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신 애 박사 (시카고 트리니티크리스천칼리지 교수)
지난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 중에서 “물질 만능주의(Mammonism)”와 “부정부패(Corruption)”, “인종차별(Racism/Racial Discrimination),” “문화간 차별(Cultural discrimination),” 그리고 “남녀차별 혹은 성차별(Gender discrimination/Sexism)”에 대하여 살펴보았으며, 지난 이야기부터는 “동성애자 차별(Discrimination by sexual orientation)”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그들을 향한 우리의 사역적 자세를 함께 점검해 보기 위해서 동성애자들, 즉 동성애적 성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집중해보고자 합니다.
한인 기독교교육이 마주하고 있는 미국 사회의 현실은 한국 사회보다 훨씬 더 많이 동성애자들과의 관계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우리 한인 자녀들에게 어떻게 그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며, 어떠한 심적 자세와 태도를 갖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정립시켜주는 교육이 시급해 보입니다. 우선은 현재 교회에서 우리 자녀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인 기독교교육의 역동적 주체로 섬기는 많은 한인 어른들이 그동안 가져왔던 동성애자들을 향한 차별적, 멸시적, 혐오적 태도를 우리 다음세대들도 동일하게 갖도록 내버려 두는 일은 옳지 못한 일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원론적으로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지난번 이야기 말미에 지적했듯이 동성애자들 역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하나님의 자녀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개인적 호 불호의 차원을 넘어서, 성적지향성을 이유로 동성애자들을 차별하고 학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우리 기독교교육은 오히려 그들의 인권과 인격과 권리를 옹호하여야 하고, 동성애자들이 교회 안에 들어와 형제자매 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바로 하나님의 자녀들이며, 마땅히 우리의 형제자매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는 동성애자들, 그들에 대해 조금만 더 정확한 이해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동성애 이슈에 대해 비평 사회학적 관여를 해야 하는 우리의 그들을 향한 사역적 자세를 세워 나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동성애자들에 대해 가장 편만하게 회자되는 오해와 편견 세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는, 동성애자와 동성애 행위자를 동일시하는 것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해서, 동성애자를 정의할 때, 동성애 행위를 실행하느냐는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이는 오로지 성적지향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성적지향이 이성애인 사람도 동성애 행위를 할 수 있고, 성적지향이 동성애인 사람도 동성애 행위를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동성애자와 동성애 행위를 실행하는 자를 혼돈해서 이해하면 곤란하다는 것입니다(물론 동성애자들이 타인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다면 그 대상은 대부분 동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긴 합니다). 동성애자 중에서도 마치 카톨릭 성직자가 순결을 지키듯이 순결을 지키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동성애자가 정신질환자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자신과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진 동성애자를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의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 동성애자를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로 합리화해온 것일 뿐, 동성애자는 정신질환자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동성애자를 정신이상자로 치부하면, 동성애자에 대한 가치 판단 및 행동 준거를 세우기가 매우 편하기 때문에, 그리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은 동성애자가 정신적으로 비정상적이라거나, 혹은 어떠한 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근거들을 찾고자 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동성애자가 정신질환자라는 그 어떤 합법적인 실증적, 과학적, 의학적 근거들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사실 동성애는 이미 1973년에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미국 정신의학회가 정기적으로 발간한다는 일종의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의학계에서는 이미 45년 전에 사람들이 가진 동성애자에 대한 이와 같은 오해와 편견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인정한 것이죠. 물론 이것이 동성애자들이 조직적인 사회적 운동을 펼쳐서 미국 정신의학계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는 미국 정신의학계가 정신질환자들의 단체행동에 무릎을 꿇었다고 주장하는 것 밖에는 안 되는 주장입니다. 게다가 정신적으로 어떤 장애가 있는 자들이 그렇듯 힘있는 사회적 행동이 가능하다면, 과연 그들이 정말 정신질환자들로 분류되는 것이 정당한지도 물어야 하겠지요.
마지막으로 셋째는, 동성애자는 자신의 의지로 그렇게 된다는, 즉 후천적 선택에 의해 동성애자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동성애 이슈와 관련해서 동성애가 선천적인 것인가, 후천적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아주 오랜 기간 논쟁의 핵심에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동성애자가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나지는 것이라면, 그 성적지향을 가지고 동성애자를 도덕을 무너뜨리는 원흉으로 비난하고 그를 죄인으로 낙인찍기에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성경은 동성애 행위를 죄악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선천적으로 주어진 특질로서의 동성애적 성적지향에 대해서는 그렇다 아니다 명확한 언급이 없고,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재까지는 성적 지향과 그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성적지향과 그 정체성은 인간 의식의 활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정신의학자들과 성심리학자들의 주된 입장입니다. 만약 선천적 혹은 후천적이라는 용어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적어도 후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고, 오히려 선천적이라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동성애자들이 일부러, 의도적으로, 후천적으로 이러한 성적지향 혹은 취향 혹은 정체성을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동성애자들은 어떤 후천적인 영향들, 예를 들어, 극한 쾌락을 위해 의도적으로 동성간 성관계를 추구하며 그리 선택한달지 하는 것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오히려 이성애자들 중에서 더욱 극한 성적 쾌락을 위해 주로 남성 동성애자들이 하는 항문성교와 같은 동성애 행위를 동성 혹은 심지어 이성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위에서 살펴 본 동성애자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 이야기에서는 우리 기독교 교육이 비평 사회학적 관여를 위해 견지해야 할, 동성애자들을 향한 합당한 사역적 자세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sinaichung@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