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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고발 대신 회개의 길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

“목사님, 가짜뉴스를 본 성도가 우리 교회를 떠난다고 합니다.”

지난달 중순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는 3주간의 미국 집회를 마치고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부교역자에게 충격적인 보고를 받았다. 억장이 무너졌다. ‘우리 교회엔 초신자가 많은데. 한 영혼 전도하기가 너무 어려운 시대인데.’ 탄핵 정국에 이 목사를 둘러싼 정치적 유언비어는 진영 논리를 넘어 목회 현장까지 어지럽히고 있었다.

‘이번엔 그냥 안 넘어간다.’ 이 목사는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사무장에게 명예훼손 고발 절차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그때 어머니께서 생전에 하셨던 말씀이 귓가에 맴돌았다. ‘목사에게 무슨 명예가 있다고 명예훼손이냐.’ 마음속에선 하나님의 꾸짖음도 들려왔다. ‘너도 보고 싶은 글만 보고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있지 않냐.’ 연이은 책망에 이 목사는 다짐했다. 인간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하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로.

이 목사는 23일 주일설교에서 이같이 간증하면서 “억울한 사건을 겪으며 오히려 내 연약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책망을 통해 오히려 회개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며 “예수 그리스도는 마음 상하는 일을 통해서도 우리 인생을 지도하신다”고 했다.

이 목사는 간증을 마무리하면서 분당우리교회와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자기 판단대로 살던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뒤 끊임없이 주님의 뜻을 구하는 인생을 살았다”며 “우리도 말씀을 대할 때마다 ‘이 말씀을 통해 주님이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응답을 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이어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은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을 실천할 때 드러난다”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을 제언했다. 그는 “지금은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한쪽은 깊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이럴 때일수록 상처받을 국민을 위로하는 게 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목사는 ‘세상이 목마르게 기대하는 기독교’(막 7:14~23)를 주제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인공지능 챗봇에 ‘세상이 목마르게 기대하는 기독교’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예수님 닮은 교회’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고통받으신 ‘상처 입은 치유자’이셨다. 지금 이 시대에 정치적 갈등으로 상처받은 국민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일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03.29.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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