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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기독교교육을 위한 비평적 사회학 이야기 (9)

정 신 애 박사 (시카고 트리니티크리스천칼리지 교수)

우리는 지금 한인 기독교교육을 위한 그리고 한인 기독교교육에 의한 비평적 사회학적 관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Critical Sociological Involvement in Korean American Christian Education). 이 이야기는 한인 기독교교육을 위해(criticism toward Korean American Christian education) 그리고 한인 기독교교육에 의해(criticism by Korean American Christian education), 우리 안에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치하거나 방관하거나 하지 않고 적극적인 일련의 관여(Involvement)”를 하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임을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물질만능주의(Mammonism)”와 “부정부패(Corruption)”에 이어서, 지난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깨어지고 불의하고 불건전한 부분들 중에서 “인종차별(Racism/Racial Discrimination)”에 대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특히 인종차별에 대한 객관적인 사회 비평적 묘사를 다루었습니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지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인종차별에 대한 기독교 교육적 관여의 가능성과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날 미국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으면서, 오랫동안 미국사회 내 다른 인종들을 차별해 왔으며, 현재도 차별하고 있는 인종은 바로 유럽계 백인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이 땅에서의 첫 시작은 종교적 차별과 박해를 견디기 힘들어서 종교의 자유와 차별 없음을 찾아 영국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민 온 청교도 기독교인들로부터였습니다. 이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마음이 많이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의 힘 있는 사람들과 무엇인가 달랐다는 이유로 그들은 차별과 박해를 받았으며, 바로 이 때문에 미국이란 사회를 탄생시킨 당사자들이 바로 그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자신들이 받은 차별과 박해를 또다시 탄생시키고 고스란히 답습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 아픈 부분은 그들이 본래 자신들이 속했던 영국 사회의 힘 있는 자들과 달랐던 부분, 즉 차별과 박해의 원인이 되었던 부분이 다름 아닌 종교적 신념과 신앙의 내용이었다는 점입니다. 자신들은 하나님에 대한 자신들의 신앙과 신념을 지키고자 새로운 사회를, 국가를 창설하였으면서, 정작 많은 차별과 박해를 당하면서도 따르고자 했던 그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가장 강력하게 행사하게 된 것입니다. 자신들의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설립된 사회에서 그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적 주류로서 형성되고 살아 온 백인들의 사상과 삶 속에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인종 차별의식이 생겨났으며,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자행될 수 있었는지 안타깝기가 그지없습니다. 이들의 청교도적인 신앙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을진대, 순수하고 열정적인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되는 청교도들의 삶을 토대로 진화되어온 백인들의 삶과 사상에서, 인종적 평등과 자유에 대한 확고한 기독교적 가치와 성경적 가르침이 어째서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던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묻고 해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상황들이 연구되어져야 할 것이나, 아무리 기독교적인 신앙에 기반한 사상을 가지고 그에 걸 맞는 삶을 살고자 했던 이들이라고 해도, 백인들의 인종차별 의식과 행위들은 기본적으로 인간 본유의 이기적인 본성에서 나온 것임에는 틀림없는 듯합니다. 인간 본연의 이기심은 자기애적 사고와 행동을 야기했으며,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것들이 그들이 가진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힘과 결합되면서 실질적으로 현실화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와 같으면 좋은 것, 나와 다르면 나쁜 것이라는, 더 나아가 나와 같으면 우월하게 나와 다르면 열등하게 생각하고 취급하는, 자기중심적이고 유치한 본능적 사고와 행위가 그 기저에 있었으며, 그들이 가진 힘은 누구의 제재도 없이 그대로 이러한 사고 및 행위 기저를 사회의 생활양식으로 표출해올 수 있도록 했던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인간의 본유적 죄성이 다양한 힘과 결합되어 백인들의 인종차별이 시작되고 고착되어온 것이 사실이라면, 기독교교육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실상 이 과정에 기독교적인 성찰과 반성은 전혀 없었던 듯 보입니다. 이에 기독교 교육이 담당해야 하는 것은 이제는 성경으로 돌아가 인종간의 상호관계에 대해 성경이 가르치는바 정의로운 통찰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상고하여 이를 사고 저변에 새기고 실생활에 적용해야 할 때임을 적극적으로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입니다. 겉으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면화할 수 있기까지 가르치고 훈련해야만 합니다. 인종문제에 있어서 백인 기독교인들에게는 명분이 없습니다. 그들도 그들의 행태가 성경적으로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반박할 수 없습니다. 사실 백인들도 겉으로는 인종차별이 정의롭지 않은 것이라 말합니다. 또한 백인 기독교인들도 자신들이 잘못해왔으며 모든 인종을 하나님께서 동등하게 창조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너무나 오랫동안 그들의 실제 의식 저변에 우월의식이 존재해왔기 때문인지, 보다 우월한 자신들이 보다 열등한 이들에게 선의와 선처를 베푸는 일로 인지하고, 스스로 선하고 정의롭다는 느낌에 우쭐해 하며 또 다른 의미의 우월감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 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그리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하여 교육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까지 진심으로 회개하지 않았으며 진심으로 잘못을 빌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인종차별에 대한 기독교교육의 관여는 백인들의 진실한 회개와 사죄가 이루어지는 데까지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실천적으로 기독교 교육이 해야 할 일은 먼저는 인종차별이 성경의 가르침과 정면충돌하는 악한 일이며 죄된 일임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진실한 회개와 사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실생활에서 인종 간 상호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행동양식들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훈련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상 진솔하게 말하면, 위에서 서술한 기독교 교육적 관여는 우리 한인교회가 해야 할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이러한 교육적 관여의 당사자들은 백인 주류교회들이며, 이러한 교육적 관여는 백인들의 기독교 교육이 스스로 담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제 그만하라고, 빨리 진정으로 회개하라고, 진지한 인종 간 상호평등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라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백인교회들에게 촉구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한인교회만의 뜻과 마음을 모으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이 문제에 대해 주도권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집단은 사실 백인교회 외에 모든 다른 인종들의 교회들이며, 모두가 연합하여 한 마음 한 뜻으로 인종 간 상호평등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성경의 가르침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회개하여 이를 실천하도록, 그리고 이를 위해 교육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또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한인들 스스로도 다른 인종들을 존중하고 인정하고 평등하게 여기고 대하고, 그리하도록 교육하는 일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서툴러서 혹은 백인들의 인종차별적 사고와 행위들에 편승하여 괜히 다른 인종들과 갈등했던 우리 한인들도 진심으로 회개하고 진정한 하나님의 의로우심에 온전히 동참해야 합니다. 진심으로 하나님께서 평등하게 창조하신 모든 인종들이 똑같이 고귀하고 소중한 하나님의 사랑하시는 자녀들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인종차별의 경험들 속에서 자라난, 우리들 스스로가 가진 백인들에 대한 패배적 열등의식에서도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분명하게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이 바로 가장 적극적으로 우리 한인기독교교육이 인종차별에 대해 정의롭게 관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sinaichu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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