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크리스천 56% “인간은 본디 선한 존재”
미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은 삼위일체 하나님 등 핵심교리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만 원죄나 종교의 다양성에 대해선 성경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고니에 미니스트리와 라이프웨이연구소는 지난해 실시한 기독교인들이 생각하는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조사는 2년마다 이뤄진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복음주의 기독교인 중 56%는 인간의 원죄는 작은 부분일뿐 본성은 선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님은 기독교 뿐만아니라 유대교, 이슬람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의 예배를 받는다고 생각한 이들의 비율도 53%에 달했다. 두 질문 모두 2년 전인 2016년 조사때보다 3%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또 아주 작은 죄라도 영원한 심판 가운데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기독교인 56%가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만약 하나님이 신성하지 않다면 죄는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죄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이해하는 것은 하나님의 성스러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성경의 가르침보다는 인간 개개인에 대한 중요성과 다양성이 중요시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는 점이라고 보고서는 해석했다.
하지만 성부, 성자, 성령의 모습으로 나타난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서는 94%가 알고 있었다. 인간의 행위가 아닌 오직 믿음으로 의로워지며 구원을 받는다는 ‘이신칭의’에 대해서도 83%가 동의해 기독교의 핵심 교리에 대한 이해도는 높았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사람들 대다수는 기독교 신앙의 잘 알려진 교리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표면 아래에 놓인 일부 진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느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진리인 성경적 질문들이 단순히 개인의 의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고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일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건전한 성경적 가르침과 복음의 담대함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은 여전히 하나님의 거룩함, 죄의 실재,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원의 한 가지 길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청소년 66%, 20대 되면 교회 안 가
미국에서 교회에 다니는 10대들의 66%는 20대가 되면 교회에 출석하지 않게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기독교 관련 연구기관인 미국 라이프웨이연구소는 2017년 실시한 조사결과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10대 때 적어도 1년 동안 정기적으로 교회에 다녔던 청년 중 3분의 2(66%)가 18세에서 22세 사이에 교회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당시 23-30세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는 2007년 조사한 결과(70%)보다 약간 감소한 수치다. 비율만 놓고 보면 10년 전보다 청년층 감소율이 적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교회를 안 가게 된 이유로 대부분의 응답자는 생활여건의 변화(96%)를 꼽았다. 교회나 목사 문제(73%)와 종교·윤리·정치적 신념(70%), 학생회 문제(63%)를 꼽은 이들은 이보다 적었다. 이는 교회를 그만두게 된 5가지 주된 이유로 응답자의 34%가 대학 진학을 뽑았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응답자들은 그다음으로 ‘교회 구성원들의 정죄와 위선적인 모습 때문’(32%)에 교회를 안 다닌다고 답했다. 이어 ‘교회 구성원들과 영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29%) ‘정치 및 사회 문제에 대한 교회와의 견해 차이 때문에’(25%) ‘직업 및 근무 여건상 출석하기가 어려워서’(24%)를 꼽았다.
라이프웨이연구소의 스콧 매코넬 이사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개인적인 삶에 우선순위를 두려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교회가 설교 말씀과 믿음의 실천을 통해 청년들과 충분히 교제했더라도 젊은 청년 모두가 그런 신앙심을 삶의 최우선 순위로 삼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교회를 떠나는 시기를 놓고 보면 교회에 출석한다고 답한 비율이 17세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69%에 이르렀지만, 18세가 되면 58%로 떨어지고 19세에는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20대가 되면 3분의 1 정도만 정기적으로 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교회가 젊은 세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며 “외부적 요인에 상관없이 내부로부터 서서히 축소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셧다운 3주 한시 해제…트럼프, 일단 퇴각
미국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시한부 형식으로 일단 해결됐다. 그러나 불안한 봉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25일 ‘3주짜리 한시적 예산안’에 타협하며 정부 재가동에 합의했다. 상·하원은 이날부터 2월 15일까지 3주 동안만 연방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임시예산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이 예산안이 즉각 효력을 발휘했다. 35일 동안 연방정부를 마비시켰던 셧다운 사태가 한시적으로 풀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하게 요구했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57억 달러는 ‘21일짜리 예산안’에 빠졌다. 대신 공화당과 민주당은 앞으로 3주 동안 상·하원 의원들로 양원 협의회를 구성해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문제의 해법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양원 협의회에서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할 경우 셧다운 사태가 재연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의회의 승인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강행하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 시간에 쫓긴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미 언론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후퇴, 항복, 패배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장벽 예산 반영 없이는 셧다운 사태 해결도 없다”며 “국민 안전의 문제에 관한한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존의 강경론에서 물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심의 분노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이라는 핵심 공약에서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추락하는 지지율과 러시아 스캔들 등 정치적 악재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전환을 위해 무릎을 꿇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3일 하원의장에 선출된 낸시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1차전에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한시적 봉합의 방식도 펠로시 의장이 제안했던 ‘선(先) 셧다운 해결, 후(後) 멕시코 국경장벽 논의’ 수순과 일치한다. 펠로시 의장은 “단결은 우리의 힘”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과소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이대로 물러설 분위기는 아니다. 그는 26일 트위터에 연이어 글을 올리면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1일은 매우 빨리 간다”면서 “민주당과의 협상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트위터 글에선 “강력한 장벽이 있었다면 캐러밴(중앙아메리카 이민자 행렬)이 멀고 위험한 여행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장벽은 세워질 것이고 범죄는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분축적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멕시코 장벽 건설을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합의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3주 동안의 여야 협상에 미 정국의 향방이 달려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셧다운 사태가 해결됐지만 미 연방정부가 제 기능을 완벽히 되찾기 위해선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셧다운은 봉합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예정대로 29일 열릴지는 미지수다.
