에서 초청된 외부인사들의 이야기를 접한 뒤 교인들의 눈빛이 달라져있음을 느끼게 되요. 설교를 맡았던 신현국 복음대학교 총장님, 그리고 축사를 맡았던 캘리포니아 아트 유니버스티 총장인 정세광 목사님의 말씀을 접한 뒤 책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반응입니다.” 이 목사는 비록 설교집이 재미있게 쓰여진 것이 아닌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지라도 이 책을 통해 참된 복음이 전해지는데 일조를 하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설교집을 계속 출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설교집을 접한 분 중 중국어에 능통한 목회자가 이 책을 중국교회를 위해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권면에 따라 중국어버전 번역작업에 들어갔다. 이용규 목사는 “설교집을 통해 군더더기가 걷혀지고 오직 진리만이 남을 수 있는 교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며 그것을 통해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이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규 목사의 설교집은 현재 기독교서적센터, 세리토스 복음사, 조이 기독교백화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박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