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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여승훈 목사 (남가주보배로운교회)

동네 도서관에 갈 때마다 한 사람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6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한국인 남성으로, 그분 앞에는 항상 쌓여 있는 책들이 있었다. 하루 종일 책을 읽는 데 몰두하고 계셨고, 단지 화장실에 잠시 다녀오는 시간 외에는 거의 책을 내려놓지 않았다.

어느 날 궁금한 마음에 그분에게 다가가 "한국분이신가요?"라고 물었다. 그분은 웃으며 그렇다고 답하셨다. 이어서 "무슨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라고 다시 물었더니, 놀랍게도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저는 깜짝 놀라 "그동안 어떤 일을 하셨는데, 지금 이 나이에 변호사가 되시려는 생각을 하셨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분은 그동안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오랜 시간을 보내셨고, 몇 년 전 은퇴하셨다고 말씀하였다. 그러나 은퇴 후,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낭비하는 자신을 보고 한심하게 느껴졌다고 하였다. "남은 여생을, 영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죄수들을 돕는 데 써야겠다"는 결심으로 지난해 로스쿨을 마친 후,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고 계셨다.

그분의 이야기는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동시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리는 종종 시간을 낭비한다고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분처럼 나이를 불문하고 새로운 도전과 목적을 찾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는 18세기 영국 문학의 거장 에드워드 영(Edward Young)의 말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그의 대표작 “Night Thoughts”에서 "우리가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시간은 우리를 낭비한다"고 했다. 시간이 헛되이 흘러가면 결국 인생 자체도 헛되이 보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다.

무의미한 시간의 흐름은 우리를 쉽게 게으르게 만든다. 짧은 휴식이나 여유라 생각하고 보내는 시간이 쌓이면 결국 하루, 한 달, 심지어 일 년이 낭비된다. 그리고 그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우리는 삶의 대부분을 헛되이 보낼 수 있다.

성경에서는 이런 삶을 사도 바울이 '잠자는 자'라고 표현하였다. 하나님과의 관계 없이, 목적 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을 향한 경고다. 바울은 그런 사람들에게 강력히 '깨어나라'고 외쳤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명령이다. 깨어나라는 강한 요청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깨어날 수 있을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임 받기 위해서는 성령께서 증거하시는 성경 속에 계시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만나야 한다. 그 복음의 빛은 우리의 삶을 깨우고, 죄에서 돌아서게 하며, 목적 없이 헛되이 시간을 낭비하는 삶에서 벗어나게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충만히 비추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순간순간을 알뜰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이 모여 우리의 삶 전체가 더욱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매 순간 깨어서 하나님께서 주신 목적을 따라 살아가길 바란다.

newsong6364@gmail.com

02.08.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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