영화 ‘말모이’ 인기, 선교사 만든 ‘영어사전’ 재조명
‘사전의 재발견’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 23일 이곳에 들어서자 HG 언더우드와 JS 게일 선교사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이름 아래엔 두 선교사가 1890년대에 만든 영한사전과 한영사전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빛바랜 종이에 또박또박 기록된 영어 단어와 한글의 조합은 지금의 사전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조선 땅에 현대식 인쇄소가 없던 시절, 선교사들은 일본 요코하마로 원고를 보내 인쇄한 뒤 다시 조선으로 들여와 배포했다.
언더우드는 1890년 ‘한영자전’과 ‘한영문법’ 사전을 잇달아 펴냈다. 한영자전은 최초의 한영·영한사전으로 구성됐다. 한영사전 챕터엔 4910개, 영한사전 챕터엔 6720개의 단어를 담았다. 한영문법은 영문으로 된 한국어 기초 문법서다. 품사에 따라 국어 문법을 체계적으로 기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에 입국한 지 5년 만에 이룬 업적이었다. 후배 선교사들은 그가 만든 사전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한글 공부를 했다. 초창기 조선 선교사들에겐 성경 다음으로 중요한 필독서였다.
안교성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개신교 선교의 꽃이 성경 번역이기 때문에 조선 땅에 온 선교사들도 초기부터 사전을 만들었고 후배들은 이 사전을 ‘한글 학습의 등대’로 삼았다”면서 “언어를 습득한 뒤에는 바로 성경 번역에 참여했다”고 했다. 그는 “선교사들은 조선에 입국한 뒤 3년이 지나면 한글시험을 봐야 했는데 낙제하면 무조건 귀국시켰을 정도로 강력한 한글 교육 정책을 폈다”고 덧붙였다.
고종이 한글을 우리나라의 공식문자로 선포한 것은 1894년이다. 초창기 혼란스러운 한글 표기와 띄어쓰기는 한글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다. 선교사들이 만든 사전은 한글이 문법을 갖춰가는 데 길잡이 역할을 했다.
게일 선교사는 한글 전문가였다. ‘한영자전’(1897)과 증보판 성격을 띤 ‘한영대자전’(1931)을 펴냈을 뿐 아니라 번역에도 힘썼다. 1895년 최초의 한글 번역서인 천로역정, 1925년 ‘게일번역성경’을 출간했다.
독립신문은 1897년 4월 24일 자 기사에서 게일을 극찬했다. “조선 사람은 몇천 년을 살면서 자기 나라말도 규모 있게 배우지 못했는데 외국 교사(선교사)가 이 책을 만들었으니 어찌 고맙지 아니하리오. 조선 사람 누구든지 조선 말도 배우고 싶고 영어와 한문을 배우고 싶거든 이 책을 사서 첫째 조선 글자들을 어떻게 쓰는지 배우기를 바라노라.”
국립한글박물관이 지난해 9월 시작한 기획전은 최근 최초의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영화 ‘말모이’가 개봉하면서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회엔 1911년 집필된 말모이 원고의 원본도 전시돼 있다. 조선말 큰사전이 완간된 건 1957년이다. 기획전은 오는 3월 3일까지 열린다.
미 기독교인들 일제 핍박받는 한국인 위해 대통령에 청원서
미국의 그리스도인들이 1919년 3·1운동 직후 일제의 학정으로 핍박받는 한국인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연명(連名) 청원서를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서울신학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는 미국 켄터키주 윌모어의 애즈버리대 교수와 학생, 이 지역 목회자 128명이 1919년 3월 한국을 도와달라며 우드로 윌슨 대통령에게 연명 청원서를 보냈다는 내용의 신한민보 기사를 최근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신한민보는 당시 재미 한인단체가 발행한 신문으로 해외동포 소식뿐 아니라 일제의 침탈 등 국내 소식도 상세히 전했다.
1919년 4월 3일자로 보도된 ‘셔양 교우들이 한국을 도음’이란 제목의 기사에는 미국 그리스도인들이 보낸 연명 청원서 서문과 참여한 이들,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이 소개됐다. 연명 청원서 서문은 “존경하는 대통령 우드로 윌슨 각하! 이 글 끝에 서명한 이들은 참으로 공경하는 마음으로 각하에게 청원하는 바 각하는 좋은 방침으로 한국 예수교인의 학대 받는 것을 막으시길 간청하나이다”란 표현으로 시작한다. 이어 “오늘과 같이 사해형제주의를 주창하며 평화를 일심하는 때에 우리는 각하의 구원을 희망하나이다”라는 말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