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등지에서 발생한 산불로 이재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교회 교단 연합기관들은 밥차를 운영해 이재민에게 음식을 제공하거나 교인들의 헌금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
구세군 원당교회(사관 안솔베)는 경북 의성체육관 대피소에서 식량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안솔베 사관은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성군청으로부터 배식 지원 요청을 받고 망설임 없이 뛰어나왔다”며 “23일 저녁부터 이재민들에게 식사 봉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의성군 내 이재민 948명이 의성체육관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원당영문교회는 의성체육관을 비롯한 긴급 대피소 3곳에 배식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어림잡아 1000인분 이상을 나눴다.
원당교회도 산불 발생 인근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교회 안전보다 구호에 먼저 나섰다. 안 사관은 산불 발생 당시 교회를 교인들에게 잠시 맡기고 어르신 20여명을 직접 대피소로 이동시켰다. 그는 “그사이 불길이 교회로 넘어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주민들과 교회 주변 나무를 톱으로 잘라내며 대비했다”고 긴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한국구세군(사령관 김병윤)은 의성과 산청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이동급식 차량으로 이재민을 위한 식사를 하루 세 차례 제공한다. 의성에는 최대 700인분, 산청에는 250인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인 의성교회(전용표 목사)는 임시 당회를 열고 지원금 500만원을 전달하기로 결의했다. 전용표 목사는 “현재 이재민들은 급작스러운 산불로 경황이 없는 것 같아 어느 정도 정리되면 곧장 지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추후 대피소 상황을 살펴보고 필요한 손길이 있다면 교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의성군은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45%로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다. 그렇다 보니 의성군에 실질적인 봉사자가 적다는 게 전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대부분이 고령자이기에 봉사를 자원하고 싶어도 여의치 못하다”며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기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봉사단(대표단장 김태영 목사)은 지역 기독교연합회와 각 교단 관련 부서들과 협력해 구호에 나선다. 대피소를 방문해 지원금과 피해 복구 기금을 전달하고 산불을 진화하다 사망한 소방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또 사순절 기간 교회들과 피해 주민들을 돕는 모금활동을 전개한다. 경남기독교총연합회 산청지부 김상은 목사(산청교회)는 “현재 주민들은 안전하게 대피했고 긴급구호 물품과 식사제공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먼저 산불이 진화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이후 피해현장 복구 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협력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03.29.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